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권한 제한결의’ 반발...토목 환경평가 완화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대통령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 채택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환경 규제를 줄여 대규모 토목 공사를 활성화하는 계획을 발표했고요. 지난달 미국 전역에서 새 일자리 14만5천 개가 추가된 통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대통령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 채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9일 하원에서 채택한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날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하원이 크게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군사작전은 “1초를 쪼개서 내려야 할 (시급한) 결정”이 필요한데, ‘시간 많은’ 의회가 사전에 보고할 것을 원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나는 낸시(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전화할 시간이 없고, 의회를 상대로 설명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 어떤 내용이길래, 그렇게 비판한 겁니까?

기자) 이란을 상대로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때,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또한, 승인 없이 단행한 작전이 있다면, 30일 이내에 병력을 철수하도록 명시했는데요. 이달 초 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 소장 제거 작전 이후,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통령의 군령권을 축소시키고, 의회의 감독권을 확대하는 조치입니다.

진행자) 대통령 측에서는 환영하기 힘든 내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이날(9일) 결의안 채택 직후,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 명의로 별도의 비판 성명을 냈는데요. 하원이 “그릇되고(misguided) 터무니없는(ridiculous)”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결의안을 따르면, “이란과 동조 세력의 테러 활동을 사전 차단할 미군의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솔레이마니 소장 제거 작전은 대통령의 정당한 조치였다는 백악관 입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작전에 대해 “미국의 정의(American Justice)”를 실현한 조치였다고 이날(9일) 지지자 집회에서 말했는데요. “솔레이마니는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면서,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을 비롯해 중동 지역의 우리(미국) 대사관들을 진지하게 겨냥하는 중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명령에 따라 미군이 솔레이마니 소장을 제거해, 공격 실행을 막았던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선 야당인 민주당이 과반이라, 결의안 통과가 예상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9일) 오후 열린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224표 대 반대 194표로 결의안을 가결했는데요.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집권당인 공화당 의원 3명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무소속 1명도 찬성에 합류했는데요. 민주당에서 반대 투표한 의원은 8명이었습니다.

진행자) 결의안에 찬성한 집권 공화당 의원 3명이 누구입니까?

기자) 맷 게이츠 의원과 프랜시스 루니 의원, 그리고 토머스 매시 의원입니다. 특히 게이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에 한 명으로 꼽히는 사람인데요. 지난달 대통령 탄핵 조사 청문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변호했던 바 있어서, 이번 결의안 찬성 투표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찬성 투표한 이유가 뭐라고 하나요?

기자) 이란과의 무력충돌은 장기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게이츠 의원은 말했습니다. 이날(9일) 결의안 표결 직전, 안건 토론에서 “중동에서 또 하나의 ‘영원한 전쟁’에 관여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지 않도록, 의회가 개입하기 위해 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게이츠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잘못된 결정 있다고 비판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게이츠 의원은 “이 결의안에 대통령을 비판하는 문구나 조항은 전혀 없다”고 토론에서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직감과 판단력을 발휘했을 때, 테러 분자를 제거하고, 우리(군대)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폭스뉴스에 밝혔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일부 보좌진이 정부를 서서히 전쟁으로 이끌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는데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선호하는 것처럼 몰고 가려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전략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하원의장의 전략이란 무슨 말인가요?

기자) 민주당이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안보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올해 대선에서 중동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게이츠 의원은 전망했는데요. ‘전쟁과 평화’는 언제나 선거에서 표를 가르는 요인이었고, 대게는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가 승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의안 채택에 따라, 대통령의 행동반경이 제약을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이번 결의안에 법적인 강제력이 없기 때문인데요. 결의안을 채택한, 의회의 뜻을 존중해야 하는 부담을 대통령이 지게 된 건 맞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 결의안을 받아, 상원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진행자) 상원에선 관련 결의안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기자) 상원은 이르면 다음 주 초, 비슷한 결의안을 처리할 전망입니다. 민주당의 팀 케인 의원이 발의한 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도 있는데요. 하지만 상원에선 공화당이 과반이라, 채택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또 채택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미국 버지니아주 앨리스턴 인근 산에서 파이프라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토목공사 허가 방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송유관 건설과 도로 확장, 교량 건축 등 대규모 토목 공사의 인ㆍ허가 과정을 쉽게 만들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새 도로와 다리, 터널, 고속도로를 짓기를 원하고, 더 크고, 더 낫고, 보다 빠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비용도 더 줄여서” 이런 공사들을 신속히 진행하도록 돕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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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트럼프 대통령, 토목공사 환경규제 완화 계획 발표

진행자) 지금까지는 크고 빠른도로와 다리를 지을 없었던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는 환경 규제 때문에, 허가 받기가 까다로웠던 공사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업계의 불만도 많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날부터 규제의 악몽을 시정하는 작업을 펼쳐왔다”고 이날(9일) 말했습니다. 앞으로 관련 규제를 풀어서, 공사 착수를 위한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게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형 토목 공사들을 지체시켰던 환경 규제가 어떤 겁니까?

