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탈북민과 자녀들 새 정착지서 식량 불안정, 백신 불균형 시달려”

한국의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과 그 자녀들이 새 정착지에서 식량 불안정이나 영양 결핍에 시달린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적했습니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각종 질병에 대비한 백신 접종률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가 20일 발표한 ‘2022 세계 난민과 이주민의 건강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 탈북민들이 다른 한국인들보다 3배나 더 자주 식사를 거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 In the Republic of Korea, refugees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reported significantly lower food security and skipped meals three times more frequently than their host country counterparts.

올해 보고서는 지난 2년 간 신종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각국의 국경 봉쇄로 애초 원했던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난민들이 여러 종류의 영양 결핍에 시달린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탈북민을 비롯한 난민들은 대개 단백질 칼로리 영양실조로 저체중인 경향이 있으며, 새 정착지에서도 금전적 결핍으로 인해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내 탈북민들의 체중 변화에 관한 연구에서 두 차례 서로 다른 검사에서 몸무게가 더 줄어든 탈북민들은 불규칙한 식사를 하고 비타민 B2 및 칼슘 섭취 부족이 나타나는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 A study on changes in body weight among refugees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in the Republic of Korea found that refugees who lost weight between two separate examinations were more likely to exhibit irregular meal consumption patterns and consume insufficient levels of vitamin B2 and calcium.

탈북민들의 좋지 않은 영양 상태는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 역시 영양 결핍에 시달리지만, 일부는 불균형적인 영양 공급으로 비만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내 탈북민의 자녀들과 이스라엘 점령지 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소속 학교의 아이들에 관한 연구들은 어린이들이 어떻게 영양실조와 비만이라는 상반된 부담을 겪고 있는지 조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 Studies of refugee children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in the Republic of Korea and on children enrolled in UNRWA schools in the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y, including east Jerusalem, highlight how children experience the double burden of undernutrition/ malnutrition and obesity.

탈북민 자녀들의 백신 및 면역력 불균형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 자녀들은 보건 시스템 접근성이 떨어져 독감이나 결핵, 간염 등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VPD)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에서 탈북민 부모에게 태어난 어린이들이 중국 본토 주민 또는 다른 이주민 집단의 자녀들에 비해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 Similarly, children born in China to refugees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ad lower immunization rates than both the host population and other migrant children.

보고서는 탈북민을 비롯한 난민일수록 각 나라의 보건 의료 시스템을 이용하는 빈도가 낮다며, 각국에 난민과 이주민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