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공중 핵폭발' 기술 갖춘 듯...순항미사일도 제재해야"

북한 관영 조선 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지난달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발사 장면.

북한이 새해 들어 일곱 차례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가운데, ‘공중 핵폭발’ 기술 수준을 시사하는 시험이 있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된 탄두를 저고도에서 터뜨리는 시험을 겸했다는 관측인데, 미국의 핵·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련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가운데 지난달 27일 이뤄진 지대지 전술유도탄 발사를 주목하면서 “기체와 재진입체에 상당한 공기역학적 압력과 열부하가 걸린 (significant aerodynamic stresses and thermal load) 어려운 탄도 비행 궤도”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특히 “공개된 사진을 볼 때 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직전 공중에서 폭발한 듯 하다”며 “적의 병력 등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t looks from photos or video shots—that exploded above the ground and this is what you do when you want to have a maximum impact on the people on the ground. You don't want to destroy only the building, but for example, if you want to get military people or formation of military groups, so this is the way to do it.”

이어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두를 원하는 시점에 정확히 폭발 시키는 기술을 습득했다면, 핵탄두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북한이 선택한 고도에서 탄두를 폭발 시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한계점을 넘은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But at the same time when you master that technology that you're so precise in detonation and the fusing system survives the reentry to the atmosphere, you can do the same with a nuclear device. This is, for me, kind of an alarming sign that they have achieved another important threshold that they are able to have the explosion of the warhead above the ground, most likely at the level which they can decide.”

구체적으로, 이런 방식의 공격은 “탄두 폭발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핵탄두를 약 0.5km 상공에서 터뜨려야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안보리의 추가 조치를 촉발할 고공 폭발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는 점도 중요한 시사점으로 제시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 mastering of the timing of the detonation is essential for nuclear warheads, which - in order to have the maximum impact - are exploding about half a kilometer above ground. This could mean that North Korea may not need to conduct experiments with detonations at higher altitude, which could prompt additional actions by the UNSC.”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전날 발사와 관련해 “지대지 전술유도탄 상용 전투부의 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면서 “목표 섬을 정밀 타격하였으며 상용전투부의 폭발 위력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된다는 것이 확증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지난달 27일 발사 사진에는 함경북도 길주군의 무인도 알섬을 향해 떨어지는 불기둥 형태의 미사일이 곧 둥근 형태의 거대한 화염을 일으키며 폭발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 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지난달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발사 장면.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지대지 전술미사일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5일 VOA에 “KN-23형 미사일 시험에서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이것이 얼마나 완만한 각도로 비행했는가 하는 것이었다”며 “이런 비행은 기체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그들의 미사일 제조 능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But what really struck me about that KN-23 test was how shallow of an angle it was flown at because that would have put an enormous amount of stress on the airframe. So this is North Korea really showing off how good their manufacturing capabilities have become.”

다만 이날 발사를 공중 폭발 시험으로 단정짓지는 않겠다면서도 “상공에서 공중 폭발 방식으로 핵무기를 폭발 시킬 때 폭발력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이런 전략에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Typically when we detonate a nuclear weapon in an airburst mode above the ground that just makes it much more efficient use of its blast. So that's quite possible.”

또한 “북한이 이 같은 차세대 전술핵을 개발하는 목적은 침공이 임박했을 때 한국과 일본의 미군 병력을 선제 타격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The purpose of these systems--North Korea is developing a new generation of tactical nuclear weapons to strike US forces in South Korea and Japan preemptively in the event of an invasion.”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5일 “이것이 북한 핵무기에 대한 큰 우려 중 하나”라며 “핵무기를 특정 목표물에 내리꽂는 지상 폭발 방식도 있지만, 목표물 상공에서 터뜨려 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공중 폭발도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That's one of the big concerns about North Korean nuclear weapons. There's a lot of ways you could use a nuclear weapon. There's ground burst—if you're trying to penetrate, get a hardened target and do some damage, you can do it. If you want a wider area kind of damage, you can do it—we call an airburst, which is when it's detonated kind of above a target. Typically, if you're striking a city, you're just trying to cause as much destruction as possible, you'll be looking at an airburst type of detonation and that can happen, you know, several hundred—you know, a hundred to a couple of hundred meters above the surface.”

“도시를 타격해 파괴력을 극대화하려면 핵무기를 수백 미터 상공에서 공중 폭발 시키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최근 시험 발사된 북한 미사일 대부분이 공중 핵 폭발에 활용될 수 있다며 “기폭 장치를 고도계와 연결시켜 특정 고도에서 폭발 신호를 전달하면 되는 것으로, 그렇게 복잡한 기술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If you can time the warhead to detonate at any point when you want, there's no reason it has to detonate near the ground. It's not that complicated to do. Essentially, it’s just an altimeter—you connect the altimeter to your detonation device, and signal the detonation device to go off at a certain altitude. So, that's not the highest tech.”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시위를 벌일 때마다 탄도미사일만 주목받고 규탄 대상이 된다며, 기술 진전을 거듭하며 파괴력을 키우고 있는 순항미사일에도 같은 잣대와 유엔 차원의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 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지난달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발사 장면.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순항미사일 개발의 진전은 유엔 안보리의 조치를 필요로 한다”며 “핵무기 탑재가 아직 어려울지 몰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금지된 다른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만큼 신규 결의에 순항미사일을 추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n my view, the progress made in the development of cruise missiles calls now for an action from the UN Security Council. These missiles might not yet be able, at this stage, due to their size to carry a nuclear warhead, but they could be suitable for delivering oth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which are banned by the UN Security Council’s resolutions. Cruise missiles should be added to a new updated resolution.”

