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외교차관 통화 “한반도 문제 정치적 해결 추진”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부 차관급 관리들이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이라는 두 나라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공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 외교부는 뤄자오후이 외교부 부부장이 26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뤄 부부장과 모르굴로프 차관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적극 추진한다는 양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성명은 한반도 문제의 모든 당사자들이 대화를 유지하고 절제하는 가운데 평화적 대화의 진전을 추구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해 갈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도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모르굴로프 차관과 뤄 부부장의 통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이 한반도 사태 전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관련국들이 자제하는 가운데 정치∙외교적 방법을 통해 역내 문제를 해결해 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은 러시아와 중국이 설정한 관련 ‘로드맵’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로드맵’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앞서 지난 2017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상을 담은 공동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의 이행을 관련국에 촉구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미국의 요구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중국과 공동으로 마련한 ‘비핵화 로드맵’을 언급하며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네벤지아 대사] 러시아어

제재는 외교를 대체할 수 없고 협상 과정은 주고받는 것이며, 반대급부없이 어떤 것에 동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네벤지아 대사의 발언은 북한 핵 문제의 단계적 해결 방안을 강조한 것입니다.

한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의 아트엄 루킨 교수는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 노스’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주도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킨 교수는 중동과 유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러시아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은 뒤로 밀려있다며, 러시아는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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