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미 육군박물관, 9/11 20주년 온라인 특별전

2001년 9월 11일 여객기 테러 공격을 받은 직후의 미국 국방부 건물.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지난해 개관해 미 육군의 역사와 활약상을 소개하고 있는 미 육군박물관이 9.11테러 20주년을 맞아 온라인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육군박물관 측은 9.11테러 공격이 미국과 육군의 역사를 영원히 바꿔놓았다고 말했습니다.장양희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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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 육군박물관, 9/11 20주년 온라인 특별전


[전시 영상 녹취] “We would say a prayer and hug each other everyday before we left. But that morning I didn't get to do that because we were running late for whatever reason. So it was just the pack. Got to go…”

매일 아침 일터로 떠나기 전 가족들을 포옹하고 기도했던 메릴린 윌슨 대령. 하지만 9.11 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 9월 11일 아침엔 유난히 바빠 가족을 안아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저녁이면 당연히 다시 한 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직장인 국방부 청사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출근하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윌슨 대령은 회고했습니다.

[전시 영상 녹취] “About 9:36, 9:37 somewhere along that time, all of a sudden you heard a loud explosion and the lights went out. We were in a no part of the building so we thought it was some kind of problem with the construction…”

그날 오전 9시 36분이나 37분 쯤 어딘가에서 갑자기 큰 폭발 소리가 들리고 전기불이 꺼졌다는 겁니다.

당시 윌슨 대령은 건설 현장에서 무슨 문제가 생긴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윌슨 대령은 어둠과 연기로 가득한 혼돈 속에서 한 여성을 등에 업고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윌슨 대령은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전시 영상 녹취] “We finally got to the window, stop banging on the window the Pentagon, it would not open. I could not look at the sled anymore I knew we were gonna die. And we just kept banging on the’…”

윌슨 대령은 마침내 창문에 도착했지만 창문이 열리지 않아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창문을 향해 컴퓨터 프린터를 던졌고, 이 때 창문이 깨지면서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연기를 들이마시고 얼굴, 다리와 팔에 상처를 입었던 윌슨 대령은 6명의 동료를 구한 공로로 복무 도중 전사했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들에게 수여되는 훈장인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습니다.

윌슨 대령은 당일 아침에 사무실에 있다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전시 영상 녹취] “Gentlemen, sit in my chair was killed. There were two people who killed my senior officer, Ahmad, at the time was killed. many others that will kill this right there at the office. Because our office was right there, that everybody see the impact on that second floor, but there were a lot of us who survived.”

자신의 의자에 앉았던 남성이 사망했고 선배 장교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아마드를 비롯한 많은 다른 사람들이 죽었다는 겁니다.

윌슨 대령은 자신의 사무실이 바로 그 곳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2층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목격했다며, 하지만 당시 살아 남은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윌슨 대령은 매년 9월이 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도 배웠다며, 아프간에서 복무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진행된 윌슨 대령의 이 인터뷰는 지난 6일 미 육군박물관이 9.11테러 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온라인 전시회 ‘육군의 결의: 9.11을 돌아보다’(Army Resolve : Looking Back at 911) 에 소개됐습니다.

2001년 9월 14일 촬영한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

20년 전인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 카에다가 4대의 미국 민간 항공기를 납치했습니다.

당시 납치된 여객기 2대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했습니다. 또 다른 1대는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알링턴 소재 국방부 청사에 충돌했고, 나머지 한 대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평원에 추락했습니다.

미국 역사에 유례가 없는 이 같은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약 3천 명이 희생당했습니다.

미 육군박물관의 폴 모란도 수석 큐레이터는 언론 보도 자료를 통해 “2001년 9월 11일의 테러 공격은 우리 국가와 미 육군의 역사를 영원히 바꿔놓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주년을 기억하고 반성하기 위해 테러의 영향을 받은 병사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육군박물관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 이번 온라인 전시회는 ‘육군의 결의’, ‘병사의 이야기’, ‘예술과 유물’, ’국방부 청사’, ‘뉴욕시’,’기념하는 남자’, ‘미 의회 금메달’ 등 7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테러 당일의 시간대별 기록과 미국의 아프간 파병, 미 육군 인터뷰, 불에 타다 남은 노트와 녹아버린 동전통, 성조기 등 테러 공격으로 불에 탄 물건, 또 미 육군 큐레이터 이야기,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골드 메달 등 각 주제의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육군의 결의 페이지에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과 함께 “테러리스트들이 두 대의 여객기를 납치해 아침 8시 46분과 9시 3분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했다. 이어 9시 37분 국방부 청사 서편 1층으로 아메리칸 항공기 77편이 충돌했고 사건은 시작됐다. 10시 3분 네 명의 테러범이 납치한 여객기가 펜실베이니아 주 샹스빌에 추락해 탑승객과 승무원40명 전원이 사망했다.”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병사들의 이야기’는 9.11 테러를 미 육군의 시각으로 회고하는 개별 인터뷰입니다.

메릴린 윌슨 대령의 이야기와 함께 10명의 군인 인터뷰가 서면과 동영상, 음성 녹음으로 소개됐습니다.

2001년 9월 9/11 테러 공격으로 건물 일부가 파손된 워싱턴 국방부 앞에서 군인들이 성조기를 접고 있다.

박물관 게시물에 따르면, 9.11 테러 당시 고등학교 회계 업무를 맡으며 교사로 일했던 에이미 브라운 소령은 테러 사건을 라디오로 들으며 군인이 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고 베트남과 인도에서 실종된 군인을 식별하고 송환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뉴욕의 테러 현장에서 수색과 구조 활동을 벌였던 로렌스 병장은 “TV 뉴스를 본 순간 중동의 개입이 있을거란 직감과 함께 이를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고 회고했습니다.

당시 몸무게가65kg 밖에 나가지 않았던 로렌스 병장은 죽거나 다치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밤 구조 작업에서 300m 지하로 내려가다 사망자를 발견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시 영상 녹취:로렌스 병장] I'm, uh, I was, I think 145 pounds at the time. I don't want to say deep within, but you know, maybe 1,012 feet down and so forth. You know, and I'm the only one and you know, and it's nighttime.…”

‘국방부 청사’ 전시엔 밤에도 잡히지 않았던 불길이 사진에 담겼고 망연자실한 군인들의 표정, 응급 상황과 국방부 청사로 파병을 준비하는 미3보병 연대 병사의 사진 등이 설명과 함께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당시 국방부 청사 희생자 유가족의 슬픔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적혔습니다.

한편 육군박물관 ‘세상을 바꾸다’ 전시관에는 9.11 테러와 과련된 미 육군 자료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한 육군들의 이야기가 전시돼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