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탄핵심판 증언 의사... 매코넬 "폼페오, 상원 불출마 결정"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증언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적극 환영하는 반면, 공화당은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올해 상원의원 선거에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가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결석을 허용하기로 한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상원에서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상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6일,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입장을 담은 성명을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상원이 나의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한다면, 나는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결론을 냈다고 하나요?

기자) 그동안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측과 의회의 헌법적 권한이 부딪히는 상황이라, 증인 출석 여부를 고민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자신과 함께 일하던 찰스 커퍼먼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에게 하원이 소환장을 보냈지만, 증언하지 말도록 대통령 측에서 지시했기 때문에, 자신과 동료의 출석 여부를 법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자신의 증언 성사가 쟁점이 되는 상황이라,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의 증언 성사가 쟁점이 되는 왜죠?

기자) 민주당은 볼튼 전 보좌관을 비롯한 전ㆍ현직 당국자들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지만, 공화당이 난색을 보이면서 탄핵 심판이 시작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증인 채택을 포함해 ‘공정한’ 규정이 확립돼야 한다면서,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탄핵소추 결의안을 아직 상원에 제출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달 안에 탄핵 심판을 마무리 지으려는 공화당 측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는 중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볼튼 보좌관을 증인으로 요구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추문’ 당시, 볼튼 전 보좌관이 백악관 최고 당국자 중 한명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가안보보좌관은 대통령의 주요 외교·안보 관련 통화 때마다 배석하는 게 관례인데요. 따라서 전후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민주당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추문이 벌어진 당시, 볼튼 보좌관은 어떤 입장이었나요?

기자) 볼튼 당시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에 강하게 반대했었다고, 앞서 하원 탄핵 조사에 나온 주요 증인들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튼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는데요. 재임 중에 북한과 이란을 비롯한 주요 대외 정책에 중대한 실책을 저질렀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압박에 반대했다는 증언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를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하는 것을 두고, 볼튼 당시 보좌관은 “마약 거래(drug deal)”라고 맹비난했다고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진술했습니다. 이 문제로 볼튼 당시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도 갈등을 빚었다고 주요 증인들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당시 보좌관이 갈등을 빚은 대통령 측근이 누군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사를 요청하면서, 줄리아니 변호사를 실무 담당자로 지정했는데요. 볼튼 당시 보좌관은 줄리아니 변호사에 대해,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란 , 무슨 말입니까?

기자) 국내 정치에서 문제가 될 폭발력이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따라서, 볼튼 당시 보좌관은 힐 당시 고문에게, 우크라이나 압박 관련 사안에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백악관 법률팀에 이 문제를 경고할 것을 힐 당시 고문에게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볼튼 전 보좌관이 증인으로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올 것이란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민주당 측은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날(6일) 관련 입장을 트위터를 통해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측이 탄핵 심판을 의도대로 끌고 갈 “변명 거리를 잃었다”면서 “핵심 증인들의 진술을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일단 증인 채택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이라, 상원 공화당 대표의 결정에, 증언 성사 여부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매코넬 대표는 이날(6일) “흘러나오는 모든 뉴스에 가볍게 반응(bob along)하지 않는다”고 동료의원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 측이 탄핵 심판을 “정치적 장난감”으로 삼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볼튼 전 보좌관과 주요 전ㆍ현직 당국자들의 증인 채택 여부를 표결에 부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53석, 민주당과 무소속을 합쳐 47석인데요. 증인 채택 안건은 과반수가 의결 요건이라, 공화당 쪽에서 4표만 끌어오면 가결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4표를 끌어올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쪽에선 가능하다고 봅니다. 공화당 의원중에 온건ㆍ중도 성향이거나,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적극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메인주 출신 수전 콜린스 의원, 알래스카 출신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콜로라도 출신 코리 가드너 의원, 그리고 공화당 대선주자를 지낸 유타 출신 밋 롬니 의원 등입니다.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들을 겨냥해 “공정한 탄핵 심판을 할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덮어주는 일정이 될 것이냐”가 의원들 개개인에 달려있다며, 찬성 투표 합류를 촉구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7일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올해 상원의원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고요?

