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어린이 백신 접종센터 풍경...미국의 우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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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 보건 당국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승인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11월 초부터 5~11살 어린이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백신 대상이 되는 어린이의 숫자는 2천 800만 명에 달하는데요. 백악관에 따르면 승인 2주 만에 백신을 맞은 어린이가 26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 보건 당국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승인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11월 초부터 5~11살 어린이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백신 대상이 되는 어린이의 숫자는 2천 800만 명에 달하는데요. 백악관에 따르면 승인 2주 만에 백신을 맞은 어린이가 26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과연 어떤 마음으로 백신 접종 센터를 찾고 있는 걸까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센터에서 한 어린이가 엄마 무릎에 앉아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어린이 백신 접종센터 풍경”

[현장음: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센터]

미 동부 버지니아주에 있는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센터. 평소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지만, 11월부터는 부모님 손을 잡고 센터를 찾는 아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데요. 바로 이곳에서 어린이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1월 2일, 어린이 대상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 백신을 승인하면서, 5∼11살 어린이들은 성인 투약분의 3분의 1인 10㎍을3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할 수 있게 됐습니다.

CDC의 승인이 나자 마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백신이 나오기만 기다렸던 부모들은 서둘러 접종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5살~11살 사이는 아직 백신이나 주사를 무서워할 나이이지만,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을 씩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헌터]

8살인 헌터 군은 백신이 아프지도 않다며, 백신 접종이 한 5분 만에 끝났다고 했고요.

[녹취: 메이슨]

11살 메이슨 군은 주삿바늘이 들어갈 때 뭔가 따끔하긴 했지만, 전혀 아프지 않다고 했습니다.

화이자 측은 임상시험 결과 어린이 대상 백신이 90%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는데요. 백신 투여량은 성인이나 12세 이상 청소년에 비해 1/3 수준이지만, 부작용은 줄이면서 강력한 면역 반응을 갖는 데는 충분한 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어린이가 백신을 맞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부모들도 많은데요. 비영리 연구소인 ‘카이저가족재단’이 지난 10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5살~11살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백신을 곧장 맞히겠다는 응답자는 30%가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백신이 다른 어린이들에게 어떤 효과를 내는지 좀 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는데요. 또 백신의 장기적인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밝힌 응답 비율도 76%에 달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부모는 자녀에게 백신을 맞힐지 말지는 부모 개인의 선택이라고 했는데요.

[녹취: 제시카 브래들리]

제시카 브래들리 씨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 부모 나름대로 공부를 하면 된다며, 자신의 경우 백신을 맞히는 게 더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자신의 아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아이들 백신 접종이 시작돼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습니다.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률은 주나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성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보건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미국 전체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우정국의 우표 디자인 책임자 안토니오 알칼라 예술 감독이 제작한 '힙합' 주제의 미국 우표들.


“두 번째 이야기, 미국인의 이야기를 담는 우표 디자이너”

우표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유명인사들 가운데도 우표 수집에 열정적이었던 사람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죠. 8살 때부터 우표수집을 했다는 루스벨트 대통령은 12년의 재임 기간, 200건이 넘는 새로운 우표를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우표 디자인을 승인받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라는데요.
미 우정국에서 우표 디자인을 책임지는 예술 감독은 단 4명으로, 안토니오 알칼라 씨가 바로 그중 한 명입니다.

알칼라 씨는 미국 흑인 문화를 대표하는 ‘힙합(Hip-hop)’을 주제로 한 우표를 디자인하는 데 무려 10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녹취: 안토니오 알칼라]

우표를 디자인하기 위해 처음에 화가 2명을 고용했지만, 작업에 실패했고 본인이 직접 사진작가와 함께 제작 작업에 뛰어들었다고 하는데요. 한 가지 디자인을 만들어 승인을 받았지만, 상부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승인 거부가 났고, 알칼라 씨는 사진작가와 처음부터 다시 디자인 작업을 시작해야만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결국 최종적으로 힙합의 4가지 장르를 담은 우표가 완성됐는데요. 힙합 음악인 랩, 춤인 브레이크댄스, 낙서 그리고 디제이를 하는 모습이 우표에 담기게 됐다고 합니다.

알칼라 씨는 미국 우정국의 디자인 예술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이때까지 다양한 우표를 탄생시켰습니다.

[녹취: 안토니오 알칼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선언문이 발표된 지 150년을 맞은 지난 2013년엔 이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는데요. 알칼라 씨는 우표 디자인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으로 최종 디자인을 선택해 승인을 받기까지 수백 가지의 스케치가 거부되는 때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안토니오 알칼라]

알칼라 씨는 디자인 책임자로서 여러 건의 우표 디자인을 동시에 작업할 때도 있다고 하는데요. 초반 작업에 있는 우표와 거의 완성돼 가는 우표, 최종 점검 단계에 있는 우표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알칼라 감독의 2012년 작품 ‘색의 물결(Waves of Color)’은 우정국 역사상 최초로 추상적인 그림 시리즈로 주목받았는데요. 사실적인 그림이 주를 이루던 우표 세계에 신선한 충격이었죠.

[녹취: 안토니오 알칼라]

알칼라 씨는 색의 물결 시리즈는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진 우표로 인정받았다고 했는데요. 인쇄 방법도 매우 까다로웠고, 물결을 표현하기 위해 8개~10개의 다른 색 선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정국은 미국 연방 정부 기관이지만 의회로부터 예산의 1%만 지원받습니다. 따라서 유료 서비스나 상품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인데요. 우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빌 기커]

빌 기커 우정국 우표사업국장은 매년 우표와 관련해 약 3만 건에 달하는 제안이 들어온다고 했는데요. 우표사업국은 국민이 보내온 수많은 제안을 분류하고 또 들어온 제안에 하나하나 응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알칼라 씨를 비롯한 예술 감독들은 수많은 제안 가운데 어떤 것을 실제로 우표에 담을지 결정한다고 하네요. 가로세로 2cm에 불과한 작은 우표에 디자인을 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우정국 우표 디자이너들은 이 작은 캔버스에 미국인이 원하는 그림과 메시지, 그리고 정신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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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