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대한 첨단무기 3종 판매를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측에 포로와 시신 교환 합의를 서두르라고 촉구했습니다.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 독극물 공격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 관리들을 제재하기로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합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의 타이완 무기 판매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타이완에 첨단 무기 3종을 판매하기 위해 주말에 의회에 비공식 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CNN’ 등 주요 매체들은 13일 주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비공식 통지라는 게 뭐죠?
기자) 네. 대외 무기 판매를 위한 통상적인 절차로 의회 승인의 전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무부는 의회 본회의에 정식 승인을 요청하기에 앞서, 상, 하원 외교위원회에 무기 판매의 세부 사항을 알려야 하고요. 위원회는 이를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거나 보류, 또는 거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통지한 무기 종류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네.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트럭을 기반으로 한 로켓발사대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보잉사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SLAM-ER’, 그리고 항공기에서 지상으로 사진과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F-16 전투기용 외부 센서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전부터도 흘러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에도 로이터통신과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들은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약 7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판매할 첨단 무기가 최대 7종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나머지 무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대형 첨단 드론과 지상 발사 하푼 대함미사일, 수중 지뢰 등 나머지 무기는 아직 의회에 통지하지 않았는데요. 이들 무기도 조만간 같은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내정 간섭이자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타이완에 대해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각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이 대외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기본 원칙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하나의 이탈한 성으로 간주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통일해야 할 자국의 영토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들어선 이래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화돼, 필요하다면 무력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래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미국과 타이완과의 관계는 지금 매우 좋은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있지만 ‘타이완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통해 타이완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반면, 미국과 타이완 관계는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타이완의 국제활동을 지원하는 일명 ‘타이완 동맹 보호강화법’도 제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는 미국 정부의 타이완 무기 판매 계획에 대해 어떤 분위기입니까?
기자) 현재 의회 안에서는 중국의 적대적 행동을 경계하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이 때문에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반대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중국은 최근 타이완 해협 경계선과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무력 시위를 자주 벌이며 양안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교전 상황이 별로 나아지고 있지 않다고요?
기자) 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지난 주말,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간신히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상대방이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방하며 불안한 휴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휴전의 후속 과정인 포로와 사상자 교환도 진행이 어렵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당초 양국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포로와 사상자 교환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주재로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이날 정오 휴전이 발효된 직후부터 새로운 공격이 발생해, 후속 과정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마틴 슈엡 국제적십자위원회 유라시아 지역 책임관이 13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양측이 아직까지도 결론 없는 논쟁을 거듭하며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슈엡 책임관은 빠른 시일 내 실행 가능한 합의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또 적십자 직원들의 신변 안전 보장도 제공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양측의 사상자는 얼마나 발생했습니까?
기자) 정확한 집계는 알 수 없는데요. 양측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측은 지난달 27일 교전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민간인 42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군인 사상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르메니아 쪽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아르메니아 관리들은 12일에도 17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군인 약 54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별로 좋아지지 않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장관은 13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메니아 병력이 아제르바이잔 지역 3곳을 공격했다며 인도주의적인 휴전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했는데요. 반면 아제르바이잔 군인들은 휴전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르메니아 측은 아제르바이잔의 이런 주장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르메니아 국방부 대변인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오히려 아제르바이잔이 잠깐 소강상태 후, 아르메니아 곳곳에 포탄 공격을 재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두 나라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이렇게 무력 충돌까지 벌이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구소련 시절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였지만 기독교 정교를 믿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다수였는데요. 소련이 붕괴하자, 이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독립공화국을 수립하고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국제법상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어느 나라 땅이죠?
기자) 국제법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입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어, 여전히 분쟁 지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양국은 지난 1992년부터 2년간 전면전을 치른 적도 있는데요. 이후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민스크그룹을 출범시켜, 분쟁 중재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터키까지 개입하는 모양새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같은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아르메니아는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에 전투기와 드론 등을 제공하며 무력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과 터키 정부는 이를 일축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의 요청이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또 터키도 민스크그룹의 공동의장국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 중독 사건에 책임을 물어 러시아 관리들을 제재하는 데 동의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EU 외무장관들이 12일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제안한 러시아 제재 방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나발니 씨 사건과 관련해서 러시아 정부로부터 믿을 만한 해명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누구를 제재하는지 명단이 나왔습니까?
기자) 제재 명단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프랑스와 독일이 나발니 씨 사건과 관련해 시선을 끈 사람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외교관들은 언론에 두 나라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관리들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의 여행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나발니 씨가 독극물에 중독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OPCW가 나발니 씨 몸에서 나온 시료를 입수해서 실험실 두 곳에서 성분을 검사했는데요. 독일과 스웨덴, 그리고 프랑스 정부가 시행한 검사 때와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는 나발니 씨 몸에서 독극물인 ‘노비촉’이 나왔다고 발표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구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나왔다고 세 나라는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노비촉은 국제사회가 금지하는 화학물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OPCW는 신경작용제로 개인을 공격하는 것을 화학무기 사용으로 간주해서 금지하는데요. 노비촉은 인체 신경세포에 지장을 줘서 호흡 정지, 심장마비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꽤 오랫동안 의식 불명 상태에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 8월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 9월 초에 의식이 깨어날 때까지 20일 가까이 ‘코마(coma)’, 즉 혼수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많이 회복해서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측과 서방 세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 씨를 러시아가 독살하려 했다고 의심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런데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씨 사건에 범죄 혐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2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대응 조처 없이 넘어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EU는 과거에도 노비촉 공격과 관련해서 러시아를 제재한 바 있었죠?
기자) 네. 2년 전 영국 런던에서 전직 러시아 정보관리가 노비촉에 중독되는 사건이 나자 EU가 러시아인 관련자 4명을 제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러시아와 인접한 벨라루스의 관리들을 제재하기로 했었죠?
기자) 네. 민주화 요구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했다는 이유로 여기에 책임이 있는 벨라루스 관리들을 제재하기로 EU가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은 당시 제재에서 빠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제재 명단에 포함하기로 EU 외무장관들이 12일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