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7차 TV 토론회가 14일 열립니다. 현재 후보 경쟁 상황 짚어보고요. 미 당국이 지난달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연방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현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 정책을 인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이 열리는군요?
기자) 네.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있는 드레이크대학교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7차 토론회가 진행됩니다. 본격적인 예비선거 일정에 돌입하기 전 마지막 토론이라, 시점상 매우 중요한데요. 특히 아이오와는 첫 경선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참가자들 모두 토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7차 토론에 누가 나옵니까?
기자) 민주당 경선 ‘4강’으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모두 나오고요. 여기에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과 자산가 출신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까지 총 6명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가 6명만 남은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현재 12명이 남았는데요.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정한 지지율 기준, 그리고 기부자 모집 현황, 이렇게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 후보가 6명입니다. 지난달 6차 토론에 참가했던 사업가 출신 앤드루 양 예비후보는 이번에 더 강화된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는데요. 그 결과, 토론 참가자들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부 언론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토론 참가자들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7차 토론 참가자 6명이 모두 백인입니다. 지난 6차 토론에서도 유색인종은 타이완계 미국인인 앤드루 양 예비후보밖에 없었는데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쟁에서, 유색인종이나 여성을 비롯한 소수계 주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소수계 주자, 어떤 사람들이 이탈했나요?
진행자) 흑인인 코리 부커 상원의원이 13일 선거자금 모금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경선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요. 이에 앞서 이달 초, 유일한 중남미계 예비후보였던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경선을 포기했습니다. 또한 지난달에는 여성이자 흑인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자금 압박 등을 이유로, 후보 도전 의사를 접었습니다.
진행자) 14일 토론에서 어떤 이야기가 주제가 될까요?
기자) 연방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관련 사안이 주요 주제가 될 전망입니다. 또한 이란과의 긴장이 높아지는 중동 현안 대책도, 예비 후보들 간에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고요. 이 밖에 전국민 건강보험과 총기 규제를 비롯한 사회적 현안도 토론 주제로 꼽힙니다. 아울러 일부 예비 후보들끼리 대화 도중, 문제가 있는 발언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토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일부 예비후보끼리 대화에서 어떤 발언이 문제가 됐나요?
기자) ‘여성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발언인데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여성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지난 2018년 이런 말을 했다고, 워런 의원 측이 13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또 샌더스 의원 측이 자신을 비방한다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샌더스 의원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를 놓고 14일 토론에서 공박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확정될 민주당 후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는데, 공화당에서도 후보 경쟁이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외에 올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인사들이 몇 명 있긴 한데요. 이변이 없는 한 트럼프 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받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달 군 기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당국이 ‘테러’로 규정했군요?
기자) 네. 지난달 6일,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 있는 미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했는데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범인이 사건 당시 “미 해군 장병 3명을 살해하고, 다른 미국인 8명에게 중상을 입혔다”면서, “이 일은 테러 행위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범인이 누굽니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위탁 교육생이었습니다. 사우디 왕립 공군 소속 무함마드 사이드 알샴라니 소위로, 앞서 신원이 확인됐는데요. 바 장관은 샴라니 소위가 “지하드 사상”, 다시 말해 ‘이슬람 성전주의’에 심취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샴라니 소위는 총격 사건 현장에 출동한 진압 병력에 사살됐습니다.
진행자) 극단주의에 빠진 위탁 교육생이, 미국에 와서 테러를 저질렀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샴라니 소위는 인터넷 사회연결망 등을 통해, 9ㆍ11테러 관련 자료나, 반미 게시물들을 공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사건 직후 미 당국은 모든 외국인 위탁 군사 교육생의 교육훈련을 제한시켰고요. 특히 샴라니 소위의 동료인 사우디 출신 교육생들을 출국 금지시키고 공범 여부 등을 조사했습니다.
진행자) 동료 사우디 교육생들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가 있습니까?
