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주재 미 대사관 가족 철수령...미, '쿠데타 1년' 미얀마 군부 제재

벨라루스 민스크 주재 미국 대사관 전경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벨라루스에서도 외교관 가족의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 1년이 된 가운데 미국과 영국, 캐나다가 미얀마 군부의 핵심 인사들을 제재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유럽의 에너지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벨라루스에서도 외교관 가족들의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1월 31일, 벨라루스에 있는 미국 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철수를 지시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미국 시민들의 벨라루스 여행 금지 경고도 다시 내렸는데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고,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인접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북쪽, 러시아 서쪽에 있는 나라입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핵심 동맹이기도 한데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국민 담화에서, 만일 러시아가 서방의 공격을 받는다면, 러시아를 도와 참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벨라루스에 대규모 러시아 병력도 파견돼 있다고요?

기자) 네. 양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달에 있을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러시아 S-400 지대공 미사일 2포대, 수호이-35 전투기, 판치르 방공미사일 시스템과 군인들이 벨라루스에 파견됐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이미 5천 명 이상 배치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2월 초에는 3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회의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7일 미국의 요청으로 이날(31일) 안보리 회의가 소집됐습니다. 회의 안건은 “국제 평화와 안전”이라는 주제로 명명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첫 공개 회의였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회의 자체를 반대하면서 시작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회의는 열렸군요?

기자) 네. 러시아가 회의 개최를 막으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중국만 러시아 편을 들고, 3개국이 기권하면서 회의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러시아는 자국의 명성에 흠집을 내려는 미국의 홍보 전략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안보 우려에 대한 외교적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회의 과정이 생중계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보리 1월 의장국인 노르웨이의 모나 율 유엔 주재 대사의 주재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과 인도, 멕시코 등 비상임이사국 대표들이 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과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팽팽한 설전 끝에 2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진행자) 아무런 접점도 찾지 못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현 긴장 고조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10만 명 넘는 병력이 집결돼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제 질서에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또,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의 국경을 무력으로 다시 그리거나, 다른 나라 국민을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정부 밑에서 살게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우리 영토 안에서 다양한 규모의 러시아 병력 배치는 전에도 종종 있던 일”이라면서 그때는 과민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또 “우리의 서방 동료들이 긴장 완화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지만 먼저 수사와 도발로 긴장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대표의 말도 들어보죠.

기자)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도 러시아의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장쥔 대사는 회의를 소집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러시아는 거듭해서 군사적 행동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도 전쟁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벌어질 거라고 우려하는 근거가 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시급한 것은 조용한 외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안보리 회의에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대표도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세르지 키슬리츠야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도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키슬리츠야 대사는 회의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할 기회를 갖도록 한 미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전쟁을 개시할 의도가 없다는 말을 했지만 경험상 믿을 수 없다며, 오직 국경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실질적 행동만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키슬리츠야 대사의 발언에 앞서 러시아의 네벤쟈 대사가 퇴장해 버렸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통화할 계획이라고 하죠?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 전화 통화를 합니다. 두 장관은 지난달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면 회담을 한 후에는 서면으로만 양측의 입장을 전달해왔습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월 31일, 러시아로부터 서면 제의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국무부 관리들은 협상 진행을 위해 내용은 함구했습니다. 하지만 알렉산더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1일, 아직 종합적인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습니다.

미얀마 쿠데타 1주년인 1일 만달레이에서 청년 활동가들과 불교 수도승들이 반군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1월 31일 미얀마 군부 핵심 인사들을 제재했군요?

기자) 네.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개인 7명, 그리고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31일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이들과 거래하는 것은 대부분 금지됩니다. 한편 국무부는 영국과 캐나다도 각각 미얀마 인사 2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의 제재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국제 사회가 미얀마 국민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쿠데타와 군부의 폭력에 책임을 묻기 위해 캐나다, 영국과 협력해 제재를 단행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1일이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1일 군부가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단행해서 기존 민간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 정권을 세웠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이 과정에서 미얀마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던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체포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당시 군부는 2020년에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쿠데타를 감행했는데요. 하지만, 국제기구들은 총선에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사람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네.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군부와 손잡고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에 대한 사법 처리를 주도한 티다 우 법무부 장관입니다. 또 툰 툰 우 미얀마 대법원장과 틴 우 반부패국 국장 등도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그밖에 무기거래상인 타이 자와 그의 두 아들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기관은 어디가 제재 대상이 됐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 육군의 해외 무기 수입 담당 기관, 그리고 군과 거래하는 양곤의 항구를 운영하는 회사가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군부에 구금된 수치 고문은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근에 징역형이 추가됐죠?

기자) 네. 미얀마 법원은 지난달 10일,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에게 4년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네피도 지방법원은 이날 수치 고문에게 무전기 불법 소지에 따른 수출입법 위반과 코로나 방역 조처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는데요. 이로써 수치 고문의 형량은 총 6년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은 앞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재판부는 선동 혐의와 코로나 상황에서 총선 유세를 단행해 자연재해관리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징역 4년 형을 선고했는데요. 하지만 같은 날, 미얀마 군사 정부가 사면 차원에서 형량을 2년으로 감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치 고문이 받고 있는 혐의가 10개가 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수치 고문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는 60만 달러의 현금과 금 11kg 등 뇌물 수수, 국가기밀 누설, 국비 유용 등이 있는데, 대부분 중형을 받을 수 있는 혐의들입니다. 만약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수치 고문은 100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수치 고문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한 재판은 오는 14일 시작됩니다.

진행자) 쿠데타 발생 1년을 맞아, 국제 사회도 다시 한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스위스, 한국 등 9개국과 유럽연합(EU)이 31일, 미얀마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곳곳에서는 1일 출근을 거부하고 일상 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침묵 시위’가 벌어졌고요. 양곤과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군부를 규탄하며 기습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1월 31일, 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타르 국왕이 백악관에서 회담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월 31일 백악관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만나, 전 세계 에너지 공급 문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태, 중동 정세 등 광범위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는 에너지 부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카타르는 미국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천연액화가스(LNG)를 두 번째로 많이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그 때문에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군사적 긴장으로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려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이 소비하는 가스의 약 40%를 충당해왔는데요. 러시아가 수출을 중단할 경우, 유럽 전역이 에너지 대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즈프롬’은 이미 지난달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공급을 중단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문제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카타르가 이미 많은 아시아 국가와 가스 공급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유럽을 위해 추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두 정상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카타르의 중요성을 나타내기 위해 카타르를 ‘중요한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타니 국왕과의 회담에 앞서 이 같은 계획을 의회에 알릴 거라면서, 양국 관계로 볼 때 이미 오래전에 됐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비나토 동맹국’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나토 동맹국은 아니지만, 방위, 무역, 안보 협력 분야에서 중요한 파트너에게 특정 혜택을 부여하도록 지정된 나라입니다. 현재 걸프 지역에서는 바레인과 쿠웨이트만 미국의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의제가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카타르는 지난해 미군의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미국을 지원했습니다. 한편 셰이크 타밈 국왕은 워싱턴 방문 중, 미국의 프레데터 드론과 F-35 스텔스 전투기 구매 승인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