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북한 핵탄두 20기, 최대 55기 핵물질 보유”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북한이 현재 20기의 핵탄두를 갖고 있다는 스웨덴 민간 연구소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북한은 최대 55기까지 제조 가능한 핵 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13일 발표한 ‘국제 군비.군축.국제안보 2022 보고서’에서 올해 1월 기준으로 북한이 실제로 생산한 핵탄두 개수를 최대 20기로 추정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은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이 연구소가 연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실제 조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 개수를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비축량을 토대로 제조 가능한 핵탄두 개수를 추정해 오는 데 그쳤습니다.

이 연구소 한스 크리스텐센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집계는 미사일 생산 기반 시설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가장 유력한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 여겨지는 노동이나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등 운용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지 개수를 고려해 산출한 수치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크리스텐센 선임연구원] “And so the way we're doing it is we're looking at their missile base infrastructure, where we are assigning a nominal load of a few warheads per missile base. These are the bases that are with a Nodong and the enhanced-range Scud that are thought to be the most likely candidates for nuclear delivery systems.”

크리스텐센 연구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해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생산했다는 증거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북한이 ICBM용 핵탄두를 생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이 45~55기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비축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이 연구소는 9개 핵무기 보유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1월 현재 12,705기인 것로 추산했습니다.

이번 집계에는 북한이 실제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 20기가 처음으로 추가되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전 세계 핵탄두 수치는 1년 전 1만3천80기에 비해 감소했지만, 향후 10년간 전 세계 핵무기 개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습니다.

또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을 감안할 때 핵무기 사용 위험은 "냉전이 절정이던 시기 이후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5,977기의 핵탄두를 가졌고, 미국은 그 뒤를 이어 5,428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미국이 전세계 핵탄두의 90퍼센트 가까이 생산한 셈입니다.

러시아와 미국의 핵탄두 재고는 2021년 감소했지만, 이는 수년 전 해체가 결정된 탄두가 실제로 해체됐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350기의 탄두를 보유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는 290기, 영국은 180기로 뒤를 이었습니다.

파키스탄은 165기의 탄두를 보유하고, 인도는 160기, 이스라엘은 9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이 그 뒤를 이으면서 세계 9위의 핵탄두 생산국으로 파악됐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