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오종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대선주자 7차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여성 문제와 전쟁 등 주제를 놓고 후보들이 격돌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이 다음 주 상원에서 개시될 예정입니다. 연방 재정 적자가 1조 달러를 돌파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선 토론이 14일 열렸군요?
기자) 네. 다음 달 초 시작되는 대선 예비투표를 앞두고 마지막 열린 토론이어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여성 문제를 놓고 이례적으로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2018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여성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최근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앞서 CNN방송이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고, 워런 의원 측이 언론에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여성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이 말을 놓고 성차별 논란이 벌어졌죠?
기자) 네, 샌더스 의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14일 토론회 패널(질문자)가 샌더스 의원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했냐고 물었는데요. 샌더스 의원은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또 이 문제로 토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걸로 당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와 일부 언론이 원하는 바일 것”이라고, 샌더스 의원은 주장했는데요. 자신은 누구보다 여성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앞장서 온 인물이고, 인터넷을 찾아보면 그런 기록이 무수히 많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 말을 들었다는 당사자인 워런 의원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그런 말을 들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버니(샌더스 상원의원)는 나의 친구”이기 때문에, 이 문제로 토론회에서 말싸움하고 싶지 않다고 워런 의원은 덧붙였는데요. 그러면서, 샌더스 의원의 해당 발언에 자신은 동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완전히 잘못된 사고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여성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이날(14일) 토론회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토론 참가자들의 면면이 어땠길래, 워런 의원이 그렇게 말한 겁니까?
기자) 이날 토론회 참가자가 총 6명이었는데요. 남성이 4명이고, 여성은 워런 의원과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 2명이었습니다. 워런 의원은 “이 무대 위에 선 사람 중에, 출마한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사람은 나와 에이미(클로부처 상원의원), 이렇게 여성들 뿐”이라고 말하자, 청중이 환호했는데요. 남성 예비후보 4명의 낙선 횟수를 합치면 10차례에 달한다고 워런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14일) 토론에 참가한 남성 후보 4명이 누구입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자산가 출신 환경운동가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인데요. 이들은 모두, 여성 정치 지도자의 역량을 평가 절하하는 시각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남ㆍ녀 불문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당력을 모아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도록 도와야 한다는데 동의했습니다.
진행자) 여성 문제 외에, 어떤 주제로 토론을 했습니까?
기자) ‘전쟁’이 핵심 주제 중에 하나였습니다. 최근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러야하냐는 패널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거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미군 병력 16만 명을 철수하도록 요구받았고, 자신은 그렇게 조치했다고 답했습니다. 공화당 정권에서 중동에 대규모 전쟁을 벌인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말에, 다른 예비후보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른 예비 후보들도 하나같이, 전쟁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참전 군인 출신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은, 중동 정세 불안을 통제할 전략적 대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가장 강한 반전 의견을 밝힌 사람은 샌더스 의원이었습니다. 과거 공화당 정권이 “거짓말”로 군사행동 근거를 만들어 전쟁을 벌였고,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거짓말”로 이란과의 전쟁으로 끌어들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군소 주자로 꼽히는, 자산가 출신 스타이어 예비후보는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미래 세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기후변화’ 대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환경운동 경력을 홍보했는데요. “10여 년 전에 화석연료 분야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말인데요. 그 뒤로 정유업체 등에 투자를 중단하고, 캘리포니아의 관련 시설을 폐쇄시키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거액의 개인 자산을 환경운동에 투입했다고 했는데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실천할 지도자는 바로 자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14일) 토론에서, 북한 이야기도 나왔습니까?
기자) 나왔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스타이어 예비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topdown)’ 방식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대통령이 되면, 아무런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톱다운 방식 대북정책을 왜 비판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이전에 정상회담을 열어서 “(북한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해줬다”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일본ㆍ한국과 공조를 강화해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도록” 정책 기조를 바꾸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경선 구도,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4강’구도가 계속되는 중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워런 의원, 그리고 부티지지 전 시장, 이렇게 4명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요.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10% 미만 지지율에 머무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예비선거 초기 투표가 진행되면, 이런 구도가 바뀔 수도 있는데요. 다음 토론은 2월 초 뉴햄프셔에서 열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을 다음 주 개시한다고요?
기자) 네.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 그러니까 21일에 대통령 탄핵 심판을 개시할 것이라고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대표가 말했습니다. 14일 의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은 일정을 밝혔는데요. 탄핵안을 받아서, 심판 없이 각하시키라는 당내 일각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탄핵안을 각하하라는 주장이 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부당한 정치 공세의 일환으로 탄핵소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기 때문에, 상원은 이걸 받아서 곧바로 각하시켜야한다는 주장이 공화당 일각에서 나왔는데요. 탄핵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12일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맥코넬 대표가 탄핵안을 각하시키지 않겠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탄핵 소추의 원고와 피고 측 의견을 듣는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하원에서 보낼 소추위원들과 대통령 측의 진술을 충분히 듣고, 이에 따른 배심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고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탄핵안을 각하시키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하원의장이 뭐라고 경고했습니까?
