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아시아는 물론, 중동, 유럽과 미주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ㆍ팬데믹)’으로 규정했는데요. 각국 정부는 강도 높은 확산 차단 대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현황, 오종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WHO, 팬데믹 선언”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ㆍ팬데믹)’ 국면에 진입했다고 선언했습니다.
‘팬데믹’은 WHO가 규정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데요. “가볍게 혹은 무심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라고, 테드로스 총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만큼 엄중한 상황이라는 말인데요. “100개국에서 보고한 확진 사례가 10만 건을 돌파했다”고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발원지인 중국에서 8만 명을 넘겨 가장 많고, 이탈리아, 이란, 한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순으로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과 국가가 매우 빠르게 피해를 본 것은 분명히 괴로운 문제”라고, 테드로스 총장은 강조했는데요.
[녹취: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 “...commitments do not match the level of the threats we all face. This is not a drill.”
하지만, 일부 국가의 안일한 대처 방식은, 세계가 직면한 위협 수준에 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지금은 연습 상황이 아니”라고 경고했습니다.
테드로스 총장은 이어서, 모든 나라가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가별 대응 조치 강화”
각국 정부는 저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천적으로 통제하는 방침을 발표했는데요. 외국인이 2주간 의무 자가 격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입국시키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탈리아는 감염자 수가 많은 도시를 봉쇄했던 기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중국 밖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곳인데요.
전체 인구 6천만 명이 지역 간 이동을 할 수 없도록,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녹취: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금지한다”고 주세페 콘테 총리가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세리에A’ 프로축구 리그를 비롯한 각종 문화ㆍ체육 행사들도 전면 중단됐습니다.
이웃 나라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국무회의 참석자인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고, 대통령 보좌관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하지만, 당국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들과 신체적 접촉을 했을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악수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
미국에서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정치행사에서 감염자와 접촉한 의원들과 악수하고, 차량을 함께 탄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현장] “Mr. President, have you been tested?....”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 대응 경기 부양 계획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중,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냐”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대답하지 않았는데요.
문제의 행사는 지난달 말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입니다.
현장에 갔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 폴 고사 의원, 맷 게이츠 의원이 의료진 권고에 따라 자가 격리를 실시했는데요.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마크 메도스 의원도 당시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메도스 의원은 즉시 자가 격리에 들어갔는데요.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4일 동안 자택에 머물기로 했다”고 메도스 의원 측 대변인이 설명했습니다.
비서실장 업무 공식 인수ㆍ인계는 그 뒤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제 행사 취소 또는 연기”
주요 국제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행사 ‘제네바 모터쇼’가 올해 일정을 취소했는데요. 현장에서 신차를 공개할 예정이던 ‘폭스바겐’ 등 세계 주요 생산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발표회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열릴 주요 국제 문화 행사들도 올해는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국 프로농구(NBA)는 시즌을 잠정 중단했는데요. 선수 중에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NBA 사무국은 11일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경기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유타 재즈 소속 루디 고베어 선수가 감염 확인된 것으로 AP통신이 전했습니다. 이날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타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경기 직전, 관중을 내보낸 뒤 경기장을 폐쇄시켰습니다.
“도쿄 올림픽 영향 주목”
오는 7월 일본 도쿄에서 개막할 여름철 올림픽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오래 갈 경우,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건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도쿄 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할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올림픽 사전 행사 성격을 가진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데요.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도쿄올림픽 대표선수 언론 소개 행사를 연기한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올여름에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을 경우, 1~2년 미루는 방안이 좋다”는 의견을 언론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는 12일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난 뒤 “7월 24일 개최(개막)에 변함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회 조직위원회, 도쿄도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 속 인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입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이래, 테드로스 총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제기구 수장으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고, 이번 사태 발원지인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던 초기 상황에, 심각성을 낮춰 평가하거나, 중국 당국의 대응을 일방적으로 호평했기 때문인데요.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테드로스 총장의 중국 칭송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주요 언론은, 테드로스 총장이 오래전부터 친중국 행보를 보인 점 외에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잦았다고 평가하는데요.
테드로스 총장은 지난 2017년, WHO 총장 후보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대를 방문했습니다. 그해 선거에서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는데요.
총장 취임 직후 베이징대를 다시 방문하고, 중국 정부의 주력 대외사업인 ‘일대일로’ 포럼에서 기조연설도 했습니다.
이어서, 그해 10월에는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WHO 친선대사 직을 제안했는데요.
짐바브웨 정부가 “전국민 의료보장 정책을 통해, 보건 실태를 크게 향상시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요 감염병이 돌던 짐바브웨 상황과 동떨어진 판단이라는 회원국들의 비판이 고조됐습니다. 무가베 당시 대통령이 WHO 친선대사로 부적격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는데요.
결국 총장 스스로, 친선 대사 제안을 철회했습니다.
테드로스 총장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 보건 행정가입니다.
지난 1965년, 당시 에티오피아 제국의 일부였던, 현재의 에리트레아 땅에서 태어났는데요.
2005년부터 7년 동안 에티오피아 보건장관을 지냈습니다. 현지에 만연하던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에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2012년에 외무장관이 됐습니다. 이때부터 국제사회에서,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행정가로 이름을 알렸는데요.
WHO 수장 자리에 도전해 2017년 7월, 제8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출신 최초로 WHO를 이끌고 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취임 후 가장 큰 현안에 직면한 테드로스 총장이, 앞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세계 여러 나라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