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미 관리의 VOA 인터뷰 비판하며 “망발” 주장

지난 2017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반미 군중대회 모습.

북한 외무성이 국무부 인권 담당 고위 관리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망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미 고위관리는 앞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깊이 우려한다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 정부의 인권 문제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미 국무성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라는 자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의 인권상황에 우려를 표시한다느니, 북조선 같은 인권 유린 국가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여를 해야 한다느니” 하며 “망발을 줴쳤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가 지난 18일 15년 연속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을 “강압 채택시킨 것도 모자라 미국이 직접 나서서 인권 문제를 가지고 우리를 걸고든 것은…우리 국가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미-북 관계가 “최대로 예민한 국면으로 치닫는 때에 이런 악담질을 한 것은 붙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긴장한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지적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모습은 아니지만, “최대로 예민한 국면”이란 표현을 쓴 것을 볼 때 미국에 대한 압박과 초조함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로버트 데스트로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지난 1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 계속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녹취: 데스트로 차관보] “Well we remain deeply concerned about what's going on in North Korea.”

데스트로 차관보는 전날 유엔총회가 북한인권 결의안을 15년 연속 채택한 데 대해 이같이 말하면서 북한에서 나오는 신뢰할 만한 증거들은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협상을 하면서도 인권 기록을 비난하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데스트로 차관보] “My view is that there's nothing inconsistent with the president trying to engage with the North Koreans and to try and get them to change their behavior. That's the whole point of the negotiations,”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인들과 관여(교류하고 접촉)하고 그들의 행동이 바뀌도록 시도하는 것은 모순되지 않으며, 그것이 바로 협상의 요점이란 겁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관리 대부분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결정한 이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공개적 비난을 삼가고 있지만,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예산 집행을 지속하며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에도 계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관계자는 VOA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현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밝힌 심각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미국의 건국 정신과 가치, 정의에 모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도 이달 초 VOA에, 미국은 “북한 내 모든 이들의 근본적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 정부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We will continue to press the North Korean government to respect the fundamental freedoms and human rights of all in North Korea.”

하지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전체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여 참다운 자유와 권리를 마음껏 향유하는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 국가”라며 이 제도를 “더욱 공고 발전 시켜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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