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본부 소재 국가로서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러시아 당국이 주장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최근 보냈다고 러시아 언론에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은 본부 소재국으로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정상적으로 편안하게 유엔의 어떤 기관 업무에도 참여할 수 있게 모든 조치를 취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이 임무를 회피하고 있어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낸 것"이라면서 "사무총장은 본부 소재국이 품위 있게 행동하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9월 유엔총회 참석 주목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9월 유엔 총회 참석 여부에 대해 "러시아가 유엔에서 대표되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서방 국가들이 관련 문제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종 경제 제재와 입국 제한 조치를 주고받았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미 대통령 "러시아 대가 치르게...한국 등 동참"아울러 각종 국제행사에서는 러시아 대표가 참석하거나 연설할 때, 다른 나라 대표들이 항의 표시로 퇴장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비우호국 자산 동결
이런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5일, '비우호국' 투자자에 대해 은행과 에너지 등 주요 전략 산업의 지분 매각을 연말까지 금지했습니다.
해당 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관련 행정명령을 통해 즉시 발효된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시티그룹과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디트, 호주의 라이페센 등 은행들이 러시아에서 지분 매각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과 영국계 홍콩 HSBC는 이미 현지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은행의 경우, 러시아 금융 당국 심사와 푸틴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지분 매각 금지 대상 명단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극동 지역 사업인 '사할린 1'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적용될 전망입니다.
사할린 1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 외에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 일본의 사할린석유가스개발(SODECO) 등이 지분 참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7일 사할린 1 프로젝트를 러시아 관할권 아래 두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은 보유 중인 사할린 1 프로젝트 지분 30%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의 이번 지분 매각 금지 조치 대상에는 '사할린 2' 프로젝트와 시베리아 하랴가 유전도 포함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