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유죄 변론-트럼프 “농간”...버지니아 총기규제안 통과

미국 워싱턴의 연방의회 건물.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소추위원들은 유죄를 반드시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사태가 정치적 ‘농간’이자 국가적 ‘수치’라며 반발했고요. 미국 입국 제한 대상 국가를 추가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재판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재판 이틀째 일정이 22일 상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첫날(21일)은 심판 진행 방식 결의안에 관한 토론과 표결이 진행됐고요. 이날(22일)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됐는데요. 소추위원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의회 업무 방해’ 혐의들을,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소추위원들의 변론,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직위를 활용했으므로, 반드시 파면돼야 한다고, 애덤 쉬프 소추위원 대표가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 원조금을 보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재선에 도움을 주도록 압박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같은 행위가 ‘유죄’임을 탄핵 재판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군사원조금을 보류시킨 게 어떤 잘못인가요?

기자) 의회에서 승인한 원조사업을, 대통령이 자의적 판단으로 보류시킬 수 없다고 제이슨 크로우 소추위원이 말했습니다. “상원의원 87명이 찬성 투표해 가결시킨 원조사업”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를 집행하지 못하게 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원들을 무시했고, 의회의 직권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적으로, 자신의 재선을 위해 외국 정부의 도움을 끌어들였다는 겁니까?

기자) 그게 소추위원 측의 주장입니다. 제럴드 내들러 소추위원의 말, 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취임할 때부터, 줄리아니 씨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에 관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인데요.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었습니다.

진행자) 줄리아니 변호사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줄리아니 변호사는 탄핵 소추 과정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원에서 진행한 탄핵 조사에 증언을 거부하고, 자료 제출도 하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소추위원들은,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추가 증인 채택이 긴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누구를 증인으로 부르자고 합니까?

기자)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심 증인으로 꼽힙니다. 밸 디밍스 소추위원은 “우리는 볼튼 전 보좌관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민 모두가 증언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볼튼 전 보좌관은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앞서 밝혔지만, 전날(21일) 채택한 탄핵 심판 규칙 결의안에 증인 소환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탄핵 소추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탄핵이 부당하다는 입장이 여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2일) 취임 후 가장 많은, 140개 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대부분 탄핵안에 대한 반박 주장이나, 자신의 재임 중 업적에 관한 자료를 재전송하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직접 밝힌 의견은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2일)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에 머물렀는데요. 현지 회견에서 적극적으로, 탄핵에 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탄핵은 “총체적인 농간이자, 수치”라고 말했는데요. “그들(민주당)이 엄청난 혐의들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소명된 범죄는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잘못한 게 없는데, 민주당이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단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의 정치 공세는 대통령인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혀왔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는데요. 탄핵 정국이 “오랫동안 미국을 학대하는 상황”에 몰아넣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동안에도 자신은, 미국을 위해 “엄청난 합의들을 (외국과) 이뤄내는 등” 대통령으로서 뛰어난 업적을 이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압박했다는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완벽한” 통화였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관계 현안을 논의한 것 뿐이고,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사실은 통화를 (7월 25일에) 한 번만 한 게 아니라, (몇 개월에 걸쳐) 두 번 했다”면서, “두 번 모두 완벽한 통화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녹취록을 대중에 공개했으니, 읽어보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걸 누구나 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원정출산’을 금지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미 국무부가 23일 공개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원정출산’을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새 규정은 24일에 연방 관보에 공식적으로 발표되고요. 이날부터 발효됩니다.

