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프간 철군 완료…EU, '코로나 안전 여행국' 미국 제외

3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철수하는 미군 병력 가운데 마지막으로 크리스토퍼 도너휴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아프간 전쟁은 약 20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유럽연합(EU)이 최근 다시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는 미국발 여행객의 입국 규제를 권고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작업이 완전히 종료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동부 시각으로 30일 오후 3시 29분, 현지 시각으로 30일 밤 11시 59분, 미군의 마지막 C-17 수송기가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공식 종료일인 31일을 불과 1분 앞두고, 약 20년간 주둔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가 철군 종료를 확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카불 공항에서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이륙했으며 지금 아프간 상공을 날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군 사령관은 화상으로 마지막 철군 과정을 설명하면서, 민간인 대피 작전과 약 20년에 걸친 아프간에서의 미군의 임무는 이제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20년간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이 많은 희생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지난 20년간, 미군과 민간인 2천461명이 사망했고 2만 명 이상 부상했다며, 아프간에서 미국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값비싼 희생을 치렀다고 말했습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또 지난주 미군 병사 13명은 IS-K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전사했다며, 어떤 말로도 미군 장병들의 위대한 헌신과 수고를 기릴 수 없다고 침통해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한 인원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매켄지 사령관은 미국이 카불 공항을 통해 대피시킨 민간인은 7만9천 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인은 약 6천 명이고요. 7천300명은 아프간 주민과 다른 나라 사람들입니다. 미국과 협력국이 함께 대피시킨 사람은 총 12만 3천 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아프가니스탄을 미처 나오지 못한 사람은 여전히 많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인은 물론, 탈레반의 정권을 피해 탈출하려는 아프간 주민들도 있는데요. 매켄지 사령관은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 대부분은 탈출을 원했지만 모든 사람을 다 대피시키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100명 대에서 200명 대로 알려졌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오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미국 당국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등의 접촉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연락이 두절되는 등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블링컨 장관은 이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군사’에서 ‘외교’로 바뀌었다면서, 모든 외교적 노력을 강구해 아프간에서 나오길 원하는 미국인과 현지 협력자들은 모두 그곳을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아프간에서의 외교 활동도 중단된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30일을 기해, 아프간에서의 외교 임무를 종료한다고 밝혔는데요. 대신 카타르 도하로 임무를 이전하며, 조만간 연방 의회에 이를 통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간 관련 영사 업무 등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탈레반의 향후 태도 여하에 따라 궁극적으로 카불에서 대사관을 재개할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미군의 완전 철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승리를 자축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이륙하자 카불 곳곳에서 축포를 터뜨리고 허공에 총을 쏘며 자신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31일 카불 공항을 방문한 후, 탈레반은 국제사회에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길 원하며, 미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남긴 무기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민간인 대피 작전이 진행되고 있던 카불 공항에는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C-RAM’을 포함해 항공기와 험비 등 군 장비들이 대거 있었는데요. 매켄지 사령관은 미군 당국은 마지막 철수 직전, 이 시스템들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무력화하거나 파괴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이 그동안 아프간 정부군에 조달했던 무기와 군 장비들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기 때문에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다시 빗장을 거는 분위기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31일, 회원국들에 미국을 코로나 안전 여행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미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지난 6월 EU가 미국인 관광객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해제한 지 두 달 만입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 상황이 다시 악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의 안전국 명단에 들어가려면, 최근 2주간 인구 10만 명 당 확진자가 75명을 넘어가면 안 되는데요.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최신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가 300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하루 평균 확진자가 얼마나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하루 신규 확진자는 평균 15만 명 이상 나왔습니다. 이는 올해 지난 1월과 2월 최정점에 달했을 때보다 많은 겁니다. 코로나 관련 입원환자도 1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EU의 권고를 모든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의 발표는 권고에 불과하고요. 개별 회원국은 자체적으로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이미 미국을 코로나 위험국으로 분류하고 미국발 입국자에게는 자가격리를 의무화해왔습니다.

진행자) EU가 미국 외에 명단에서 뺀 나라가 더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과 코소보, 레바논,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도 이번에 명단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EU가 여행안전국으로 분류하고 있는 나라는 어떤 나라들입니까?

기자) 한국,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17개국입니다.

진행자) 일본도 최근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일본은 장애인 올림픽대회인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는데요. 도쿄 올림픽대회를 전후로 코로나 감염증이 계속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1일,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 3천 600명, 사망자는 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는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리던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뉴질랜드는 정부의 강력한 봉쇄 조처와 방역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다시 나오면서 일부 지역에 긴급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31일, 확진자가 49명으로 떨어지면서 이틀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12세 이상은 다 ‘부스터샷(booster shot)’, 추가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제일 처음 부스터샷, 즉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3차 접종을 시작한 나라인데요. 29일부터 백신 접종 대상을 12세 이상 전체 연령대로 확대,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통상 백신은 2차례 맞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도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그러자 일부 국가에서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추가 백신을 맞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은 제일 먼저 아이들에게도 추가 접종을 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2세 이상은 누구나 2회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나면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는 다른 어떤 나라에도 없는 특혜라면서, 3차 접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부 국가의 추가 백신 접종은 이기심의 발로라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WHO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백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추가 접종을 연기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는데요.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추가 접종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사람에게 남아있는 구명조끼를 또 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인터넷 카페 컴퓨터 화면에 '올바른 온라인 사용법' 안내 문구가 떠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자국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공개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청소년이라면 구체적으로 나이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나이대로는 18세 미만 아이들을 말합니다.

진행자) 18세 미만은 한 주 동안 모두 합쳐서 최대 3시간까지만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네. 구체적으로는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에 각각 1시간씩만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저녁 8시부터 9시까지만 가능합니다. 또 공휴일에는 같은 시간대에 1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앞서 2019년에 나온 규정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평일에는 하루 1.5시간, 휴일에는 3시간씩 비디오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훨씬 허용 시간을 줄인 겁니다.

진행자) 온라인 게임을 다양한 기기로 할 수 있는데요. 혹시 기기마다 차이가 있는지요?

기자) 상관없습니다. 손전화나 판형 PC 등 어떤 기기를 사용하건, 이 시간을 지켜야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아이들이 온라인으로 게임을 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NPPA 측은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NPPA 대변인은 신화통신에 “청소년들은 조국의 미래이다”라며 “미성년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인민들의 중대한 이익과 관련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을 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기자) 네. 실제로 이번 조처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 이름으로 게임을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건데요. 그래서 NPPA 측은 온라인 게임 접속 시 반드시 이용자가 본인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라고 게임 업체들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온라인 게임의 폐해를 지적했다는 말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이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당시 보건 및 교육 분야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온라인 게임 중독이 청소년들의 심리적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화통신 산하 경제참고보가 지난 8월 초 온라인 게임을 ‘영적 아편’이라고 부르면서 중국 10대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게임 시장이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올해 추정 매출이 약 450억 달러가 넘는데요. 미국 게임 시장을 능가하는 규모입니다. 이번 신화통신 보도가 나오자 중국 온라인 게임 관련 회사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정부가 게임 업체를 포함해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디디추싱 등 중국 내 거대 인터넷 기반 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최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