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영방송 "북한 노동자 '노예노동' 제품 수입 돼"

캐나다 의류업체 '라이트맨스' 웹사이트의 회사 소개 페이지.

중국 단둥에 있는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의 ‘노예노동’을 통해 만든 의류가 캐나다로 수입됐다고 캐나다 국영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 공장의 ‘노예노동’ 의혹은 지난해에도 영국 언론을 통해 제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나다 국영 CBC 방송은 5일 “비밀리에 북한인 강제 노동을 활용하는 공장에서 캐나다 업체들이 의류를 구매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CBC 방송은 한달 간의 탐사 취재를 통해 캐나다의 대형 의류 유통업체 라이트맨스가 ‘단둥화양방직’으로부터 100차례 이상 의류를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캐나다 업체 YM도 2019년까지 ‘단둥화양방직’으로부터 최소한 21번 의류를 구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BC는 중국 해관총서가 2014년 북한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때 단둥화양방직도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17년 중국 당국이 한 공고에서 북한인 근로자들에 대해 “긴 시간을 일하고 말 대꾸하지 않으며 임금이 덜 들어갈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단둥화양방직’은 이 방송에 보낸 답변에서 ‘불법 노동자’가 없다며, 중국 당국이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시범 사업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CBC 방송은 올해 여름 단둥화양방직으로 두 개의 다른 취재팀을 보내, 공장 유니폼을 입은 여성과 현지인으로부터 당시 공장에 많은 북한인들이 일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녹음했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유통업체 라이트맨스는 CBC에 2020년 12월 해당 중국 공장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지만 북한 근로자나 강제 노동의 흔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영국 언론 가디언이 이 공장에 대해 북한인 강제노동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추가 발주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항과 뉴저지항의 에드 폭스 부국장은 CBC에 올해 초 미국 당국자들은 단둥화양방직이 만든 물품들을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폭스 부국장은 “북한인들이 공장에 억류돼 있고 채무, 이동의 제한, 여행 서류 압류 등 강제 노동의 요소들이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 미국 수입업체가 단둥화양방직의 강제노동 혐의가 틀렸음을 입증하려 했지만, 제출 서류에 모순이 있어 수입품이 모두 폐기됐다고 폭스 부국장은 설명했습니다.

네덜란드 라이든 대학의 렘코 브뢰커 교수는 CBC 방송에 북한인 해외 노동자들이 하루 12시간에서 16시간 일하며, 마감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일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탈진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2020년 11월 단둥화양방직이 북한 여성 노동자 수 백명의 ‘노예노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개인보호장비를 만들어 세계 각국에 수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에 18시간 일하고, 월급의 70%는 북한으로 송금됐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2019년 12월 22일까지 ‘모든 회원국은 의무적으로 관할권 내에서 소득을 얻는 북한 주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라’고 결정했습니다.

제재 위반 여부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서 판단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