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외교 뒷이야기를 잇따라 폭로하면서, 정가에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 폐지 시도에 미 연방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난주 애틀랜타에서 흑인 남성을 총격해 숨지게 한, 전직 경찰관이 중범 살인 등 혐의로 입건된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정부 대외정책 뒷이야기들을 폭로했다고요?
기자) 네. 볼튼 전 보좌관이 17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와 함께, 같은 날 방송된 ABC뉴스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재임 중 겪었던 일들을 잇따라 폭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가 정상들을 상대하면서 있었던 뒷이야기들이 주된 내용인데요. 야당인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각각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정가에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부터 살펴보죠.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트럼프(대통령)의 중국 정책 추문”이 기고문 제목입니다. 다음 주 발간 예정인 회고록을 발췌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재선되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농업 지역 표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 요구를 했다는 데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했나요?
기자) 네. 작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했는데요. 현장에서 진행된 미-중 단독 정상회담 상황을, 볼튼 전 보좌관이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중에 “놀랍게도 화제를 미국의 차기 대선으로 돌렸다”고 적었는데요. “그(트럼프 대통령)가 이기게 해달라고 시 주석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공식 의제가 아닌 이야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꺼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국익이 걸려있는 정상 외교 현장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들고나온 것이라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콩과 밀을 중국이 얼마나 더 수입해주느냐가, 득표 확대에 중요하다고 (시 주석에게) 강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서 그런 발언을 한 증거가 있다고 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트럼프(대통령)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출판할 수도 있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기밀정보 관련) 출판물 사전 점검 과정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같은 날(17일) ABC 방송 인터뷰도 방송됐다고 하셨죠?
기자) 네. ABC 방송 인터뷰에선 러시아 문제가 초점이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이올린처럼 연주(play like a fiddle)할 수 있다고 여긴다”고 주장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고(works on him), 가지고 놀고, 또 가지고 놀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시아 관계에서 국익을 챙기지 못했다는 주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사업가 시절에 ‘뛰어난 협상가(superb deal-maker)’였을지 모르지만, 집권 후 외교 현장에서는 주요 상대국 정상들에 휘둘렸다”고 볼튼 보좌관은 주장했는데요. 특히 “푸틴(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찍혔다(marked)”고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폭로가 곧 나올 회고록에 관련된 내용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음 주 출간을 앞두고 있는데요.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이라는 제목 아래, ‘백악관 회고록’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소개된 일부 책 내용을 보면, 볼튼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놀랍도록 아는 게 없다(stunningly uninformed)”고 적었는데요.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몰라서 외국 정상들에게 쉽게 농락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일부냐고 묻는가 하면, 영국이 핵보유국인 사실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회고록에 북한에 관한 부분도 있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17일 관련 내용을 전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과 싱가포르에서 만난 1차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대통령)는 비핵화 조치의 세부 사항에 거의 관심이 없었고 언론의 주목을 끄는 행사로만 봤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회담 뒤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은, 가수 엘튼 존이 친필 사인한 ‘로켓맨' 음반을 김 위원장에게 선물하는 데 과도하게 집착했다고도 했는데요. 같은 해 10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후속 방문 때 가져가도록 하고, 실제 전달 여부를 계속 확인했다고 적었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에게 선물을 주는 게 제재 위반으로 거론되자, 결국 선물을 제재에서 면제해야 했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강하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폭로가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에 대해 “미친 사람(wacko)”이라고 18일 새벽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극도로 지루한” 책을 썼다면서 “거짓말과 가짜 이야기로 구성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의 폭로가 허위 사실이라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전 보좌관의 태도 변화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내가 해임하기 전에는 온갖 좋은 말들을 했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불만에 가득 찬 지루한 바보는 늘 전쟁을 벌이고 싶어 했다”면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도 못 찾고 배척당하다가 기쁘게 버려졌다. 멍청하긴!”이라고 썼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볼튼 전 보좌관의 폭로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은, “다음 단계를 밟기 위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곧 회동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는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볼튼 전 보좌관의 고백을 보면, 탄핵이 옳은 결정이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강경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외교ㆍ안보 전문가입니다. 법무부와 국무부에서 차례로 봉직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유엔주재 대사를 지냈는데요. 2018년에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이 된 뒤, 약 1년 반 만인 작년 9월에 백악관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을 떠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당시 ‘자진 사퇴했다, 경질됐다’ 말이 많았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물러나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좌관 재임 중 북한 문제와 대이란 관계를 비롯한 중대 현안에 중대한 ‘실책’들 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실책을 했다고 말했습니까?
기자) 특히 북한을 놓고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게 큰 실수였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는 지난 2000년대 초,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포기를 선언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했었는데요. 몇 년 뒤 ‘아랍의 봄’에 이어진 소요 사태와 내전 와중에 처형됐습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적용할 수 있는 표본이 아니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인데요. 이 밖에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정책에 대해서도 볼튼 전 보좌관이 사사건건 자신을 “붙잡았다(holding me back)”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이민 정책과 관련한 결정을 내렸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18일, 불법체류청년추방유예 제도, 일명 다카(DACA)를 폐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의 다른 대법관 4명에 동조하면서 5대 4로 이같은 결정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 대법원은 보수 쪽이 우세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5-4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더 많은 가운데 이런 결정이 나와서 눈길을 끄는데요. 앞서 지난 15일 성 소수자 관련 심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과 로버츠 대법원장이 성 소수자란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진보적인 결정에 동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민정책 개혁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였고 다카 폐지도 그 중 하나였죠 ?
