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노동자 지적’ 미 보고서에 반발…국무부 “중국, 모든 인신매매 관행 종식해야”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중국이 북한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일하고 있는 나라로 중국을 지목한 미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국무부는 중국이 모든 인신매매 관행을 종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펑위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21일 “미국은 사실을 무시한 채 매년 소위 ‘인신매매 보고서’라는 것을 작성하고 타국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하는 낡은 방식을 고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 In disregard of facts, the US side plays the same old tune by publishing the so-called annual Trafficking in Persons Report to make unwarranted accusations against other countries. This fully exposes the US’ sinister intention of denigrating others’ reputation and interfering in others’ internal affairs under the pretext of relevant issues.

류 대변인은 ‘중국의 불법 북한 노동자가 2만 명에서 10만 명에 이른다’는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 내용에 대한 VOA 논평 요청에 즉답을 피한 채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주요 이슈라는 구실 하에 다른 나라의 평판을 훼손하고 내정에 간섭하려는 미국의 악독한 의도를 드러낸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북한 출신 노동자들이 세계 16개국에 흩어져 있으며, 이 중 대다수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미 국무부 “북한, 20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국…국가 주도 강제노역 만연”

그러나 류 대변인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인신매매 근절 노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왔다”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매년 최대 10만 명이 강제 노역을 위해 미국으로 인신매매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인신매매 국가를 지목하려면 스스로에게 먼저 손가락질을 하라”고 말했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 The Chinese government has achieved universally recognized progress in combating human trafficking while the US has a notorious record on this issue. According to media reports, up to 100,000 people are trafficked into the US for forced labor annually in the past five years. If the US wants to call out countries that engage in human trafficking, it should firstly point fingers at itself.

미 국무부는 중국 대사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에 서면 질의에 “중국대사관의 코멘트에는 대응할 것이 없다”며 “우리는 중국에 모든 인신매매 관행을 끝내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인신매매보고서 같은 기회를 통해 중국 내 국가 지원 강제 노역 싵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 관계자] We will continue to urge the PRC to end all practices and raise awareness through venues like the TIP Report on the realities of state-sponsored forced labor in the PRC.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의 국가 지원 강제 노동력이 생산한 상품 수입을 근절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 세계 같은 생각을 가진 외국 정부들 및 업계 관계자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 관계자] We will continue to work with like-minded counterparts in governments and industry around the world to strengthen international efforts against the importation of goods produced by state-sponsored forced labor in the PRC.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 수입을 금지한 ‘강제노동 방지법’에 서명했고, 이 법안은 올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소수민족 위구르인들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되는 데 따른 조치입니다.

국무부는 관계자는 “이런 학대 행위의 배후에 있는 자들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을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든 가용한 도구와 행동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 관계자] We will also continue to consider all available tools and actions to promote accountability for those responsible for these abuses.

한편 북한 강제 노동자가 있는 16개 나라 중 한 곳으로 지목된 조지아 역시 대사관 명의로 해명왔습니다.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는 조지아의 압하지야 지역에 북한 강제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한 바 있습니다.

주미 조지아대사관은 이날 VOA에 “보고서가 거론한 압하지야는 2008년부터 러시아가 불법 점령 중”이라며 “러시아는 압하지야와 츠킨발리 지역 등 조지아 영토의 20%를 점령했고, 이 때문에 오늘날까지 조지아 정부의 공권력이 해당 지역에 효과적으로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미 조지아대사관] They refer to the parts of Georgia that have been illegally occupied by Russia since 2008. Russia currently occupies 20% of Georgia, including Abkhazia and the Tskhinvali region. To this day, the Georgian government is unable to exercise effective control over these territories due to Russia's actions.

강제 노역 문제는 러시아의 통제 하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주미 조지아 대사관은 조지아 자체는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가장 높은 1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