진행자) ‘원정출산’이라면 외국인이 미국에 들어와서 애를 낳는 걸 말하는데, 사람들이 이러는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안에서 애를 낳으면 이 아이가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진행자) 이게 이른바 국적 결정에 있어서 ‘속지주의’ 원칙에 따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속지주의’는 한 나라 영토 안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한테 그 나라 국적을 부여합니다. 반대는 ‘속인주의’ 원칙인데요. 이건 부모 이민 신분을 따져서 국적을 줍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부모가 미국 시민이 아닌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부모가 미국 시민이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한테는 시민권을 줍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에서는 이 ‘원정출산’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단지 태어날 아이한테 미국 시민권을 주려고 체류 목적을 속이고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 방문이나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서 아이를 낳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백악관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 이민제도의 온전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원정출산 건수가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사실 연방 정부 공식 통계는 없습니다. 다만 이민 제한 강화를 옹호하는 민간 조직인 ‘이민연구센터’에 따르면 2016년 하반기와 2017년 상반기에 약 3만3천 건으로 추산됐습니다. 참고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8년에 미국 안에서 모두 380만 명이 태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안에서 원정출산 관련 사업이 성업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분만부터 산후조리까지 제공하는 사업이 성업 중으로 비용이 최고 8만 달러 정도까지 드는데, 주로 러시아나 중국 출신 임산부들이 미국에 원정출산을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무부가 발급하는 입국사증(비자) 종류가 많은데, 새 규정 적용 대상은 어떤 비자입니까?

기자) 네. 비이민 비자의 일종인 B1와 B2입니다. 이 비자는 사업이나 여행, 그리고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 들어올 사람들에게 발급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원정출산 목적으로 이런 비자를 신청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미국 영사가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18 회계연도에 B1과 B2 비자 약 570만 개가 발급됐습니다.

진행자) 원정출산을 하려는 사람들이 비자를 신청할 때 임신 여부나 비자 신청 이유를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원정출산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기자) 그 부분이 새 규정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항목입니다. 비자 발급 심사를 하는 영사들이나 입국 심사 요원들이 원정출산 여부를 가려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일단 임신한 여성이 비자를 신청하면 원정출산을 의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 현 규정으로는 비자 발급 심사를 할 때 임신했는지, 아니면 미국에 가서 임신할 예정인지 묻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정출산 시도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12월 총기 규제를 찬성하는 시민들이 미 연방 대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버지니아주에서 강력한 총기 규제법안을 통과시켰다고요?

기자) 네.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켜 온, 이른바 ‘적기(red flag)’법안이 22일 버지니아주 상원에서 통과됐습니다. 찬성 21표, 반대 19표로 가결됐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찬성하고, 공화당은 전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위험인물의 총기 보유를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적기’, 즉 ‘붉은 깃발’이 신원 조회에서 드러난 사람에게 규제를 적용하는 건데요. 총포류 구매를 금지할 수 있고, 이미 총기를 가진 사람은 임시 압류 조치할 수도 있는데요.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현재 17개 주가 적기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붉은 깃발’로 표시되는 위험인물은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총기로) 해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을 가진 사람”이라고 법안에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총기를 구매하거나, 보유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를 막는 것이 입법 목적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구매를 금지하거나 압류하는 권한은 누가 행사합니까?

기자) 경찰이나 보안관 등 사법기관 관계자, 그리고 주 검찰입니다. 하지만 불심검문 등을 통해 아무 때나 관련 법류를 집행하는 것은 아니고요. 적기법 해당 인물을 파악하고, 사전에 법원 영장을 받아 규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이 왜 전국적인 논란이 된 건가요?

기자) 총기 소유 권리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법안이라고, 일각에서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수정헌법 2조의 (총기소유) 권리가 버지니아주에서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지난 17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당신의 총기를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대규모 시위대가 버지니아 주의사당 앞에 집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시위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기 관련 단체와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시민들이 미국 전역에서 모여들었는데요. 규제 강화를 원하는 시민들도 맞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충돌을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별다른 불상사 없이 시위가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버지니아에서, 적기법이 곧바로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아직 절차가 남아있는데요. 하원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주지사 서명을 거쳐야 공식 발효됩니다. 작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버지니아 상ㆍ하원 모두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최종 채택될 것으로 전망하는 쪽이 많은데요.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주지사도 총기 규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