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러시아 적극 두둔’…‘핵 보유국 지위’ 노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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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주권 침탈을 제국주의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침묵하면서 러시아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자신들의 핵 보유국 지위 확보에 유리한 환경으로 활용하려는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주권 침탈을 제국주의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침묵하면서 러시아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 확보에 유리한 환경으로 활용하려는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은 최근 유엔 긴급 특별총회에서 압도적 지지로 채택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러시아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했습니다.

평소 주권국가에 대한 외세의 자주권 침해 행위를 반대해 온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핵 보유를 목표로 하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고 그런데 그 핵 보유로 가는 길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두 가지가 유엔과 68년 NPT(핵확산금지조약)죠. 그런데 이번에 아주 핵심적인 국제질서가 러시아에 의해서 흔들리고 있으니까 이것을 굉장히 귀한 자신들의 기회로 보겠죠.”

전문가들은 또 북핵 6자회담 당사국이기도 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과 대치 전선을 형성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는 북한에 한층 우호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유럽에서 서방과 대치한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 핵 무력의 부각이 미국의 군사력과 외교력을 동아시아로 분산시킬 것이라는 계산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흥규 /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북한의 핵에 대해서 러시아 같은 경우는 이제 더 이상 비핵화를 위한 동기나 압박은 거의 없어질 가능성이 크고요. 아니면 아주 후순위로 밀리겠죠. 그러면 북한으로선 훨씬 더 핵과 관련된 역량과 심지어는 미국을 겨냥해서 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들을 보유하고 강화시키는 데 좋은 환경이 되는 거죠.”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의 의도와는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과 함께 러시앙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진 상황이 북한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옵니다.

신범철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북중러가 단결했을 때 자유 진영에 맞서 싸울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군사작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고 이것은 어떤 경우에든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이 추락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봐야 할 거예요. 그런 측면은 북한에 있어서도 부담이 된다 이렇게 봐야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도 잇단 미사일 발사를 통한 무력시위와 함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전략 도발을 감행하는 데 제약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홍민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유엔 총회를 통해서 사실상 유엔 전체가 단합해서 움직이는 구도로 바뀌었거든요. 북한이 ICBM을 쏠 경우 러시아와 같은 무법적 국가에 대해 단결하는 데 북한도 도매금으로 같이 묶여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ICBM 카드를 꺼냈을 때 갖는 파장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없었을 때와는 좀 다른 더 큰 파장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무관하게 미국의 최근 한반도 전력 증강이 예사롭지 않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전략 도발을 마음먹었다고 해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