웜비어 부모 "북한이 아들 절대 못 잊게 할 것...새 제재법안 추가 압박 수단"

미국 의회가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이름을 딴 새 대북재제법안을 의결한 가운데,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관련 기자회견에서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 오른쪽은 법안을 대표발의한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아들의 이름을 딴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데 대해, 북한에 추가 압박 수단을 제공한다며 환영했습니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상원의원들은 북한의 ‘성탄 선물’이 무엇이든 추가적인 압박으로 대응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가 ‘오토 웜비어 북 핵 제재 강화 법안’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을 의결한 데 대해,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프레드 웜비어] “This banking bill is very important to our efforts, because it gives us more tools to force the North Koreans to engage on some level…”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는 18일 워싱턴의 의사당에서 열린 회견에서, 이른바 ‘웜비어 법안’은 “북한에 일정 수준의 관여를 강제할 수 있는 추가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미국)의 노력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외부의 힘이라는 겁니다.

[녹취:프레드 웜비어] “We believe that, if we enforce the rule of law against North Korea, it's not going to happen inside North Korea, it's going to happen outside of North Korea, and we force them to engage in their criminal enterprises which they have all over the world, that can lead to engagement with them, it can force dialogue with them.

여전히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는 프레드 웜비어 씨는, 북한에 대한 법을 집행해 “북한이 전 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범죄 행위들에 관여하도록 강제한다면, 이것은 북한과의 관여로 이어지고 대화를 강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북한이 우리 아들을 절대 잊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신디 웜비어] “My message is to North Korea, like it always says, people matter. Otto matters. We're never going to let you forget our son.”

신디 씨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다루는 방법과 관련해 “우리는 잘 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며, 늘 말했듯이 북한과 “나쁜 합의를 해서는 안 되고, 그들이 한 말을 믿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신디 웜비어] “As far as a message to the President about how to deal with North Korea. Obviously, we didn't do well. I've always said the same thing, ‘don't make a bad deal. And don't believe a word they say,’ And nothing's changed.”

이어 현재의 대북 상황은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이름을 딴 새 대북재제법안을 의결한 가운데, 18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이 동료 의원과 웜비어 군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신디 웜비어 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웜비어 법안’ 통과를 주도한 상원의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경제적 제재를 통한 추가 압박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안 대표 발의자인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무렵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수 있다는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거론하며, “북한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상관 없이, 우리(미국)는 추가 경제적 압박 강화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Regardless of what they're thinking is, we're here together because we think it's important to send a very clear message, you know, we are going to respond to North Korea. by further ratcheting up economic pressure…”

그렇게 해야 “진지한 협상을 하고 북한과 한국, 전 세계, 그리고 미국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지난주 하원에 이어 전날(17일) 상원을 통과해 대통령의 서명만 남기고 있는 국방수권법안에 담긴 ‘웜비어 법안’은 북한의 불법 금융 거래를 돕는 해외 금융기관에 세컨더리 보이콧, 즉 3자 제재 적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입니다.

밴 홀런 의원은 북한과의 대화가 이어진 지난 2년 동안 여러 나라 중 특히 중국이 북한 은행과 회사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며, “중국은 그들의 은행과 기업들이 북한 정권과 거래를 지속하는 동안 다른 쪽을 보아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점을 거론하며, “우리를 정확히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In fact two days ago, China and Russia both put forward a proposal at the United Nations to ease sanctions on North Korea, which would take us in exactly the wrong direction.”

밴 홀런 의원은 또 ‘웜비어 법안’은 대통령에게 제재 유예 권한을 부여하지만, 북한의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이 있지 않는 한 그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토 웜비어 씨가 북한 억류 당시인 지난 2016년 2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며 북한 관영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공화당의 팻 투미 상원의원은 ‘웜비어 법안’ 제정으로 미국은 “더 유리한 위치에서 북한과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가 북한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거래를 돕는 해외 금융기관에 대해 “북한과 거래하거나 미국과 거래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며, “이 것이 어려운 선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투미 의원] “The message is just, you can do business with North Korea or the United States but not both. And that shouldn't be a tough choice for too many institutions…”

특히 이 법안이 특정 국가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대북 거래를 돕는 대부분이 “중국에 있다는 게 현실”이라며, 이 법안 제정을 통한 추가 제재 대상으로 일부 중국 은행들을 지목했습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상원 은행위 민주당 간사 셰러드 브라운 의원과 외교위 소속인 공화당의 롭 포트만 의원도 대북 제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웜비어 법안’ 제정은 미국이 북한에 강력한 외교적,경제적 제재를 유지하는 데 진지하다는 초당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링크 액트’로 불리는 ‘웜비어 법안’은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2017년 상하원에 처음 발의돼 폐기와 재상정을 반복하다 약 2년 만에 의결됐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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