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풀어줬습니다. 앞서 25년 만에 단행한 조치를 해제한 건데요. 미-중 통상관계는 물론, 세계 경제 환경에도 좋은 소식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환율조작국 지정과 해제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정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미 재무부는 13일 공개한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와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습니다.
앞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던 조치를 해제한 건데요.
[녹취: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transparency into the foreign exchange markets and free....”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이 경쟁적인 (화폐) 가치 절하를 삼가기 위해, 강제력 있는 조치를 약속”했다고 해제 이유를 밝히고, 동시에 “투명성과 책임도 확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는” 중국의 관련 요건 위반 사항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이로써, 중국은 약 5개월 만에 환율조작국 위치에서 벗어났습니다.
미국이 이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 것은, 1단계 무역 합의와 함께 양국 통상 긴장 완화의 중요한 신호로 평가되는데요.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nother big issue that we’ve come to conclusion on is currency, foreign exchange....”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1단계 합의에 환율 문제도 포함됐다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중국 25년 만에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된 것은 지난해 8월이었습니다.
당시 미 재무부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독일과 이탈리아, 싱가포르, 한국 등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특정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판단한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지난 1994년 중국을 지정한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중국 화폐인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직후, 이런 조치를 취한 건데요.
위안화 환율은 작년에 기록적으로 올랐습니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수준에 육박했는데요.
달러 대비 환율이 높으면 그만큼 돈 가치가 낮아진 겁니다. 그러면, 외국에 물건을 내다 팔 때 가격이 내려가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달러당 7위안대 환율 진입을 용인한 뒤 위안화 가치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이같은 중국 당국의 ‘저 위안’ 조치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한 수출 가격 상승을 상쇄하려는 목적으로 전문가들은 봤고요. 미국 정부는 시정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환율 조작을 경계하는 이유”
환율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자유경쟁으로 정해지는 게 원칙입니다.
해당 화폐가 시장에 많으면 가치가 떨어져 달러 대비 환율이 올라가고, 반대로 적으면 가치가 높아지니까 환율이 낮아지는 건데요.
하지만 일부 국가들은 통화 거래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환율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환율을 올려 자국 기업들의 수출을 돕기도 하고, 시장이 과열됐을 땐 환율 인하를 단행하기도 하는데요.
주요 교역국들의 이런 불공정 행위들 때문에, 미국의 대외 적자 규모가 커졌다고 트럼프 행정부는 지적해왔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 쟁점인 환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환율 조작으로 부당 이익을 취하는 나라들을 비판하면서,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는데요.
[녹취: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 “I’m going to instruct my treasury secretary to label China a currency manipulator - the greatest in the world.”
2016년 대선 당시부터 선거 유세 등을 통해,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이런 계획을 수차례 재확인했는데요.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된 작년 7월에는 “중국과 유럽이 큰 환율 조작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자신들의 시스템에 돈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우리(미국)는 여기에 대항하거나, 계속 가만히 앉아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결국,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던 겁니다.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미 재무부는 지난 1988년 제정된 관계 법규에 따라, 매년 두 차례 환율정책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합니다.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을 살피는 기준은 3개 항목인데요. 이전 12개월 동안 대미 무역 200억 달러 이상 흑자,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 경상수지 흑자, 그리고 해당국 금융 당국이 지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보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세 가지 요건이 다 충족되면 환율조작국, 두 가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되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10개 나라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습니다. 한국과 일본, 독일, 아일랜드, 베트남,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더해, 기존 보고서에 없던 스위스가 추가됐는데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면, 향후 두 차례 연속된 보고서에서 1개 항목 이하를 유지하는 경우 제외됩니다.
타이완은 지난 2017년에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빠졌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는 주요 요건 충족에 다시 가까워졌다고 미 재무부가 밝혔습니다.
한국은 지난 2016년 4월 이후 줄곧 관찰대상국에 올라있습니다. 이전 환율보고서에서는 ‘GDP 2% 이상 경상 흑자’ 요건 하나만 해당돼, 이번에도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경우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한국 정부가 기대했는데요.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요건에 추가로 해당하면서, 관찰대상국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관찰대상국에 대해서는 미 당국이 좀 더 면밀한 점검을 진행하면서 자발적인 시정 작업을 요구하는데요. 실질적인 대응 조치는 취하지 않습니다.
“환율조작국 지정의 의미”
그러나 환율조작국의 경우, 후속 조치가 뒤따릅니다.
우선 미 재무부 등 관계 당국과 해당국 정부가 일정 기간 양자 협의를 거쳐, 시정을 모색하게 되는데요.
이번에 환율조작국 지정이 해제된 중국의 경우, 양자 협의가 잘 됐고, 시정 노력도 적절한 것으로 미국 정부가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We’ve had very good discussions with Governor Yi, the head of People’s Bank....”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 행장과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는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말, 들으셨는데요.
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기업 투자에 금융 지원이 금지되고, 미 연방 정부 조달시장 진입이 제한되는 등 다양한 제재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환율 압박, 무역협정과의 연계 등을 비롯한 국제적 제재도 이어집니다.
뉴스 속 인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최근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입니다.
지난 11일에 치러진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현 총통이 이겼습니다. 집권 민진당 후보였던 그는 국민당 한궈위 후보를 큰 표차로 물리쳤습니다.
차이 총통은 1956년생으로 올해 63세입니다. 그는 타이완 수도 타이베이에서 태어났고 타이완 원주민의 피가 섞여 있습니다.
그는 국립 타이완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1980년 미국 코넬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에서 석사를, 그리고 1984년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는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 후 차이잉원 총통은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1990년대 타이완 행정원 자문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 천수이볜 총통 정권에서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으로 발탁돼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2004년 민주진보당에 정식 입당해 정치 행보를 시작했고, 빠르게 입지를 다져 4년 뒤 민진당 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석이 됐습니다.
차이 총통은 2012년 민진당 후보로 처음 총통 선거에 나섰지만, 졌습니다. 하지만, 2016년 1월 다시 도전해 마침내 타이완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습니다.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위협을 멈추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가 타이완 국민들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또 타이완을 얼마나 지키고 싶어하는지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중국이 제시하는 이른바 ‘일국양제’를 거부하며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타이완 총선과 관련해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면서 타이완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전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이 있고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적 사실에 변함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차이 총통 재선을 축하하면서 앞으로도 타이완이 민주주의와 번영을 꿈꾸는 나라들에 좋은 예가 돼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 최근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