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아조우스탈에서 나온 우크라이나 병사 수백 명의 전쟁 포로 등록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50일 넘게 이어졌던 중국 상하이의 봉쇄 조처가 조금씩 풀리고 있습니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양국 간 관계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있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전쟁 포로 등록이 진행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나온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전쟁 포로(POW) 등록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ICRC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합의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등록 작업이 시작됐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포로 등록은 국제 협약에 근거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1949년 채택된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전쟁 포로는 인도적 대우를 받아야 하며, 포로를 사망하게 하거나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ICRC는 성명에서, 제네바협약을 근거로 ICRC 요원들은 아무 제한 없이 포로 구금 장소에 접근할 수 있으며, 면회 횟수나 시간도 지나치게 제한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몇 명이나 등록했습니까?
기자) ICRC는 성명에서 구체적인 숫자는 명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상병들을 포함해 등록 작업을 시작했다고만 밝혔는데요. 전날(18일) 러시아는 지난 16일부터 투항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959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후 아조우스탈에서 나온 병사들이 더 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군 당국은 19일, 더 많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투항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러시아군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빠져나온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총 1천730명입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제철소 안에는 병사들이 얼마나 더 남아 있습니까?
기자)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마리우폴의 전과를 보고하면서, 아조우스탈에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아조우연대 대원 등 약 2천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요. 이를 토대로 하면 200명 넘는 병사들은 아직 제철소 안에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 포로 교환을 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중 일부는 전범 혐의로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18일, 우크라이나에서는 전범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병사가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 후 처음 열린 전쟁 범죄 재판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21살인 바딤 쉬시마린 병장은 지난 2월 28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60대 비무장 남성을 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쉬시마린 병장은 이날 법정에 출두해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앞서 쉬시마린 병장이 최고 무기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크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이 다시 문을 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이 18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열흘 전인 2월 14일 크이우 대사관을 폐쇄하고 대부분의 외교 인력을 폴란드로 철수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3개월여 만에 복귀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크이우에 있는 대사관에서 공식적으로 업무를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석 달 전 크이우 대사관 운영을 중단할 당시, 직원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 재배치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과 정부, 시민 사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약속을 다짐하고 크이우 복귀를 위해 일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날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임명 소식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상원이 18일 브리지트 브링크 지명자의 인준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년간 공석이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브링크 슬로바키아 대사를 지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크이우에서 철수했던 다른 나라 대사관들의 복귀 소식도 계속 들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전황을 피해 업무 장소를 옮겼던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도 속속 크이우에 다시 복귀해 대사관 업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체르느히우 임시 사무소에서 공관 업무를 해오던 한국도 이달 초 일부 직원이 크이우로 복귀해 업무를 재개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봅니다. 중국 상하이시의 방역 규제가 점점 풀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50일 넘게 이어졌던 상하이시의 코로나 봉쇄 조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시 교통 당국은 19일 코로나 일일 브리핑에서, 그동안 폐쇄했던 20개 지하철 노선 가운데 4개 노선을 22일부터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버스 운행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시 당국은 시내와 공항, 지하철역, 병원 등을 연결하는 270여 개 버스 노선도 재개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자주 운행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상하이시 당국은 3개 외곽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버스 운행을 재개했는데요. 낮 시간대에 매 30분에서 90분 간격으로 운행했습니다.
진행자) 철도나 항공편 사정은 어떤가요?
기자) 16일부터 상하이를 오가는 철도 서비스와 국내선 운항도 점차 늘고 있는데요. 당국의 규제 조처가 완화하면서 철도역이나 공항으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하이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하이 기차역에는 여행 가방을 든 행렬이 수킬로미터까지 이어져 역 안으로 들어가는데도 몇 시간씩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아직 대중교통이 정상적이지 않아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기차역으로 가는 모습도 보인다고 합니다.
진행자) 다른 상업 활동은 재개됐습니까?
기자) 네. 상하이시 당국은 점진적 개방과 효과적인 통제 원칙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상업 활동 회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인데요. 이에 따라 16일부터는 슈퍼마켓, 편의점, 약국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종의 영업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음식점 안에서 식사는 여전히 안 되고요. 다만 배달 영업은 재개됐습니다.
진행자) 언제부터 전면적인 일상 회복이 가능할까요?
기자) 상하이시는 다음 달부터는 일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방어 구역 내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상하이시는 지금 주민들의 주거 지역을 구분해 방역 관리를 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감염자 발생 정도에 따라 통제구역, 관리통제구역, 방어구역 등 3곳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시 당국은 정부의 강력한 ‘제로코로나(Zero-Covid)’ 정책 덕분에 시의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상하이시의 코로나 감염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18일, 700건의 신규 감염 건수가 보고됐습니다. 이날 중국 전국에서 약 1천 건의 신규 보고가 있었는데요. 10명 중 7명이 상하이에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하이에서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약 5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상하이시의 인구는 약 2천500만 명입니다.
진행자) 중국 수도 베이징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베이징에서는 18일 55건의 신규 감염 건수가 보고됐습니다. 현재 베이징시도 일부 지하철과 버스 노선 운행을 중단하고, 식당 영업 금지, 시민들의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베이징도 상하이처럼 전면 봉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당선인이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 후 성명을 내놨는데요. 마르코스 당선인은 자신의 임기 중 중국과의 관계가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마르코스 당선인 간의 통화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9일 실시된 필리핀 대선에서 마르코스 당선인이 승리하자, 바로 이틀 뒤에 축하 전문을 보냈는데요. 1주일 만에 직접 통화하며 필리핀과의 관계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기자) 네. 마르코스 당선인은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독립적인 외교 정책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나타냈다며, 두 사람의 대화가 매우 실질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나아갈 길은 외교와 교역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지식, 보건에 이르기까지 관계를 확장시켜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르코스 당선인은 시진핑 주석이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하길 고대한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마크로스 당선인은 또 시 주석이 다른 사람들 없이 두 사람이 꼭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며 향후 대면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 발표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와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도 이날(18일) 각각 별도의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의 통화를 확인했는데요. 마닐라 주재 대사관은 두 사람의 대화가 양국 관계와 역내 발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은 또 시 주석이 마르코스 당선인에게 두 나라가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대세의 흐름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과 필리핀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다음 달 물러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정부는 친중국 행보를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중국 해안경비대의 활동 등을 둘러싸고 오랜 마찰을 빚어왔는데요. 마르코스 당선인은 시 주석에게 양국 간의 갈등이나 문제를 뛰어넘는 관계 발전을 원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대선 후 미국의 움직임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1일 마르코스 당선인과 통화했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마르코스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기후 문제, 인권과 경제 협력 등 다양한 현안에서 양국의 협력 확대와 동맹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부 출범 후 양국 관계는 많이 껄끄러워졌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마르코스 당선인이 두테르테 정부보다 중국과 더 강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지만, 필리핀 국민과 군 당국의 친미 정서를 고려할 때,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는 필수적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