기자) 맞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문에서 “우리는 다카나 다카 폐지가 온당한 방침인지는 결정하지 않는다 ”며 다만, “해당 조처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제공하는, 절차상의 요건을 준수했는지에 대해 다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다카 수혜자들에게 관용을 계속 베풀지, 또 수혜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 해당 사안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부의 다카 폐지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거군요 ?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소수의견문에서 “다카는 2012년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도입됐을 당시부터 불법이었다” 고 주장했고요.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별도의 의견문에서 “다카를 폐지하기 위한 정부의 절차는 적절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는 다카 폐지 추진을 못 하는 겁니까 ?
기자) 그건 아닙니다. 로버츠 대법관은 정부가 다시 폐지 시도를 할 수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소송에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오는 11월 대선 전에는 다카 폐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카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
기자) 다카(DACA)는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16세 이전에 미국에 들어온 청년들이 추방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정책입니다. DACA 수혜 자격은 2년마다 갱신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다카가 행정명령에 어긋나는 사면 조처라는 이유로 2017년 9월에 공식 폐지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각 주와 다카 수혜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걸었고요.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오게 된 겁니다.
진행자) 다카 수혜자들이 얼마나 되나요 ?
기자) ‘드리머(DREAMer)’라고 부르기도 하는 다카 수혜자는 약 80만 명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이들이 추방을 면하는 건 물론, 2년간의 노동 허가를 갱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
기자) 이민 옹호 단체들은 드리머들이 미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역시 “기쁨의 눈물이 난다 ”며 감격해했는데요. 본인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이 다카 수혜자들과 그 가족에 연민을 느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반응을 보였는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연방 대법원에서 끔찍하고 정치적인 결정이 나왔다”며 이는 “공화당원, 또는 보수주의자라고 불리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의 얼굴에 총탄을 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보수 성향 대법원에서 해당 결정이 나온 걸 비판한 건데요. 그러면서 더 많은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필요하다며 2020년 재선에서 자신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애틀랜타에서 흑인 남성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던 전직 경찰관이 공식 입건됐군요?
기자)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은 17일, 개릿 롤프 전 애틀랜타 경관에게 ‘중범 살인(felony murder)’ 혐의와 함께, 열 가지 관련 혐의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롤프 전 경관은 지난 12일, 애틀랜타 시내에서 흑인 남성과 몸싸움 끝에 총을 쏴 숨지게 했는데요. 사건 직후 해고됐습니다.
진행자) 현지 검찰 발표 내용, 이어서 들어보죠.
기자) 사건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데빈 브론슨 경관에게도 ‘가중 폭행(aggravated assault)’을 비롯한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브론슨 경관은 사건 직후 휴직 처리됐는데요. 해고된 롤프 전 경관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재판에서 유죄로 판명되면, 어떤 처벌을 받습니까?
기자) 롤프 전 경관의 경우, 최대 종신형이나 사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중범 살인’의 선고 형량이 그만큼 무겁기 때문인데요. 총을 직접 쏘지는 않은, 브론슨 경관은 징역 1년에서 20년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무거운 혐의가 적용됐는데, 검찰이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뭡니까?
기자) “(사망한) 브룩스 씨가 위협적인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폴 하워드 풀턴 카운티 검찰청장이 밝혔습니다. 사건 현장이 담긴 동영상 여덟 개를 분석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는데요. “경찰관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중대한 위해가 우려될 때”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앞서 검찰 측은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떻게 된 사건인지 되짚어보죠.
기자) 지난 12일 밤, 조지아주 최대도시 애틀랜타에 있는 ‘웬디스(Wendy’s)’ 햄버거 가게에서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자동차에 탄 채 음식을 주문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를, 어떤 차가 막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경찰이 해당 차량에 가보니, 27세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 씨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깨워서 음주측정기를 들이댄 결과, 음주운전(DUI) 단속 기준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음주운전 단속이 어떻게 사망으로 이어진 겁니까?
기자) 경찰이 체포하려 하자, 브룩스 씨가 저항했습니다. 몸싸움을 벌이다 테이저(전기충격기)를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테이저를 경찰관들에게 겨냥해 작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곧이어 경찰이 세 발 이상 총탄을 발사했습니다. 총격에 쓰러진 브룩스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는데요. 이후 애틀랜타 일대에서 항의 시위가 격화됐습니다.
진행자) 항의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브룩스 씨를 상대로 경찰이 과잉 행동을 했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달 미네소타주에서 또 다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 체포 중 사망한 뒤라, 항의 여론이 컸는데요.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에리카 실즈 애틀랜타 경찰국장이 결국 사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