기자) 네. 오는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폼페오 국무장관이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화당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들이 6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에 밝힌 내용인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매코넬 대표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매코넬 대표는 폼페오 장관과 환담한 뒤, “그(폼페오 장관)가 상원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매코넬 대표는, 폼페오 장관이 국무장관직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이 그를 필요로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불출마가 이렇게 뉴스가 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폼페오 장관은 오는 2024년 대선 도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 전 단계로, 정치적 기반인 캔자스주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최근 몇 달간 고심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 캔자스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는데요.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을 비롯한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올해 의회로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뒀던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의회로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계기는 뭡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 팻 로버츠 현 의원이 은퇴 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민주당에 빼앗기지 않도록, 폼페오 장관이 채워줄 것을 공화당 지도부가 요청해왔는데요. 폼페오 장관이 출마하면 공화당 내 예비선거에서도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오 장관의 출마 전망을 적극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했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공화당 후보가 캔자스 상원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마이크(폼페오 장관)가 정계 복귀를 고려할 것”이라고 얼마 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아울러 캔자스는 “‘트럼프의 주’라서, 손쉽게 당선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는데요. 이후, 주요 언론이 후임 국무장관 인선 전망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 미국의 대외 정책 수행에 국무장관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점을 주요 매체들이 짚고 있는데요. 카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이후 이란과의 관계에 긴장이 높아지고, 대북 비핵화 협상도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등, 국무장관 교체가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2018년 3월,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워싱턴 D.C.에서 벌어졌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결석을 허용해주는 곳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있는 페어팩스카운티가 27일부터 시위에 참여하길 원하는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빠지면, 이를 공결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단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인정해준다는 건데요. 페어팩스카운티는 학생 수가 거의 19만 명에 달하는 등 미국에서 가장 큰 공립학교 학군 가운데 하나이고, 교육 수준도 매우 높은 곳입니다.

진행자) 이런 공결 처리가 학년 학생 모두에게 해당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7학년부터 12학년,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되는데요. 루시 캘드웰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 대변인은 학생들이 학년당 한 번 ‘시민 참여’를 이유로 학교를 빠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행진이나 연좌시위, 의견 전달을 위한 주 의사당 방문 등이 ‘시민 참여’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페어팩스카운티가 이런 정책을 도입하는 겁니까?

기자) 최근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이 늘면서, 학생들의 결석 처리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 제도를 처음 제안한 라이언 매켈빈 페어팩스카운티 교육 위원은 학생들이 시위 참여를 위해 학교 수업에 빠지고 싶어 하는 걸 봐왔다고 밝혔습니다. 학생 운동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이같은 방안을 내놓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결석을 인정 받으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합니까?

기자) 최소 이틀 전에 결석 사유를 담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또 부모나 보호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요. 결석 당일 최소한 한 번은 학교에 들러야 하는데요. 학교에서 학생들의 공결 처리 신청을 거부할 권한은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최근 학생들은 주로 어떤 시위에 많이 참여합니까?

기자) 총기 규제와 기후 온난화에 관한 시위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지난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총기 규제 관련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이와 같은 정책을 시행하는 곳이 페어팩스카운티 말고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가 처음입니다. 사실 버지니아주와 인근 메릴랜드주에서도 지난해 비슷한 정책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데요. 보수 세력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뭡니까?

기자)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지나치게 예민한 학생들의 활동을 부추긴다는 비판입니다. 보수 성향의 학생 운동가들은 학생회 운영 등 학교생활에 덜 지장을 주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새 정책이 진보 성향의 학생 운동가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 논란은 당파적인 정치권 분위기가 학교에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시위 참여에 열심인 일부 학생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시위를 이끌고 있는 페어팩스카운티 고등학생 웬디 가오 양은 최근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인터뷰에서 새 정책에 따라 시위 참여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자신들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교에 가도 교육 받을 이유가 없다며, 시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