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도심 속 '수직 농업'...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 박물관 재개장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도시 농업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원에는 에너지 연소와 산업공정, 폐기물 등이 포함되는데요. 농업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 환경보호청은 미국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0%가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도시 농업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디스트릭 오브 콜럼비아 대학(UDC)이 운영하는 수직 농장에서 채소가 자라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도심 속 농장 ‘수직 농업’”

[현장음: 워싱턴 D.C. 대학 수직농장]

농사를 지으려면 식물을 심을 땅이 필요한데요. 워싱턴 D.C.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농사지을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도심의 건물 안에서 수경 재배가 가능한 일명 ‘수직 농장(vertical farm)’이 등장했는데요.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식물 재배 판을 차곡차곡 올려서 식물을 기르는 방식이죠.

디스트릭 오브 콜럼비아 대학의 도시 식량 센터에서도 바로 이 수직 농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토머스 위트]

이 대학교의 토머스 위트 연구원은 수직 농장과 같은 재배방식을 도입하면 어디서든 농사가 가능하고 전통적인 농경지보다 3배에서 많게는 10배에 달하는 식량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실내 공간에서 기후적 환경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해충의 피해가 적고 따라서 제초나 농약 사용도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수경재배이다 보니 영양분을 따로 줄 필요도 없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경제적인 면을 따져볼 때, 수직농장은 기존의 농장보다 면적 대비 생산성이 훨씬 높다는 겁니다.

이 수직 농장에서 키운 농작물은 지역 비영리 단체나 구호 단체로 기부된다고 하는데요. 농장이 도심 한가운데 있다 보니 도시 소비자들에게 빠르고 안전하게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것도 수직 농장의 강점이라고 합니다. 농작물 이송에 따르는 환경 오염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거죠.

[녹취: 레너드 기틴지]

버지니아주립대학교의 지속가능한 도시 농업학과의 레너드 기틴지 교수는 미국에선 평균적으로 식량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1천500마일에서 2천 마일, 즉 2천400km에서 3천200km를 이동한다고 밝혔는데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농작물이 이동한 거리를 다 합치면 엄청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누구나 자신이 사는 집안이나 집 밖에서 농작물을 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태양 빛과 약간의 공간 그리고 인내심만 있으면 된다는 겁니다. 기틴지 교수는 심지어 아파트의 협소한 베란다에서도 농산물을 기를 수 있다고 했는데요.

[녹취: 레너드 기틴지]

집에 태양이 드는 정도에 맞게 농작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 빛이 드는 시간이 6시간이 넘어 8시간까지 이른다면, 토마토나 고추를 기를 수 있다고 하고요. 만약 빛이 별로 안 든다면 잎채소를 길러볼 수 있다는데요. 근대나 시금치 같은 건 해가 별로 안 들어도 잘 자란다고 했습니다.

수직 농장은 환경적인 이유 외에, 도시지역 식량 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 각광받고 있습니다. 오는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웃돌게 되는데요. 인구의 2/3는 도시에서 거주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토머스 위트]

토머스 위트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수직 농장은 농업에 있어 혁명으로 본다고 했는데요. 어디에서, 어떻게 식량이 자라고 또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급하는지에 있어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수직 농장과 같은 현대적인 농업 방식을 일종의 유행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도심 농장은 필수적인 농업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 박물관에 진공 튜브 열차인 하이퍼루프가 전시돼 있다.

“두 번째 이야기, 17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예술∙산업 박물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자랑이라면 세계 정치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보여주는 의사당과 백악관도 있지만요. 내셔널 몰이라는 공원을 중심으로 줄지어 서 있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D.C. 안에만 11개 그리고 수도 지역 전역에 6개에 달하는 스미스소니언의 박물관들은 다양한 주제와 함께 입장료도 무료이다 보니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2021년에 개관 175주년을 맞았는데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예술∙산업빌딩(Arts and Industries Building)이 최근 재개장을 해서 관람객들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개관한 지 140년이 된 예술∙산업빌딩은 지난 2004년부터 문을 닫은 채 개보수 작업 중이었는데요. 스미스소니언 개관 175주년을 맞아 ‘미래(Futures)’라는 주제로 임시 재개장을 한 겁니다.

[녹취: 레이철 고슬린스]

레이철 고슬린스 예술∙산업박물관 관장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두려운 미래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며 전시장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는데요.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우리 앞에 다가올 위대한 생각과 해결책들을 기대하고 상상하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전시는 미래에 만나볼 수 있는 150가지의 전시물들로 구성돼 있는데요. 하늘을 나는 자동차부터 기후 변화, 미래의 슈퍼영웅에 대한 전시물들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습니다.

예술가인 타미코 틸 씨는 증강 현실을 이용해 미래의 도시를 상상해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했는데요. 태블릿 PC를 이용해 주위를 들여다보면, 가상의 꽃과 곤충들이 마치 실물처럼 화면에 떠오릅니다.

[녹취: 타미코 틸]

틸 씨는 워싱턴 D.C.의 생태 복원을 전시의 주제로 선택했다고 했는데요. 시멘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에 자연을 투과해 미래의 도시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게 했다는 겁니다. 틸 씨는 현실 증강을 통해 정원의 아름다운 꽃과 각종 곤충도 볼 수 있게 했다는데요. 나비와 같은 친숙한 곤충뿐 아니라 사람들이 싫어하지만, 생태계에는 꼭 필요한 곤충까지 구현해 냈다며, 이게 바로 전체 생태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시회장엔 또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제안한 진공 튜브 열차 철도, 즉 하이퍼루프가 전시돼 있기도 하고요. 사람의 지능과 인공 지능을 연계한 기술도 전시돼 있습니다.

미술가 네트리스 개스킨스 씨는 전통적인 미술품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며, 다만,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전통 예술을 새롭게 구현해 냈다고 하는데요. 딥 러닝 알고리즘이라는 최신 컴퓨터 기술을 활용한 11편의 추상화를 선보였습니다.

[녹취: 네트리스 개스킨스]

개스킨스 씨는 작업에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며, 이는 새로운 방식의 초상화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AI를 통해 기계의 인간적 요소를 활용하면, 전통적인 방식과는 새로운 차원의 초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술∙산업박물관의 전시는 관람객들이 직접 만지고 소통할 수 있는 전시물들이 많은데요. 전시관 측은 미래의 예술은 지금보다 훨씬 더 상호작용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래를 주제로 한 예술∙산업박물관의 전시는 2022년 7월까지 계속되는데요. 그리고 나면 다시 문을 닫고 몇 년간의 개보수 작업에 다시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