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B-52 폭격기, 특수 정찰기 잇따라 일본 상공서 포착 

미 공군의 B-52 폭격기. 사진=US Air Force.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3발을 쏘며 무력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미 공군의 핵심 전략자산인 B-52 폭격기가 일본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미 공군 특수 정찰기들도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전후로 일본 상공에서 연일 감시 활동을 펼쳤습니다. 박동정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 25일, 미 공군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인 B-52H가 일본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 24’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 B-52H(스트래토포트리스)가 일본 동쪽을 비행했습니다.

B-52는 B-1,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폭격기로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 공군의 핵심 무기 체계입니다.

미 군사 전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에 미국이 또 다른 북한의 ICBM 실험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으로 B-52H를 일본 상공에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y put the B 52H over Japan as an immediate response to another North Korean test of an ICBM. This was our signal to North Korea that if you test strategic assets, we're going to respond with strategic assets. And so at least that's my sense.”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전략자산을 시험하면 미국도 전략자산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면서, 괌에 배치된 B-52가 일본까지 날아가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앞서 지난 2월 본토에 있던 B-52H 4대를 태평양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한 바 있습니다.

지난 25일 미국 B-52H가 포착된 것과 같은 시각에 북한 탄도미사일을 감시하는 코브라볼(RC-135S) 정찰기도 일본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군용기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자에스’와 ‘리벳조인트’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일본 오키나와 카데나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일본해와 동중국해 주변 상공을 비행한 뒤 레이더망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순방 직전인 18일부터 미한 정상회담이 열린 21일까지 코브라볼이 5일 연속 수 시간 일본 상공을 비행한 것이 포착됐습니다.

또 코브라볼을 지원하기 위해 주일미군이 보유한 공증 급유기 KC-135 스트래토탱커도 항적을 노출했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7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두 나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동안 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섞어 쏘는 무력 도발을 강행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인 26일엔 미 공군 정찰기 RC-135V 리벳 조인트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이륙해 서해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리벳 조인트는 수백 km 밖에 떨어진 지점의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수집하고 발신지를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입니다.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인 B-52와 탄도미사일 감지에 특화된 코브라볼, 리벳 조인트 등 미 정찰기가 한반도가 아닌 일본 상공에 출격이 잦았다는 점이 특히 주목됩니다.

랜드 연구소의 베넷 선임연구원은 코브라볼이 먼 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동해 상공에 있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We have to understand that the kinds of playing makes a huge amount of difference as I understand that the Cobra ball is a an aircraft designed to observe ballistic missile flights and to do so at long range so it doesn't need to be out over the ISI to watch missile flights. It can be over Japan and it's obviously much safer. I think North Korea would love to be in a position where it could shoot down an American reconnaissance aircraft. And so, the US is going to be very careful about where he puts those aircraft and what kinds of escorts in terms of fighter aircraft it gives them.”

베넷 연구원은 코브라볼이 일본 상공에서도 북한 미사일을 감시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분명히 훨씬 더 안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정찰기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I think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at these aircraft gather different types of intelligence and they do not need to be in Korean air space to collect intelligence in north Korea. We should not be overly fixated on the specific locations of these aircraft because their excellent capabilities are not publicly disclosed.”

맥스웰 연구원은 26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수집하는 이 정찰기들이 북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한국 영공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5일 일본 항공자위대와 함께 동해에서 양자 공중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홈페이지에서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훈련은 북한이 초래한 긴장이 고조되는 역내 안보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실시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훈련은 미국의 신속 대응 능력,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 긴밀한 협력, 상호 운용성,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을 입증하기 위해 실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