기자) “탄핵안 각하는 (대통령의 범죄를) 은폐”하는 일이라고 성명을 통해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매코넬 대표는, 더 많은 (대통령의 비위)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매코넬 대표가 탄핵 심판 개시일을 다음 주로 잡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하원이 15일 탄핵안을 상원에 송부할 예정인데요. 그러면 이걸 받아서, 탄핵 심판 방식 등을 정하는 사전 절차를 진행할 시간이 며칠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하원에선 그럼 탄핵안을 송부할 준비가 됐나요?
기자) 네. 15일 하루 동안, 하원이 탄핵 문제로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이날 오전에 펠로시 하원의장이, 소추위원들을 지명했고요. 관련 결의안도 228-193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원은 오후 5시께 탄핵안을 상원에 공식 제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소추위원으로 누가 지명됐습니까?
기자) 총 7명입니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소추위원 대표를 맡고요.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 조 로프그렌 운영위원장, 하킴 제프리스 의원, 밸 디밍스 의원, 제이슨 크로우 의원, 그리고 실비아 가르시아 의원이 동참합니다.
진행자) 소추위원들이 하는 일은 뭡니까?
기자) 상원에서 열릴 탄핵 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합니다. 이들이 들고가는 탄핵안은 기소장이 되고요. 대통령 본인이나 변호인단이, 피고 위치에서 재판을 벌이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재판장은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맡는데요. 상원의원들은 배심원 역할입니다.
진행자) 배심원들이 유ㆍ무죄를 가리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심판 일정을 모두 진행한 뒤, 탄핵안을 최종 인용할지 기각할지, 상원의원들이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재적 100명의 3분의 2인 67표가 가결 요건입니다.
진행자) 인용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럴 경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직위를 승계하는데요. 인용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야당인 민주당과 무소속을 합쳐 47석에 머물기 때문인데요. 집권 공화당에서 20명 이상 탄핵 인용에 투표해, 가결 요건 67표를 넘기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는 게 정가와 언론의 지배적인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연방 재정 적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수년 새 연방 재정 적자가 계속 증가해, 지난해 1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주 공개된 미 재무부 자료에 1조200억 달러 적자가 집계됐는데요. 재정 적자 규모가 1조를 돌파한 것은,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calendar year)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재정 적자라는 게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연방 정부의 돈 관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부에 들어가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을 때 재정 적자가 발생하는데요. 쉽게 말해, 정부가 집행하는 자금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불황일 때 주로 재정 적자가 나타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재정 적자가 증가하는 현상은 국민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지는 불경기 때 일어나게 되는데요. 반대로 국가 경제가 호황일 때는 재정 흑자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앞서 미국 경기가 한창 좋았던 빌 클린턴 행정부 때는 흑자를 냈는데요. 지난 1998년,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오랜 재정적자 시대를 마감하고, 균형 예산과 흑자 시대를 열게 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은 불경기가 아니잖습니까?
기자) 네. 지금은 미국이 50년래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호황을 다시 맞고 있는데도, 적자가 계속 커진다는 점이 눈여겨볼 부분인데요. 이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다시 적자가 시작돼,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어진 흐름을, 아직 극복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주요 언론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등에 대규모 감면 정책을 실시한 것도 적자 확대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인세 수입이 얼마나 줄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법규에 서명한 게 지난 2017년 12월이었는데요. 2017년 법인세 수입은 1조 달러를 넘긴 반면, 2018년에는 약 5천890억 달러에 머물렀습니다.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건데요. 지난해에는 1분기부터 3분기까지 9개월 동안 4천12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정부는 적자 분량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기자) 빚으로 메우게 됩니다. 따라서, 재정 적자가 늘면 정부 부채도 증가하는데요. 지난해 정부 부채는 23조2천 달러가 넘어섰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보다 3조 달러 이상 늘어난 규모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를 모두 없애겠다고 공약했지만, 실제 상황은 다르게 가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재정 적자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그 부분은 논란이 큽니다. 미국 경제 규모가 워낙 크고, 호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경제학자들의 의견도 있고요. 반면에 지나치게 큰 적자를 방치하면, 경기 변동 시에 재정 정책을 운용하기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진행자) 경제 당국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재무부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재정 적자 확대 문제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앞서 경고했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작년 11월 상ㆍ하원 합동 경제위원회(JEC)에 출석해서 “연방 재정이 지속 불가능한 경로(unsustainable path)로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재정 적자 문제가, 올해는 좀 나아질 기미가 있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2020년 재정적자도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의회예산국(CBO)이 전망했는데요. 통산 규모가 작년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가 포함되는 2020 회계연도의 첫 분기, 그러니까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적자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