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1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위성발사체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세계에서 실용급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됐는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성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개발을 명분으로 한 북한의 위성발사와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한국이 자체 개발한 위성발사체 누리호가 굉음과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됩니다.
수직으로 우주를 향해 비상한 누리호는 이내 목표한 고도 700km에 도달하고 위성은 계획했던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오후 4시 2분쯤 1단 로켓을 성공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이어 4시 3분쯤 위성 덮개를 분리하고 고도 200km를 통과했으며, 4시 13분쯤 3단 엔진 정지 후 목표 궤도에 도달하고, 14분에 성능검증위성, 16분에는 위성모사체를 각각 분리했습니다.
이종호 /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을 발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우주의 하늘이 활짝 열렸습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루었습니다.”
2010년 3월부터 개발돼 온 누리호는 길이 47.2m, 중량 200톤 규모의 발사체로, 1.5톤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 사이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으며,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이 한국의 자체 기술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갖춘 7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이춘근 /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1톤 이상의 대형 위성을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아요. 7위권에 진입해서 당당하게 우주 개발에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국제협력을 통한 우주협력 분야에서도 한국이 어느 정도 기여하면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보거든요.”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한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비교해 한국도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기술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누리호는 발사 준비 시간이 길고, 전용 발사대를 필요로 하는 영하 183도의 초저온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하는 순수 위성용 우주로켓이며, 북한의 위성발사체는 사산화질소 같은 상온 추진제 즉 ICBM에 사용하는 추진제를 쓰기 때문에 ICBM 발사를 명분으로 한 북한과 한국의 위성발사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영근 / 한국 항공대 교수
“ICBM을 위해서 군사용 액체 로켓을 개발한다면 그렇게 액체 산소 같은 그런 산화제를 안 쓰죠. 왜냐하면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군사용으로 쓸 수 없는 거죠.”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그동안 은하와 광명성 등 인공위성을 발사해왔지만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는 이를 ICBM 개발을 위한 위장으로 평가해왔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