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민간인 피해가 갈수로 커지고 있습니다. 마리우폴에서는 조산원이 공격을 당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당선을 축하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구금하고 있던 미국 시민 2명이 석방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0일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째로 접어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4일 새벽,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개시한 지 10일로 15일째입니다. 당초 러시아군은 속전속결로 수도 크이우를 함락하고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개전 이래 지난 8일까지 확인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474명, 다친 사람은 861명입니다. 하지만 실제 집계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군에 포위돼 있는 남부 마리우폴에서만도 1천200명 가까운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리우폴은 크름반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2주 넘게 러시아군에 포위되면서, 전기와 난방이 끊기고, 주민들은 물과 식량이 떨어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군의 맹렬한 폭격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전날(9일)에는 조산원이 공격을 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0일, 이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이른바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어주기로 한 곳에 마리우폴도 들어가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포격을 가하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마리우폴에는 약 4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절반인 20만 명이 대피를 원하고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 외교부는 병원 폭격에 대해, 전투 태세를 갖춘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시설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크이우 서쪽 지토미르에서도 병원 시설이 공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민간 병원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9일, 러시아가 개전 이래 지금까지 병원과 구급차 등 18곳을 공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WHO는 러시아군이 다수의 의료 시설까지 무차별 폭격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이런 공격은 지역 사회의 모든 보건 체계를 뺏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은 잔악 이상의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또다시 ‘비행금지구역’설정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더 큰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서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달라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일 명분이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면 러시아와 직접 충돌의 위험이 있고, 유럽 전체로 확전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영국 정부가 10일, 영국에서 사업하거나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 부호 7명에 대해 자산동결과 자국 여행 금지 등의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프로축구팀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러시아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 CEO 이고르 세친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이 제재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독자적인 행동이 가능해 다른 유럽국가들보다는 좀 더 신속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처에도 유럽 국가들에 앞서 러시아산 석유 금지 계획을 밝혔는데요.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9일, 지금 러시아를 막지 않으면 앞으로 치러야 할 비용이 더 많아질 거라면서 보다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외무장관은 만났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회담에 들어갔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양국이 3차례 접촉했지만 장관급 회담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회담에는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주선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도 동석했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 어떤 합의점은 도출했습니까?
기자) 아무런 접점도 찾지 못하고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은 1시간 30분만에 끝났는데요.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휴전과 민간인 대피 안전 통로 등의 문제에 대해 아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한국 소식입니다. 9일 치러진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는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 통화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시각으로 9일 밤, 윤석열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당선을 축하했습니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9일,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보도문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외국 정상으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일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한 당선 수락 약 5시간 만에 성사된 통화에 한국 언론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윤 당선인은 당초 한국 시각으로 11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었는데, 미국 측의 제안에 앞당겨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미국 시각으로 9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인 미한 동맹의 힘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한국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강조하고 코로나 대응과 기후변화 위기, 공급망 등 주요 국제 도전에 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윤 당선인 측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축하에 감사를 표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양국 동맹의 필요성과 한반도 사안에 보다 면밀한 관심을 요청했다고 한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윤 당선인 측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 방문을 제안했으며, 이에 윤 당선인은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주변국 반응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일본과 중국 등 한국 주변국들은 한국 대선 상황을 속보로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며 양국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윤 당선인 측과 연락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양국 관계는 지역과 세계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이 9일 대통령 선거를 치렀는데, 결과가 예상보다 늦게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면서 막판까지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늦게 당선자가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득표율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10일 새벽 개표가 완료됐는데요. 윤 당선인이 48.56%의 득표율을 기록했고요. 이재명 후보는 47.83%를 기록했습니다. 개표 초반에는 이재명 후보가 앞섰는데 자정이 지난 후 이를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초박빙의 승부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0.73%P, 약 24만 표 차이로 당락을 갈랐습니다. 역대 최소 득표 차인데요. 이재명 후보는 10일 새벽 패배를 인정했고요. 이로써 한국은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윤 당선인, 당선인 신분으로 첫 날 어떤 행보를 했습니까?
기자) 네.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한 후 국가유공자들의 국립묘지인 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는데요. 윤 당선인은 당선 소감, 기자문답 등을 통해, 국민 통합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말하며 선거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분열과 갈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삼을 것을 시사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 10일 한국의 20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합니다.
진행자) 윤석열 당선인, 어떤 인물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기자) 윤 당선인은 정통 검사 출신으로 약 27년간 검찰에 재직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고 대통령 출마 선언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했는데요. 이 때문에 한국 대통령 가운데 첫 검사 출신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냈지만, 정부와 갈등으로 자진 사퇴했고요.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1년도 안 돼 한국의 대통령 자리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시민 2명을 석방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수감돼 있던 미국 시민 2명이 8일 석방됐습니다. 이번에 석방된 사람은 구스타보 카르데나스 씨와 호르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씨입니다. 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풀려난 두 사람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어떻게 하다가 베네수엘라에 구금된 겁니까?
기자) 네. 먼저 카르데나스 씨는 미국 정유회사 시트고(CITGO)의 임원입니다. 그런데 카르데나스를 포함해 시트고 임직원 6명이 부패 혐의로 2017년에 수감됐습니다. 참고로 시트고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의 미국 자회사입니다.
진행자) 같이 석방된 페르난데스 씨는 시트고와 관련이 없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2021년 2월 콜롬비아 국경 근처에서 ‘드론’, 즉 무인기를 가지고 있다가 체포됐습니다. 베네수엘라에는 드론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페르난데스 씨는 테러 혐의로 수감됐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에 수감돼 있는 미국인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석방되지 않은 시트코 임원들을 포함해서 전직 미국 특수부대원이었던 루크 덴만 씨, 아이런 베리 씨, 그리고 전직 해병이었던 매튜 히스 씨가 있습니다.
진행자) 전직 군인 세 사람은 왜 수감돼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전직 특수 부대원들은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음모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고요. 그리고 히스 씨는 무기 소지 관련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수감된 사람들 가운데 특별히 카르데나스 씨와 페르난데스 씨가 석방된 이유가 있나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는 풀려난 사람들이 어떤 근거로 선정됐는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국 정부 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이 지난 5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습니다. 로저 카스텐스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와 후안 곤살레스 국가안보위원회 서반구 담당 국장 등이 대표단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찾은 게 상당히 오랜만이죠?
기자) 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처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몇 달 동안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막후 외교를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미국 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베네수엘라가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원유 수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베네수엘라와의 협상 문제가 떠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등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원유를 베네수엘라에서 들여오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남미의 주요 산유국입니다. 거기에 세계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한데요. 지난 2002년만 해도 하루 약 300만 배럴씩 생산하던 남미 최대 산유국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