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에 직면한 가운데 북한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 역량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하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북한의 농업에 끼칠 악영향도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우드웰기후연구소의 알렉산드라 네이글리 박사는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후변화에 따라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태풍과 홍수의 증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일부 국가는 곡물 형태가 변하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네이글리 박사] “A lot of Asian countries are going to be seeing more typhoons and so more flooding, and a lot of places are seeing shifting grain patterns, whether that means more drought in the long term, with these specific severe storms. And the patterns that we're seeing aren't unique to North Korea, but I think what is unique about their situation are their policies.”
장기적으로 혹독한 폭풍우와 가뭄이 늘어나게 된다는 겁니다.
네이글리 박사는 이런 현상이 북한 만의 독특한 상황은 아니라며, 하지만 북한 상황에서 독특한 것은 바로 북한의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결정에 다른 나라와의 무역과 협력 방식이 좌우되는데, 북한은 고립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겁니다.
[녹취: 네이글리 박사] “Their political decisions have made about how they trade and cooperate with other nations. They're very isolated in a way. So, when the series of typhoons came through last year, and the heat waves and droughts, the series that hit them over the summer, they're hit harder than then someone who's a bit more open.”
그로 인해 지난해 태풍이 연이어 들이닥치고 여름에는 혹서와 가뭄이 이어졌지만, 북한은 다른 더 개방된 나라보다 더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네이글리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녹취: 네이글리 박사] “Focusing on the fact that these changing climate patterns really are going to disrupt the stability of the agriculture and food security, which affect their the economy and political stability in the region.”
네이글리 박사는 기후변화는 북한 내 농업과 식량 안보의 안정에 지장을 주고, 북한의 경제, 더 나아가 역내 정치적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북한의 30년 기후평년값이 2020년을 기준으로 섭씨 8.9도로, 2010년을 기준으로 한 30년 기후평년값 8.5도보다 0.4도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한의 온난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겁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 세계적인 기후 상승에 따라 강우량이 늘고 더 과격한 폭풍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We will see increased rainfall and more intense storms and this has a couple of different implications for North Korea. One, because North Korea, while they're trying to reforest, has been largely deforested, you have increased risk of flooding and disruption to agriculture.”
이는상당수의 삼림이 벌채된 북한의 경우 홍수의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을 의미하며 농업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겁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You're going to see in the areas where a lot of the rice and corn growing impacts from storms that will take and damage crops there from increased flooding.”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홍수의 위험이 더 커지면서 쌀과 옥수수 등의 수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And as the temperatures rise, what that's going to do, it is going to push the ideal growing areas for rice further inland. And because North Korea is more mountainous inland, that means there's potentially less, you know, agricultural land available in North Korea.”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또 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쌀을 농작할 수 있는 토지가 더 내륙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라며, 북한은 내륙에 산이 많아 잠재적으로 북한 내에서 농업용 토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서울의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가브리엘라 베널 씨는 기후변화가 이미 북한 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널 씨] “It's already impacting its economy, because the government will have to choose where to spend its resources, whether it will continue focusing on its military buildup, or if it will decide to deviate some of these resources to deal with the issue of climate change. So, although North Korea currently does have many climate change related policies in place, we have yet to see the government in North Korea spend significant resources on these policies compared to its other priorities.”
북한 정부는 국내 자원을 군사력 증강에만 계속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기후변화와 같은 사안에도 어느 정도 투입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베널 씨는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다른 우선순위에 비해서 이 정책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널 씨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북한의 식량 문제 뿐 아니라 북한의 사회기반시설과 주택 수천 채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널 씨] “And besides the food issue, these recent natural disasters have also severely affected North Korea's infrastructure as well as thousands of homes. So rebuilding this, again, requires large sums of money that the government currently doesn't have.”
그리고 이런 기반시설과 주택을 재건하는 것에도 상당한 자금이 들지만 북한 정부에는 그런 자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는 “기후변화와 국제 대응으로 인한 2040년까지의 미국의 국가 안보 도전”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기후 변화 대응에 매우 취약한 나라 11개 중 하나로 북한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사회 설비와 자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심각해지는 홍수와 가뭄에 대응할 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이는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악화시킬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계절에 따른 기후 변동성이 극심해짐에 따라 가뭄시기에는 저수 가능한 물의 양이 줄어들고 폭우 시기에는 기존의 설비를 크게 손상시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