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다행히 사상자가 없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 최강이지만,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이란에 경고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와 터키를 연이어 방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미국 동부 시각으로 7일(현지 시각 8일 새벽)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2곳을 겨냥해 탄도 미사일을 쐈는데, 이와 관련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8일 오전 백악관에서 이란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그리고 군 수뇌부도 함께 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미군과 이라크군 쪽에 사상자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자가 없어서 기쁘고 기지 시설에 최소한 피해만 났다면서, 이란이 미사일을 쏜 뒤에 긴장 수위를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 상태는 관련 당사국들뿐만 아니라 세계에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사일 공격의 빌미를 준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가 정당한 조처였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서 이번 공격에 대한 대응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경제제재는 이란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군사적 대응 방안이 언급되지는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셰계 최장인 미국 군사력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를 언급한 뒤에 이란 핵 합의 문제도 꺼냈는데요. 관련국들이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할 때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에 서명한 나라들이 이제는 새 협정을 통해 이란 핵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중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설 말미에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나라를 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에 대해서 이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8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공격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에 대한 복수로 미국의 뺨을 후려갈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과의 대치 상황에서 이 정도 군사 행동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중동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7일 이란 미사일이 떨어진 미군 기지들이 어떤 곳인가요?
기자) 아사드 공군 기지와 아르빌 기지가 공격받았는데, 아사드 기지는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에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3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이라크 침공 작전 이후 아사드 기지에 주둔해왔는데요.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IS 격퇴 작전도 이곳을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아르빌 기지는 이라크 북부에 있는데, 과거에 한국군이 이 아르빌에 주둔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미사일이 이라크 안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했는데, 이라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 외무부가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이라크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을 이라크 주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유럽연합(EU)은 8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규탄하면서 폭력의 악순환을 끝낼 것을 촉구했습니다.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란 문제와 관련해 집행위원회 회의를 한 뒤, 이란은 무기 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주요 국가들도 반응을 내놓았죠?
기자) 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8일, 이란의 공격은 무모하고 위험한 공격이었다며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은 테러 집단에만 도움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정부 역시 이란의 공격을 비난하면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국방부와 연락을 취하며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은 미군기지와 같은 지역에 주둔 중인 독일군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관련국들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대화를 비롯한 평화적인 방식으로 갈등을 처리하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며 중동지역의 안정은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은 마무리됐습니까?
기자)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8일 고향 케르만에 안장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란의 미군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가한 지 몇 시간 후에 안장식이 진행됐다고 이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외국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테헤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졌습니다. 이란 언론은 8일 오전 6시경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떠난 직후 추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보리스필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던 이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탑승했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당국도 사고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예비 조사 결과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도 이번 사고로 이란인 82명을 비롯해 캐나다,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독일, 영국 국적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히고 조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엔진 결함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 당국이 사고 현장에 조사팀을 급파해 조사 중인데, 우크라이나 당국과 협력해서 사고 원인을 밝혀낼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대사관 측은 테러에 의한 추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사고가 난 기종이 최근 잇따라 추락했던 비행기와 같은 기종 아닌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번에 추락한 사고 여객기는 보잉 737-800으로, 최근 몇 년간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아닙니다. 보잉 737맥스는 앞서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해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사고가 난 시점이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시점과 엇비슷하다고요?
기자) 네, 미군 기지 공격 몇 시간 뒤에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공격이 테러나 군사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사실 이란의 미군 공격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항공사들이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피해 항로 변경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여객기들이 해당 상공에서 운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7일 성명을 발표하고 중동 지역에서의 고조된 군사 활동과 외교적 긴장으로 인해 민간 항공기가 의도치 않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미 항공사들의 이란, 이라크를 포함한 걸프 해역 상공 운항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만 이런 조처를 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프랑스 최대항공사인 에어프랑스도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지나는 항공 노선을 취소한다고 밝혔고요. 러시아 당국도 민간 항공기들의 해당 지역 운항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그 외 싱가포르와 호주, 타이완 등도 이란, 이라크 지역 상공을 운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금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 7일 시리아와 터키를 연이어 방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일정이 예고된 방문이었습니까?
기자) 터키에서는 가스관 개통식에 참여하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방문은 공개된 일정에는 없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는 오랜 기간 내전이 진행 중인데,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했나요?
기자) 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두 지도자는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 사령부에서 만나 현황 설명을 들었습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두 사람이 사령부 안에서 악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아사드 대통령과 함께 다마스쿠스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시리아 정부군을 돕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시리아에 파병돼 시리아 정부군의 반군 격퇴전을 돕고 있습니다. 시리아군은 러시아 도움으로 반군 점령 지역을 그간 많이 되찾았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시리아를 방문했던 때가 언제였습니까?
기자) 지난 2017년에 해안 도시 라타키아에 있는 러시아군 기지를 방문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를 방문한 뒤에 터키로 이동했는데, 이곳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었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 8일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터키스트림(TurkStream)’ 가스관 개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푸틴 대통령 외에 레제트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그리고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지도자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터키스트림 가스관은 어떤 사업인가요?
기자) 네. 이 가스관은 러시아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경유해 터키 서부로 연결됩니다. 길이가 930km 이상인데, 매해 가스 약 320억 큐빅미터를 공급합니다.
진행자) 가스관이 터키와 러시아를 잇는다고 했는데,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지도자도 개통식에 참석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러시아에서 터키로 운송된 가스가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헝가리 등에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최근 터키로 들어가는 가스관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터키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사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8일 개통된 터키스트림 외에도 이미 ‘블루스트림(BlueStream)’ 가스관 등이 개통돼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관 건설에 힘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