기자) ‘국가환경정책법(NEPA)’이라는 법령인데요. 50년 전에 입안된 내용입니다. 미 전역의 환경 보호를 위해, 지난 1970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NEPA 아래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거대한 장애물 역할만 해온 관료주의적 체제를 뒤엎어버린다는 건데요. 강력한 규제는 유지하되, 건설 허가 여부 등은 신속하게 결정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법령을 어떻게 고치겠다는 건가요?

기자) 토목공사를 할 때 선행 절차인, ‘환경영향평가’의 부담을 대폭 줄이는 내용입니다. 평가 과정을 2년 이내로 크게 단축하고요, 대상도 제한합니다. 이에 따라, 향후 연방 자금이 들어간 공사만 평가를 받고, 민간 공사는 사실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리고 여러 정부 기관이 평가를 진행하던 것도, 한 곳이 담당하도록 바꿉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건설 업계 등에서는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반발하는데요.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OCI)’ 측은 “트럼프가 오늘 발표한 (환경) 파괴 행동은, 법원이나 다음 대통령이 반드시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십 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환경단체들에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환경도 고려해야 하지만, 경제 활성화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깨끗한 공기를 원하고, 깨끗한 물을 원하지만, 동시에 일자리도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번에 발표한 계획은 확정된 사항이 아니고요, 앞으로 공청회를 비롯한 최종 결정 과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가 게임 소매 업체 ‘게임스톱(Game Stop)’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고용 통계가 새로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달(12월) 미국 전역에서, 비농업 부문 일자리 약 14만5천 개가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방 노동부가 10일 발표한 통계에 드러난 수치인데요.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결과여서, 2020년 새해에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대에 얼마나 미칩니까?

기자) 1만5천 개 정도, 기대보다 부족합니다. 당초 약 16만 개 증가를 예상했었는데요. 앞선 석 달간의 일자리 증가분 평균 약 20만 개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전달인 11월 일자리 증가분도 이번에 하향 조정됐는데요. 26만6천 개에서 1만 개가 줄어든 26만5천 개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업종별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기자) 소매와 보건업에서 성적이 좋습니다. 특히 소매업은 4만1천여 개 새 일자리를 추가했는데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임시 근무자를 대거 고용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반면 광업은 부진합니다. 광업은 전달(11월)에도 약 7천 개 일자리가 감소했었는데요. 작년 5월 이후 계속 침체된 업종입니다.

진행자) 지난달은 2019 한해를 마감하는 시기였는데, 연간 통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2019년 한 해를 통틀어 약 210만 개 일자리가 신규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간 평균으로 따지면, 17만6천여 개인데요. 이같은 월평균 수치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습니다. 전년도인 2018년에는 월평균 22만7천 개 일자리가 새로 생겼는데요. 그러니까, 22만7천 개에서 17만6천 개로, 월간 신규 일자리 수가 5만 개가량 감소한 겁니다.

진행자) 신규 일자리 창출이 이렇게 줄어든 것이, 우려할 소식인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게 아니라, 증가 규모가 작아지긴 해도, 새 일자리가 계속 생기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월간 실업률은 3.5%에 머물렀습니다. 전달(11일) 실업률 3.5%에서 변함이 없었는데요. 이같은 비율은 50여 년 새 최저 수치입니다.

진행자) 100 중에 실업자가 3 정도에 불과하단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직장을 찾을 수 있는 정도인데요. 경제계에선 보통 실업률이 4% 이하면, ‘완전 고용’ 상태로 봅니다. 2018년에는 월간 최저 실업률이 3.7%였는데요. 작년에는 11월과 12월 등에 3.5%를 기록하면서, 더 낮아진 겁니다.

진행자) 일자리의 양이 충분하더라도, 질도 중요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실업률을 파악하는 보조지표로, 보통 ‘체감 실업률’로 부르는 ‘U-6’라는 기준이 있는데요. 구직 의사가 아예 없는 ‘공식 실업자’ 외에, ‘한계 근로자’까지 포함한 수치입니다. ‘한계 근로자’는 종일 근무 일자리를 원하지만 못 찾아서, 할 수 없이 시간제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이들을 포괄하는 U-6가 지난달 6.7%로 근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U-6 앞선 시기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기자) U-6 역시, 근래 최저 수준입니다.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인데요. 반년 전인 작년 6월에만 해도 7.2%를 기록했었습니다. 6개월 만에 0.5%P가 떨어진 건데요. 경제 전문매체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는 “굉장히 인상적인 수치”라는 전문가 평가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 노동시장의 전체적인 급여 수준은 어떤가요?

기자) 민간 분야의 경우, 시간당 평균 임금이 28달러 32센트를 기록했습니다. 전달(11월)보다 3센트, 0.1% 증가한 건데요. 당초 기대치였던 0.3% 증가율에는 역시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앞선 11월의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은 0.3%였습니다.

진행자) 일자리는 많은데, 임금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간으로 따진 임금 증가율도 감소 추세인데요.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18년 같은 시점보다 2.9%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렇게 연간 임금 증가율이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8년 7월 이래, 약 1년 반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