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국무부 “16개 나라에 북한 노동자…인신매매 피해”


지난 2019년 9월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9월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16개 나라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것으로 미 국무부가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나타났습니다. 국무부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규정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의 ‘2022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지목된 나라는 모두 16개로, 전년도 19개보다 3개국 줄었습니다.

알제리, 베냉, 카메룬, 적도기니, 기니, 모잠비크, 콩고 공화국, 남수단,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이 9개 나라로 가장 많았고, 중국,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아시아가 3개 나라, 이란, 시리아 등 중동이 2개 나라였습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그루지아 내 자치국가인 압하지야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당국이 각국 정부와 기업들과 양자 합의 등을 통해 노동자들을 해외에 송출한다며, 이들이 강제노동 환경에 직면한다고 밝혔습니다.

과도한 근무시간, 위험한 근무 환경, 임금 수령 제한에 처하며, 평균 하루에 12시간에서 16시간 일하며 20시간까지 일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인 해외 노동자들은 정부 보안 요원들에 의해 끊임없는 밀착 감시를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탈출을 시도하거나 외부인들에게 불평하면 노동자 자신과 가족들이 정부의 보복을 받을 것이라는 위협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추가된 부분은 코로나로 인해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입니다.

보고서는 “팬데믹과 관련한 국경 봉쇄로 인해 노동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연장된 기간동안 해외에 남아야 하는 가운데, 북한 당국은 노동자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더욱 가혹하고 강화된 통제와 감시를 지시했으며, 신체적 상해의 위협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의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 문제가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입니다.

보고서는 러시아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동에 적극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 내에서 노동 캠프를 운영하고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했으며, 이들이 노예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믿을 만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이를 조사하거나 피해자들을 밝혀내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지난 1년 내내 북한 주민들이 입국했으며, 이들이 비공식적으로 노동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는 러시아 당국이 2021년 북한 국적자들을 대상으로 4천 93건에 달하는 신규 관광비자와 학생비자를 발급했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를 회피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러시아 정부는 2021년에 북한 노동자 몇명이 러시아에 남아 있는지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인 이주 노동자들이 러시아 특히 극동 지역에서 계속 일하고 있으며 종종 강제 노동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는 안보리 결의 2375호와 2397호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3년 5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자린그라의 제재소에서 북한 벌목공들이 일하고 있다.
지난 2003년 5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자린그라의 제재소에서 북한 벌목공들이 일하고 있다.

또 러시아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허가증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관측통들은 많은 노동자들이 위장 통로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일하기 위해 계속해서 러시아에 입국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에서 공식적인 신분없이 머물고 있는 많은 탈북민들이 인신매매에 특별히 취약하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인신매매범들은 탈북 여성들이 국경에 도착하면 이들 중 일부를 유혹하거나 마약을 투약하고 납치해 성매매를 시키거나 강제 결혼을 시킨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성들은 또 농업, 가정, 공장, 식당, 주점에서의 강제 노동에 투입됐고, 중국의 국영 제조공장들이 북한 노동자를 강제 동원해 수출용 방호복 생산에 나섰다는 보도도 인용했습니다.

보고서는 탈북민 강제송환 문제도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인 인신매매 피해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들의 북한 송환과 관련한 법적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다른 국가들의 경우 “북한 정권이 (해당 국가에서) 자국민을 강제로 노동 현장에 투입했을 수 있다”고 간략하게 언급됐습니다.

아프리카 기니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광산, 건설, 어업, 보건, 상업적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