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시아 철군 요구' 결의...러시아군, 헤르손 장악 주장

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계속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 특별총회에서 러시아 규탄과 철군 요구 결의안을 표결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채택됐습니다.

유엔은 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계속된 긴급 특별총회에서, 전체 193개 회원국 가운데 141개국 찬성으로 해당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결의안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국경 밖으로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조건 없이 군사력을 철수할 것"을 러시아에 요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결의안 채택 직후 “우크라이나에 있는 사람들의 극심한 고통을 끝내기를 세계가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등 5개국 반대, 중국은 기권

북한과 벨라루스, 에리트리아, 시리아는 당사국인 러시아와 함께 이번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중국 등 35개국은 기권했습니다.

이날 총회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는 잔혹한 공세를 강화하려 한다"며, "유엔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국제범 위반에 책임을 묻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일 긴급 특별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부인하며, 서방의 압박으로 통과된 결의안은 오히려 폭력 확대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장쥔 중국 대사는 이번 결의안 투표가 온전한 논의 끝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며, 기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사한 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미 '대러 제재 한국 적극 동참' 확인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한국이 적극 동참한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일 발표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계획되고, 정당화할 수 없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구체적으로, 러시아 일부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차단하는 조치와 함께,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한 전략비축유 방출에 한국이 참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인도적 지원 비상 기금으로 추가 1천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블링컨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이같은 "한국 정부의 대러시아 제재 발표는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영토 보전, 주권을 지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활동은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맞선 단합과 결의를 나타내고, 또한 한국이 규칙 기반 세계 질서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링컨 장관은 평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한국에 감사"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일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정의용(외교부 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히고,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을 강력히 규탄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아울러 "한국의 친구들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면서 "우크라이나 편에 서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1일) 첫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 행위 대응과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함께 영국, 캐나다,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와 스위스 등 많은 나라들"이 대응에 함께 한다고 설명하면서, 미국은 동맹과 함께 "푸틴에 맞서는데 단결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대러시아 제재 불참 재확인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를 비판하고, 불참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궈수칭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 제재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며 "중국은 그런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3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들이 "공포와 공황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항공기 미국 영공 비행 금지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로,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운항 금지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EU와 캐나다 등이 러시아 항공기를 상대로 영공 비행 금지 조치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하면서 "푸틴이 크이우(우크라이나 수도)를 포위할 수는 있어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마음과 영혼을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방위 지원 등을 논의했습니다.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진행중인 안보, 경제, 인도적 지원의 이행을 포함해 지속적인 지지와 도움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지에 감사하다"며,"우리는 침략자들을 최대한 빨리 멈추게 해야한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조만간 2차 정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협상 전에 러시아가 즉각 폭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CNN 공동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러시아 공군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거부될 경우 우크라이나를 위한 다른 안전보장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1차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분석중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 로이터통신ㆍCNN과 인터뷰하고 있다.

-"러시아 공수부대 하르키우 진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7일 째인 2일, 전황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 공수부대가 제2 도시인 하르키우(러시아명 하리코프)에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역에서 양측 군대가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소셜미디어에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공수부대가 하르키우에 진입해 병원을 공격하고 있다"며 "침략자들과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인근 지토미르 주민들이 러시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화염병 투척 훈련을 하고 있다.

이어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 핵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보냈고, 미사일 16기를 발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역 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최소 21명이 숨지고, 112명이 다쳤다고 이날(2일)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도 러시아군에 포위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날인 1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의 TV 송출 타워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공격으로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 사건이 2차대전 당시 나치와 친위대, 지역 조직들이 합작한 민간인 학살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크이우 포위를 통해 총력전을 준비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날(1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크이우에 접근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의 물자와 연료, 식량 부족과 병력 재편성 등의 문제가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2일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남부 거점 도시 헤르손 장악을 주장했으나, 구체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습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 일대의 항구와 기차역 등을 접수한 한편, 주요 지점에 검문소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군이 이 지역 통제권을 확보하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 접수하는 주요 도시가 됩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셜미디어에는 러시아군이 헤르손 시내에 진입한 것은 맞다는 취지의 사용자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