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에서 군사 활동을 이어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이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 지도부와 회동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소아마비가 박멸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끝없는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 등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타이완까지 미사일 시험 발사로 중국 대응에 나서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은 몇 주째 역내에서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3주 동안 중국은 북부 보하이만, 동중국해, 황해, 남중국해 등 4개 바다에서 각각 별도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해사국은 실탄을 동원한 실전 훈련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 기간 훈련 수역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4개 바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훈련을 벌이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인근 해역을 다 아우르는 건데요. 중국은 현재 타이완해협을 둘러싸고 안보 위험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훈련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광활한 해역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훈련이기 때문에 대공, 대잠수함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도 최근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에 핵 추진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자주 파견하며 중국의 군사 활동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에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가 남중국해에서 고도의 해상 훈련을 실시하며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 해역을 공해로 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의 90% 이상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미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의 주장이 근거 없다는 판결을 내렸고요. 타이완해협 역시 국제법이 인정하고 있는 공해로, 미국은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은 미국 정찰기가 자국의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네요?
기자) 네. 미군의 고고도 정찰기 U2가 25일, 중국의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다고 중국 국방부가 주장했습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정찰기가 비행금지구역에 들어온 건 중국군의 실탄훈련이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면서, 이는 중국군의 정상적인 훈련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양측 간에 비슷한 충돌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01년 일본 오키나와현 미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미 해군 정찰기가 중국 하이난섬 인근에서 정찰 비행 중이었는데요. 중국 전투기 2대가 근접 비행하다 충돌해 중국 전투기 조종사가 실종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군 정찰기는 불시착했고, 승무원들은 중국에 10일 넘게 억류됐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국방부의 주장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 국방부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는 이런 일련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타이완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공격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타이완 영토를 수호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타이완 국방부가 최근, 두 차례의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과 F-16 전투기 훈련 모습을 공개하는 등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도 중국의 군사훈련에 항의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베트남 정부가 26일, 중국의 군사훈련이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남중국해행동준칙(COC)’의 기본적 틀에 합의하고, 이를 위한 후속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평화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이 중재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희망적”이라고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말했습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26일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 지도부와 회담한 후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탈레반 지도자들이 왜 파키스탄을 찾은 건가요?
기자) 아프간 이웃 나라인 파키스탄은 아프간 평화 협상 과정에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내전 기간, 탈레반 무장반군 세력이 파키스탄을 거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탈레반과 파키스탄은 전략적 필요 관계도 맺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파키스탄 외무부가 회담 후 성명을 내놨는데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정치문제 대표가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과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아프간 평화협상 과정과 향후 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파키스탄 정보부(ISI) 수장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미국과 탈레반이 지난 2월 29일,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난 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평화협상을 벌이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후속 조처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양측 간의 협상이 불발됐습니다.
진행자) 후속 조처가 어떤 거죠?
기자) 양측이 서로 포로를 맞교환하는 겁니다. 양측은 협상의 선제조건으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 1천 명을 풀어주고,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요원 5천 명을 풀어주기로 했는데요. 이후 순차적인 석방으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을 전원 풀어줬지만, 아프간 정부는 일부 탈레반 요원의 석방을 미뤘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는 왜 탈레반 포로들을 전원 석방하지 않았나요?
기자) 일부 포로가 아주 위험한 극렬분자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는데요. 하지만 평화협상이 자꾸 지연되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아프간의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를 소집해 이달 초, 결국 전원 석방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양측 간에 직접 평화협상이 이뤄지는 건가요?
기자) 네. 조만간 카타르 도하에서 양측의 직접 평화협상이 개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프간 정부 쪽에서는 당초 지난주에 평화협상이 열릴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평화협상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아프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하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상대도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이날 탈레반 대표단과의 회담 후, 탈레반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에 대한 이행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정, 어떤 내용이죠?
기자)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연합군은 오는 2021년 5월까지 철수하고요. 탈레반은 아프간을 테러 세력의 거점이 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평화협상을 통해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아프간의 정치 로드맵을 만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에는 미군 병력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현재는 약 8천600명 규모입니다. 협정 서명 당시에는 1만3천 명 규모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까지 5천 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소아마비가 박멸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지역확인위원회(ARCC)’는 나이지리아에서 척수성 소아마비가 박멸됐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 위원회는 아프리카에서 소아마비 근절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998년에 만든 독립조직입니다.
진행자) 소아마비는 과거에 인류에게 아주 익숙한 질병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옛날에는 전 세계에서 발병하는 흔한 병이었습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지는데 사람 사이에도 전파됩니다. 주로 다섯 살 미만 아이들이 많이 걸리고요. 바이러스가 종종 인체 신경 체제를 손상해서 영구적인 마비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호흡기 근육에 영향을 미치면 감염자가 사망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몇십 년 전만 해도 감염자가 상당히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WHO 집계로는 1988년에 전체 발병 건수가 35만 건에 달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1996년에 소아마비로 아이 7만5천 명 이상이 신체가 마비되는 후유증을 얻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소아마비에 치료제가 있습니까?
기자) 치료제는 없고요.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백신만 있습니다. 소아마비 백신은 지난 1952년에 개발됐는데요. 1961년에 입으로 주입하는 백신이 나왔는데, 현재는 이 방법이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 없앤 건 역시 백신 덕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인구 가운데 95% 이상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1996년에 당시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소아마비를 퇴치하자’는 운동을 시작해서 마을마다 의료진 수백만 명을 보내 소아마비 백신을 사람들에게 접종했습니다. 1996년 이래 입에 넣는 백신 수십억 회분을 제공해서 소아마비 약 180만 건을 예방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아프리카에서 마지막으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남아있던 곳이 나이지리아였는데, 현지 사정상 소아마비 퇴치 작업이 상당히 어려웠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나 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한 지역이 하필 보코하람이 준동하는 지역이라서 접종 작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 조직입니다. 거기에 백신 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져서 의료진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지구상에서 소아마비가 사라진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아직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국토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백신 접종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