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방역 당국이 또다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위 직전 단계로 격상시켰습니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은 이미 전시상황이나 다름없고 총체적 위기 국면이라며 국민들의 방역 협력을 호소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루 신규 확진자가 615명 늘어 누적 3만8천16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631명에 이어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한 겁니다.
검사량이 크게 줄어드는 주말에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머물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중순부터 200명대로 올라서더니 현재 600명대까지 치솟는 등 급격히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7일 0시 현재 하루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580명, 해외유입이 35명이고 지역발생 확진자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이 422명, 비수도권이 158명입니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이달 3일부터 닷새 연속 40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8일 0시부터 3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박능후 한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7일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박능후 장관]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입니다. 지금은 3차 유행의 정점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가늠하기 어려운 총체적 위기국면입니다. 수도권 2.5단계에서도 확산세를 잡지 못한다면 전국에 걸친 폭발적 유행이 현실화되고 의료시스템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전국적 3단계 조정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나성웅 중앙방역대책본부 1부본부장도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과 여러 전문가 그룹의 수학적 모델링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번 주에는 550명에서 750명의 새로운 환자가 매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다음 주에는 매일 9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 1부본부장은 “지금은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가장 큰 위기로, 현재의 유행은 일시적 지역적이 아닌 지속적이고 전국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거리두기 격상 조치는 수도권 ‘2단계+α’, 비수도권 1.5단계 시행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겁니다.
2.5단계 조치로 수도권의 영업시설 13만 개가 중단되고 46만 개의 운영이 제한됩니다.
유흥시설 5종 이외에 노래연습장과 실내체육시설 등도 영업 금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조처가 내려집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영화관, PC방, 이·미용업, 오락실, 놀이공원 등 일반관리시설은 대부분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습니다.
모임이나 활동 인원이 50인 미만으로 제한되는 2.5단계 조치에 따라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서도 이용 인원을 50명 아래로 유지해야 합니다.
스포츠 경기는 열리지만, 관중 없이 치러야 하고 등교 수업은 실내 밀집도가 3분의 1 수준이 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비수도권에서는 2단계 격상에 따라 유흥시설 5종의 영업이 금지되고 노래연습장과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됩니다.
카페는 시간에 상관없이 포장·배달 영업만 할 수 있고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까지 정상 영업을 하되 그 이후론 포장·배달만 가능합니다.
한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가급적 집에서 머무르고 외출과 모임, 다른 시도 방문 중단은 물론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