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코딩 경연대회’를 여는 등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 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자력갱생’을 위한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해석했습니다. 관련 기술 개발을 토대로 외화벌이를 노리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최근 북한이 ‘개척자 2021’이라는 이름의 컴퓨터 코딩 경연대회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회에는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1천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내 이런 움직임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과학기술에 기초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워 온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 VOA에 북한 정권이 과학기술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y always talk about technology. And it's kind of like, if we just had the new technology, we could be fine.”
북한 정권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면 앞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내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와 정보기술(IT) 발전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그동안 널리 알려진 해킹 기술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이를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북한이 이런 기술 개발을 토대로 한 제품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북한에서 컴퓨터 분야에 투입되는 인적 자원이나 물적 자원은 아직 한참 부족한 상태라며, 다른 나라와 같은 발전을 원한다면 컴퓨터 사용 등이 더 일반화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제재와 국경 봉쇄 등으로 단절된 상황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really about trying to get independently, have North Koreans develop their own technologies.”
북한은 자립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하지만 북한이 자체 역량 만으로 컴퓨터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나라도자체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모든 나라는 기술을 사고 팔며 교역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And if you think about that, this kind of absurd… no small country, even big countries, not even China depends so much on its own technology. And everybody shares technology, buys, sells, trades it. So, the idea that they can do this all I mean, it is kind of the Juche concept, but it's pretty absurd if you think about it.”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독립적인 기술 개발을 강조하는 것은 주체사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근 북한의 해킹조직과 관련한 미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됩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23일 북한 해커들이 중국의 사이버안보 연구원들을 목표로 삼았다면서, 이들은 중국 연구원들로부터 해킹 도구와 기술을 훔쳐 내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지난달 북한 해커가 제재 전문가를 관리하는 유엔 담당자를 사칭해 미국의 제재 전문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보를 빼내려 시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