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잇단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이번에는 서해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4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잇단 도발은 다가오는 미한 연합훈련과 한국의 정권 교체기를 겨냥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군이 지난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추정 발사 실험이 실패로 끝난 지 나흘만인 20일 오전 서해상으로 방사포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쯤 약 1시간에 걸쳐 서해상으로 방사포 추정 발사체 4발을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발사했으며 군 당국은 현재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앞서 새해 초부터 이뤄진 10차례 미사일 도발은 북한의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으로,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겨냥한 대미 도발이며, 이번에는 기존 무기체계를 이용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리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지금까지 보여준 미사일 도발이라는 것은 결국 ICBM까지로 넘어가지 않으면 그렇게 크게 주목도를 끌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또 하나는 대남 도발을 통해서 긴장을 조성하는 방안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이것은 미국의 집중을 다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거든요.”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한반도에서 국지적 도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서해상으로의 이례적 방사포 발사는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염두에 둔 행동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9.19 군사합의 내용을 보면 서해 NLL 지역에 해상 적대행위 금지 구역을 설정해 놨지요. 그런데 지금은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에 북한 방사포탄이 떨어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서해상에서 이례적으로 다연장 로켓 사격을 한 것을 보면 앞으로 남북군사합의를 겨냥해서 군사적 긴장도를 점점 높이기 위한 첫 단계 사격 아닌가…”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다가오는 미한 연합훈련과 한국의 정권교체기를 겨냥해 이 같은 무력 도발 수위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지금 시기가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이고 또 윤석열 정부가 북한이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행동을 하면 강력하게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그러니까. 또 최근 한미 연합연습의 강화 움직임도 있잖아요. 거기에 대한 어떤 경고라든지 메시지 차원일 수 있죠.”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20일 북한의 방사포 발사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언급할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국무부는 지난 18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잘리나 포터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고 외교의 문은 열려있지만, 미국은 본토와 동맹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서 취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대화와 외교적 관여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