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 첫 방한...미 400억 달러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 가결

방한 중인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함께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나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22일에는 일본을 방문합니다. 미국 상원이 4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여성 방송 출연자들에게 반드시 얼굴을 가리라고 요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 미군 기지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한국을 방문한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첫 일정은 평택에 있는 한국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0분경 삼성 반도체 공장에 도착했는데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공장 정문에서 대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만남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20초 넘게 서로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누고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두 정상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 도중 윤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등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이 반도체 공장인 것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한국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의 하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박 3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일정 중에도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미-한 경제 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데요. 즉 한국과 반도체 동맹 관계를 맺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거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을 겪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지금 전 세계 모든 물류 공급망이 교란 상태입니다. 특히 컴퓨터, 자동차, 통신 장비 등의 핵심 물질인 반도체 공급이 적체되면서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관련 회의를 챙기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도 세계적으로 유수한 반도체 기업들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애플, 인텔, 퀄컴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있지만 이들 기업은 반도체 설계만 할 뿐 생산을 주력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삼성은 타이완의 ‘TSMC’와 함께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반도체 생산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대책 회의에 외국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상회담은 언제 있습니까?

기자) 다음 날인 21일 한국 용산에 있는 대통령실 청사에서 있습니다. 미-한 정상회담에서는 크게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한 대응 전략과 통합 비전 제시, 경제 안보 중심의 양국 협력 방안, 국제 현안에 관한 기여와 글로벌 동맹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앞서 백악관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대륙간 탄도미사일 또는 지하 핵실험 등 도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미국은 모든 우발적 상황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 중에 판문점 비무장지대(DMZ) 방문도 있습니까?

기자) 이번에 DMZ는 방문하지 않습니다. 지난 18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DMZ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DMZ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헌화할 예정입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이어, 대통령실 청사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 질 바이든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질 바이든 여사는 현재 에콰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로 이어지는 중미 국가 순방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다음 달, ‘미주정상회의’를 주최하는데요. 바이든 여사의 중미 방문은 이에 앞서 이들 국가와의 연대 강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참고로 지난 2014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미셸 오바마 여사도 동행하지 않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마치고 나면 일본으로 이동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이어가게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나루히토 일본 천황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가고요. 이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대중국 견제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거라는 관측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출범을 공식 선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란 게 다자 경제협의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태평양 역내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협의체입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규칙을 정하고,공급망을 보장하는 등 새로운 모델인 IPEF가 전하는 메시지를 중국이 들을 수 있을 거라며 중국 견제 의도를 에둘러 비쳤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쿼드 정상회의도 열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가 24일 있습니다. 대면으로 쿼드 정상회의가 열리는 건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정상들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코로나와 기후 변화 대응, 인프라, 신기술 협력, 해상 안보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일 미국 상원 본회의에서 400억달러 규모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이 찬성 86대 반대 11로 가결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통과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원이 19일, 4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승인했습니다. 상원은 이날 예산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6표, 반대 11표,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일 하원 가결 후 일주일 넘는 진통 끝에 통과된 겁니다. 현재 상원은 50대 50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양분돼 있는데요. 이날 반대표는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계속 의회에 신속한 처리를 부탁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서, 33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는데요. 하원은 여기에 70억 달러를 더 보태 400억 달러의 예산안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미치 매코넬 같은 일부 공화당 의원이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면서 전쟁과 관련한 예산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반대해왔는데요. 결국 상원도 400억 달러 추가 지원으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통과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을 통해,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와 탄약을 보내고 미국의 무기 비축분을 보충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토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핀란드와 스웨덴 정상도 이날 백악관을 찾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19일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세 사람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은 강력한 민주주의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동맹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터키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18일 나토 본부에 공식 신청서를 제출했는데요. 터키의 반대로 신청서 검토 단계부터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통상 이 신청서 검토 절차는 나토 주재 회원국 대사들 수준에서 진행되는데요. 터키 주재 나토 대사가 반대하면서 진척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19일)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가 중대한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이제 나토 동맹국들이 나서야 할 때라며 조속한 승인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군 수장이 전화 통화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기자) 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군참모총장이 19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고 양국 국방부가 확인했습니다. 양국 군 수장이 통화한 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첫 전화 통화를 갖고 1시간가량 사태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밀리 합참의장과 게라시모프 군참모총장의 대화 내용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미 국방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양국의 군 지도자가 여러 안보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상호 소통 채널을 열어 두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과거 전례대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번 통화는 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조류 시장에서 부르카를 쓴 여성이 아이를 안고 걷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봅니다. 탈레반 정권이 여성 방송인들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모든 여성 TV 진행자들에게 방송에 출연하는 동안 얼굴을 가리라고 요구했습니다. ‘톨로뉴스’ 등 아프간 언론은 19일, 탈레반 문화정보부와 권선징악부가 공문을 보내 이같이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얼굴을 가리라면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장인 부르카 같은 걸 착용하라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탈레반 권선징악부의 아키프 무하지르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방역용 마스크 같은 것으로 얼굴을 가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아프간 여성 진행자들은 주로 머리와 귀, 목 부분을 가리고 얼굴은 내놓는 히잡을 착용하고 방송에 참여해왔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여성들은 머리나 몸을 가리는 전통 의상이 여러 종류가 있다고 들었는데, 한 번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면서 눈 부분만 망사로 뚫려 있는 복장인 부르카가 있는데요. 이는 이슬람권에서도 가장 엄격한 의상이고요. 니캅은 눈을 제외한 얼굴과 전신을 다 가리는 복장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히잡과 차도르 등이 있습니다. 무하지르 대변인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무슬림 여성은 히잡이나 부르카 등 가리개가 요구된다면서, 여성 방송인들은 아프간의 모든 여성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도 있는 겁니까?

기자) 무하지르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의 지시가 ‘권고(advice)’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권선징악부 공문에는 이 지시는 최종 결정이며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명기돼 있습니다. 무하지르 대변인은 당국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때는 어떤 조처가 따르게 될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최근 탈레반 정권이 여성들의 복장을 더 엄격히 규제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일 탈레반 정권은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는 반드시 전신을 가려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지도자는 나이가 매우 많거나 매우 어린 아이를 제외한 모든 여성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밖에 나갈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려야 하며 중요한 일이 없으면 집에 있는 게 좋다는 내용의 포고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재집권 초기에 했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군 철수 후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다시 잡았는데요. 그러면서 여성들의 교육과 사회 참여 등 여성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다 개방적인 정책을 추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계속 다시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1차 집권 때도 아프간 여성들은 부르카를 의무적으로 착용했습니까?

기자) 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은 아프간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는데요. 2001년 미국에 의해 축출된 후 카불 같은 대도시 지역의 여성들은 대부분 얼굴을 가리지 않고 지내왔습니다. 탈레반은 또 지난해 12월에는 여성들이 남성 보호자 없이는 45마일(73km) 이상 이동할 수 없다는 포고령도 내렸습니다.

진행자) 여자아이들의 교육도 여전히 금지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탈레반 지도부는 지난 3월, 모든 학교를 다시 개방하고 여학생들의 등교를 허락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당일 이를 번복하고 여학생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낸 바 있습니다. 아프간의 관습과 문화, 샤리아법에 맞게 교복을 바꿀 때까지 여학생의 등교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었는데요. 시라주딘 하카니 탈레반 내무장관 대행은 현지 시간으로 16일 미국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곧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가 허용될 것이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