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한의 빠른 미사일 고도화, 외부 도움 가능성”

북한이 지난해 10월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미군 고위 당국자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 속도가 위협적으로 빠르다고 밝힌 가운데, 미사일 전문가들은 외국 과학자 등 외부 도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부 도움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강구한 것이 빠른 개발의 배경이라는 지적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지난 17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강연에서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가 빨라진 배경에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와 달리 실패를 용인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존 하이튼 차장] “When there were failures in the missile program, let us just say the engineers and scientists that failed were not treated well. Kim Jong Un realized that that was not the way to go fast… If you want to go fast in the missile business you need to test fast, fly fast, learn fast.”

하이튼 차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할 경우 관련 과학자들을 징계했던 선대들의 방법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닫은 점이 가장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역량 고도화를 위해 외부의 도움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 VOA에 자신이 면담한 북한 고위 망명자의 발언을 토대로, 1990년대부터 100여 명 규모의 옛 소련 출신 핵.미사일 과학자들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줬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He said that in the early to mid 1990s, the North Koreans acquired roughly 100 Russian scientists, 50 of them working on nuclear weapons and 50 of them working on ICBMs not on missiles in general, but on ICBMs in particular. And those 100 scientists were brought to North Korea. They were given a major role in the development programs in both areas. And presumably, they are still in North Korea.”

옛 소련 과학자들이 여전히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 시대 들어 과거에 제한됐던 권한과 역할을 대폭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로켓공학이 급속도로 발전한 것도 2차세계 대전 뒤 망명한 독일 출신 미사일 과학자들과 이들의 효과적인 관리체계가 배경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독일의 V-2로켓 개발을 주도했던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가 미국에 망명해 20여 년 동안 미 국방부와 항공우주국 등의 고위직을 두루 지내며 개발 체계 선진화에 기여한 점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옛 소련 출신 과학자들이 북한에 유입된 지 20여 년이 지난 현재, 그동안 이들로부터 전수받은 지식 일부를 양산화하는 지식 기반체계를 구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옛 소련 붕괴 이후 실직하게 된 과학자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It's certainly true that the North Korea's missile program is based on Russian technology…At the collapse of the Soviet Union at 1991 Russian scientists were hired by the North Korea to provide technical expertise to help North Korea develop longer range systems…Whether that is still true that there are Russian scientists working in North Korea, I really don’t know but I do believe that 30 years ago at the end of the Cold war number of Russian scientist, missile scientist traveled to North Korea and provided technical information on missile designs.”

이들이 여전히 북한에서 활동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속도를 올린 데는 이들이 결정적 기반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나 추가적인 장거리 미사일 실험 없이는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북한이 제한된 실험환경에서 당분간 고체연료 전환에 집중하겠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It is a good question. I would expect the North Korea to move in that direction (Solid Fuel) but I don’t know whether there are 5 years or 10 years or 20 years away. I think they are capable of doing it but it is going to take time.”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취한 방식은 외부 도움에 의존한 최단 지름길 걷기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I think a lot of this was done by taking a short cut. These scientists they are still there. For 25 years so lot of them they are pretty old right now. They are still active and also, scientist alone don’t give results. You need managers. You don’t need some secret scientists of a secret formula and then you get your best. No, No you need the industry. You need a lot more than scientist”

1990년대 유입된 옛 소련 과학자들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실험과 양산을 할 수 있는 기반 산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It seems that they don’t develop. I think that they buy something off the shelf or else it is very hard to explain how they can out of the blue launch things like they are already developed...For me it is a good indication of proliferation variable.”

실러 박사는 외부 과학자 관리 외에 미사일 엔진 등 핵심 부품 밀수 가능성을 지적하며, 북한의 개발 속도는 ‘무기체계 확산’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