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요 언론들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 미국 향한 메시지…한반도 군비경쟁 가열"

13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과 함께 한반도 군비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즈’ 신문은 13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을 신속히 전하며 “이번 시험 발사는 유엔 제재 위반은 아니지만 한반도에서 점점 더 강력한 무기가 개발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습니다.

6개월 만에 실시된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성공적인 시험 발사는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군비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새로운 조짐”이라는 겁니다.

신문은 특히 북한의 이번 시험이 한국의 자체적 군비증강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데 주목했습니다.

국제적 협상이 북한의 무기고 증가를 막는 데 거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은 지난달 첫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하는 등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미사일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신문은 미국이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이 개발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와 탄두 중량을 제한하는 이른바 미사일 지침을 완화한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지난 3월 북한이 시험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무기인 탄두 중량이 최대 3t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북한의 “맞대응 무기 증강은 두 나라 군대가 각각 더 멀리 날 수 있고 더 강력한 파괴력을 전달하며 요격도 더 어려운 점점 더 강력한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몇 달 만에 미사일 시험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순항미사일을 “매우 의의가 있는 전략무기”라고 표현한 데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북한은 ‘전략적’이라는 단어를 핵무기를 갖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완곡 어구로 사용하는 습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사정 거리와 ‘전략적’ 무기라고 묘사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쏘아 올린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1천500km를 비행했다고 한 것은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역량을 갖췄다는 것이고, 전략적 무기라는 북한의 설명은 이 무기들이 북한 핵 무기고의 일부가 될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이 매체는 “북한은 종종 군사적 움직임을 위해 도발적인 순간을 선택한다”며 이번 시험 발사는 “약 2년 동안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으로 북한을 돌아오게 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는 “북한이 진지하게 다뤄져야 하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 축소는커녕 중단에 대한 새로운 약속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과 일본에 곧 새로 들어설 차기 정부에 북한에 대립적인 정책을 취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P’ 통신은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신형 미사일을 ‘상당한 의의가 있는 전략적 무기’라고 표현한 것은 “이 무기들이 핵탄두 탑재 의도를 갖고 개발된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아산정책연구소의 차두현 연구원은 통신에 “순항미사일은 분명히 미국에 메시지를 보내는 데 목표를 둔 것”이라면서도 “이번 시험은 북한이 더 도발적인 무기 시스템으로 고심하고 있을 뿐 많은 반응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CNN’ 방송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가장 중대한 것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교수를 인용해 올해 들어 실시된 북한의 미사일 실험들은 “북한에 기술적 성과”라면서도 “완전히 예측된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