기자) 사우디 출신 교육생 21명을 퇴교 조치하고, 이날(13일) 항공편으로 출국시켰습니다. 이들 중 17명은 “이슬람 성전주의와 반미 선전물을 담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계정”을 운영한 게 확인됐다고 바 장관이 설명했고요. 15명은 아동 음란물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일로,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악화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진 않을 것 같습니다. 바 장관은 이날(13일) 사우디에 대해 “중요한 군사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번 사건 수사에도 사우디 당국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줬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위탁 교육을 비롯한 군사협력 사업들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법무장관 회견에서 그 밖에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기자) 손전화를 만드는 ‘애플’사를 상대로, 사건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고, 바 장관이 밝혔습니다. 범인이 애플의 ‘아이폰’ 2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요. 잠금장치를 풀지 못해, 안에 담긴 자료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바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애플은 실질적인 도움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고 바 장관은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 대해, 애플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애플 측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이날(13일) 언론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전혀 주지 않았다는 표현을 거부한다”고 밝혔는데요. 총격 사건 직후, 애플은 연방수사국(FBI) 등 관계 당국에 “끊임없이” 협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수 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자료를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설명했는데요. 애플 측은 “매번 우리가 가진 자료를 제공하면서 (수사 협조 요청에) 응답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 장관의 요구는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풀어달라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선 애플이 뭐라고 했나요?
기자) 그 부분은 협조할 용의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 (잠금장치를 피해갈) 뒷문은 없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애플 측은 설명했는데요. 수사기관을 비롯한 “좋은 사람들(good guys)”에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원칙을 지키는 이유는, 미국의 안보와 고객들의 자료보안을 위협하는 자들도 뒷문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당국과 애플 측이 대립하는 양상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범죄 수사 등을 위한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놓고, 사법당국과 애플이 대립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그때마다 사법절차 진행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쪽과 정부 당국이 개인의 자료를 무단으로 들여다볼 수 없다는 반론이 맞서, 팽팽한 여론 대결이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남부 국경을 넘다가 잡힌 가족을 분리하는 정책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논란이 됐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 13일 눈길을 끄는 법원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 지법 데이나 사브로 판사가 이날 내린 판결입니다. 사브로 판사는 판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월경자 가족 분리와 관련해 자신들에 부여된 권리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가 잡힌 가족을 분리하는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가 한때 내세웠던 이른바 ‘무관용 정책’에 따른 거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가 잡힌 사람들은 모두 처벌한다는 원칙이 바로 ‘무관용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적용됐는데요. 하지만, 국경에서 잡힌 가족 가운데 아이들은 처벌할 수 없으니까 같이 온 성인과 아이를 분리했던 겁니다.
진행자) 이 조처를 두고 논란이 많았는데, 결국 연방 법원 명령으로 중단됐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샌디에이고 연방 지법 사브로 판사가 지난해 여름에 이 조처를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이후로 가족 분리가 전면 중단됐겠군요?
기자) 아닙니다. 아이와 함께 온 어른이 진짜 부모가 아닌 경우, 또 부모라도 범죄 기록이 있거나 질병으로 의사소통이 힘든 경우 등에는 아이를 같이 잡힌 성인과 계속 분리했습니다. 이에 민권 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지난해 여름에 소송을 냈는데요. ACLU는 소송에서 연방 정부가 계속 불법월경자 가족을 조직적으로 분리하고 있다면서 이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기준을 새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사브로 판사가 이런 ACLU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ACLU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사브로 판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자신이 2018년 6월에 내렸던 명령을 전반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초 ACLU 측은 소장에서 연방 정부가 사소한 이유에도 이를 근거로 아이와 부모를 분리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사브로 판사는 연방 정부에 어느 정도 재량권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2018년에 무관용 원칙 적용이 중단된 이후에 부모와 분리된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연방 정부 설명으로는 약 1천100명가량 됩니다. 사브로 판사는 지난 2018년 6월에 무관용 원칙으로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 약 2천800명을 부모와 재결합시키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을 확인해서 부모에게 돌려보내는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정확한 자료가 부족해서 아이들 부모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미 추방당한 부모도 있어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헤어진 아이들 부모가 맞는지 확인하는 방안을 두고도 논란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민권 단체들 쪽에서 정부가 아이와 어른의 유전자(DNA) 검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ACLU가 이번 소송에서 이 방안을 요구했는데, 사브로 판사가 이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ACLU가 이번 소송에서 완전하게 진 건 아니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친자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를 분리해야 할 때 관련 당국이 DNA 검사를 해야 한다고 사브로 판사는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DNA 검사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소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브로 판사 명령으로 DNA 검사 계획을 만들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진행자) 국경에 잡혔다가 분리됐던 아이들이 부모와 합류하지 못하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일단 수용소에 있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보통 풀려납니다. 2017 회계연도 같은 경우 풀려난 아이들 가운데 49%는 부모에게 돌아갔고요. 41%는 친척들에게, 그리고 나머지 10%는 법적 보호자에게 인계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