실제로 워싱턴에서는 “북한이 생물학 작용제를 탑재한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의 한국 증파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무기화된 탄저균을 탄두에 장착해 한국의 항구와 비행기 이착륙장 등에 쏠 경우 이들 시설을 폐쇄시켜 미군 유입을 어렵게 만들며, 북한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2~3년 동안 역량이 크게 진전됐고 최근엔 발사에 실패한 적이 없었던 것을 볼 때 이미 일정 수준의 성능에 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 think it's important now to take a serious look on these cruise missiles. When we look now, in the last couple of years they have done quite a lot of advancement with the capabilities and I think it's also important to see the recent launches, whether it was a cruise missile or whether it was some of the ballistic missiles, there has been no failures. So they have reached a certain kind of performance level with these missiles.”

또한 “북한의 탄두 소형화 작업을 고려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핵무기 운반용 순항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라면서 “인접한 한국 방어에 훨씬 더 큰 어려움을 안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n when we look at the cruise missiles, whether they can carry a nuclear device we really don't know yet, but the fact that they are advancing at the same time they are making small, miniaturizing their nuclear device, there may be a day that this is not in distant future that actually they can deploy it also for delivery of nuclear weapons. And then that will be quite a change because the whole defense, particularly in South Korea, and in a close proximity, gets much more difficult.”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금지된 화학무기를 이미 탑재할 수 있게 됐다”며 “나는 수년 전 안보리가 북한 순항미사일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모든 것이 완성되기 전에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se are already now for sure suitable to deliver chemical weapons, which are also subject to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 already said a few years ago that the Security Council should take a serious look on those cruise missiles and try to be ahead of the development and not follow once everything is set complete because then it's much more difficult to put any restrictions.”

제프리 루이스 소장도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생략한 것은 엉성한 결정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은 개발하겠지만 순항미사일 개발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는데, 그런 상상은 물론 틀린 것으로 판명났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I think the decision to omit cruise missiles was just sloppiness. Early on, I think a lot of people imagined that, while North Korea might be developing ballistic missiles, cruise missiles would be too difficult for them to develop. And that, of course, is wrong as we now see.”

루이스 소장은 “유엔 안보리의 첫 대북 결의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카테고리 1에 해당되는 모든 것을 금지 했어야 했으며, 여기에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둘 다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I think that the original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ought to have prohibited all what we would call category one systems under the MTCR and that would include both ballistic and cruise missiles.

MTCR은 대량살상무기(WMD) 운반시스템의 수출을 통제해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지침으로 카테고리 1은 탑재중량 500kg, 사정거리 300km 이상의 운반시스템을 통제합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가리지 않고 완제품과 부분품, 기술 등의 이전을 모두 금지한다는 뜻인데, 2006년 7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는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면서도 순항미사일 개발 금지는 담지 않았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유엔이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을 금지하지 못한 것을 “상상력의 실패”라고 부르겠다며 “북한이 이런 역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지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분명히 핵무기 운반에 순항미사일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But there was what I would call a failure of imagination. So they did not anticipate that North Korea would develop these capabilities and therefore they didn't ban them, but I think North Korea certainly plans to use its cruise missiles to deliver nuclear weapons.”

더 나아가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이처럼 핵탄두 소형화가 절실한 북한의 미사일 개발 양상과 지난해 지속적으로 포착된 영변의 핵 활동 정황이 서로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거의 1년 전 플루토늄 생산을 다시 시작했고, 플루토늄은 훨씬 작은 핵탄두를 만드는 데 우라늄보다 유용해 이는 소형화 작업과 관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y started the production of plutonium almost a year ago. Plutonium is particularly to do with miniaturization because you make a much smaller nuclear device out of plutonium than from uranium. Uranium is a little bit bulkier. So I think for this reason, we should be a little bit worried about this plutonium production, but keeping, at the same time, in our mind that this is not the huge capacity they can produce—nuclear material for one nuclear weapon per a year. So it's not the kind of huge production but it's troublesome and this will enhance and strengthen their deterrence.”

아울러 “북한의 플루토늄 관련 공정은 1년에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엄청난 역량은 아니다”라면서도 “여전히 골칫거리이고 그들의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2월~7월 기간 방사화학실험실과 화력발전소 등 부속 건물이 가동됐으며, 8월 말부터는 5MW급 원자로와 그 주변 건물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배수로 방수가 이뤄지는 등 재가동 정황이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