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더 적극적인 대북제재 이행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중국의 역할을 평가했다.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도움을 인정하는 동시에 중국이 제제 이행에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대북 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에서는 중국의 역할을 인정하면서 이와 관련한 제재 이행 등 세부 사항에서는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22일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주 발표된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와 관련해, “특정 국가에 북한 노동자 다수가 있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제재의 관점에서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면서 이 국가가 중국이라고 밝힌 겁니다.

대북 제재 이행과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미국 고위 관리의 발언은 ‘노동자 송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10월, 랜달 슈라이버 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슈라이버 전 차관보] “And what we’re seeing from China right now, unfortunately, is some slippage in the enforcement of the sanctions, particularly when it comes to ship-to-ship transfers happening in their territorial water. So we want them and need them to do better on that front.”

중국 영해에서의 선박 대 선박 간 불법 환적이 지속되는 등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역시 지난 16일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들을 완전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노동자 송환’과 ‘불법 환적’ 등과 관련한 중국의 미흡한 이행 상황을 지적한 것은 그만큼 이 두 분야가 대북 제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에 대해 중국을 언급한 것은 제재 이행에 있어서 중국의 협조가 필수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상 서명식에서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미국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지난 15일)] “China is helping us with North Korea. China is helping us with a lot of the things that they could be helping us with.”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미국을 돕고 있고, 중국이 도울 수 있는 많은 부분에서 돕고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이은 오찬에서도 “앞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재차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역시 지난 13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강연에서, 북한 핵 문제는 미국 혼자서는 풀 수 없고 특히 중국 정부의 관여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상반된 인식을 보이는 것은 북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을 인정하기도 하고 지적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The fact is, you can't resolve the North Korea problem without cooperation from China. They have the ability to prop up North Korea if they so choose.”

매닝 연구원은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기로 마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만큼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