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 등 전 세계의 사이버 범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북한 해킹 조직이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조직 등과 협력한다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 해커조직이 러시아 해킹 범죄조직과 연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보좌관] “All I can say generally is that North Korea cyber capabilities have been manifest in the world and they work with all kinds of cyber criminals around the world, including Russian cyber criminals. I've got nothing further for you on that today.”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전 세계에 드러났고, 그들이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 사이버 범죄자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사이버 범죄자와 협력한다는 점이 일반적으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의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관련 질문에 대해) 오늘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과 러시아 해킹조직과의 구체적인 협력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일반적인 북한의 사이버 역량을 평가하면서 ‘러시아와 협력’을 명시한 것이 주목됩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는 15일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에서 발간한 ‘사이버 범죄 운영: 북한 해커들의 글로벌 지하조직과의 연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해커 조직들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이버 범죄 지하조직과 연계한 사이버 범죄 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미 보안업체 ‘인텔471’은 지난 2020년 9월 북한의 해킹조직인 ‘라자루스’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운영하는 ‘트릭봇’ 간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조직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역량에 대해선 미국 정부와 의회 등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 통합 예산안에 “북한 정부의 악의적 사이버 공격 역량에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중요한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되는 나라의 중앙 정부에 대한 원조에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또한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은 8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미국은 기술 탈취, 정보 무기 시스템 침투, 공급망 혼란, 사이버 스파이 활동 등 미국의 이점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단호하며 끊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은 ‘2021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사이버 능력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미국의 인프라 네트워크에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미국 내 기업의 네트워크에 지장을 가져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