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기차역을 폭격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란이 유럽연합(EU)의 핵 합의 복원 중재안에 대한 미국 측 답변을 검토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정부가 대폭 증액된 내년도 국방예산을 제안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4일은 우크라이나의 31번째 독립기념일이었는데요. 러시아군은 이날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중부 드니프로페트로브스크주에서는 인구 3천500명의 작은 마을 차플리네에 있는 기차역이 공격을 당했습니다.
진행자)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살과 6살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25명이 사망했습니다. 피격 초기에는 최소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더 늘어난 겁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5일 피해 상황을 새로 공지하면서 부상자는 30여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주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고 파블로 키릴렌코 주지사가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포리자 원전과 드니프로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니코폴시도 밤새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계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번 주 “특별히 어떤 잔인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도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 민간 ∙정부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현지 미국인들에게 긴급 대피를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민간인들이 희생됐다는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은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24일) 중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러시아는 정밀 무기로 우크라이나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기차역 공격 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늦추는 한이 있어도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회의가 진행됐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이날 안보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를 주요 안건으로 다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놓고 진통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안보리 규정상 화상 참석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반드시 회의 현장에 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가부를 묻는 표결을 진행했는데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만 반대표를 던지고 중국이 기권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허용됐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보리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차플리네 기차역 포격 사건을 알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번 안보리 회의에 맞춰 공격을 감행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자포리자 원전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핵 공갈을 조건 없이 멈추고 러시아군이 원전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즉시 원전 통제권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지금 러시아를 멈추지 못하면 러시아 살인자들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전 세계를 침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200년 넘게 유럽의 안보 문제에 있어 러시아의 행동만 서방에 문제가 됐을 뿐 누구도 우크라이나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는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크라이나가 겪고 있는 불행은 서방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반헌법적 쿠데타가 일어나고, 그 결과로 들어선 크이우 정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사무총장도 회의에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24일)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6개월을 맞은 이날은 슬프고 비극적인 이정표라면서 특히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긴장은 자멸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소식 살펴보죠.
기자) 네. 이란이 24일, 유럽연합(EU)의 핵 합의 복원 중재안에 대한 미국 측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오늘 저녁 유럽연합(EU)을 통해 미국의 답변을 받았으며 신중한 검토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24일, 이란이 EU에 제출했던 답변에 대한 검토를 끝냈으며, 이날 그에 대한 미국의 의견을 EU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해 EU가 중재에 나서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EU는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위한 최종 중재안을 마련해 당사국들에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답변을 15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마감 시한 안에 답변을 제출했나요?
기자) 네. 15일 자정이 되기 전, EU 중재안에 대해 추가적인 견해, 고려 사항과 함께 이란의 입장을 정리해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주요 갈등 요소를 풀기 위해 미국에 유연성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갈등이 되고 있는 세 가지 문제는 어떤 거죠?
기자) 네. 미국과 이란은 특히 이란혁명수비대의 테러 조직 지정 철회, 제재 부활 방지 보증, 이란 내 미확인 장소 핵물질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협상이 더뎌지고 있는 상황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돼 일 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호세프 보렐 EU 외교정책대표는 지난 8일, EU가 최종적으로 중재안을 마련했다며 곧 몇 주 안에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란의 답변을 검토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제출한 셈인데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양측 모두 답변 내용을 함구하고 있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상황인데요. 일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일부 요구를 양보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앞서 EU도 이란의 답변에 대해 이란의 의견이 합리적이고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이 수용 가능하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되면 이제 어느 정도,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타결을 기대해도 될까요?
기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24일 브리핑에서 이란이 일부 양보했다는 보도를 확인하면서, 몇 주 전보다 합의에 더 가까이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타이완 정부가 대폭 증액한 국방예산을 제안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잉원 총통 내각은 25일 약 190억 달러에 달하는 내년도 국방예산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13.9% 증가한 액수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타이완 국방예산은 최근 몇 년 새 계속 증가했죠?
기자) 네. 타이완 국방예산은 지난 2017년 이래 계속 증액된 바 있습니다. 타이완 국방예산은 2017년 이래 매년 4% 미만으로 증액됐는데요. 하지만, 내년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책정된 예산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쓰이는 겁니까?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국가 세출입, 그리고 회계, 통계 주무 기관인 행정원 주계총처의 주쩌민 처장은 국방예산 인상분이 대개 운용 비용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운용 비용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주 처장은 타이완 인근에서 활동하는 중국군에 대응하는 함정이나 비행기의 연료비, 유지 비용 등을 들었습니다. 주 처장은 “우리는 항상 안전과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운용 비용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내년 예산 가운데 약 5분의 1인 35억 달러가 전투기와 기타 장비 관련 예산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국방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합니까?
기자) 네. 내년 예산에서 14.6%를 차지하는데요. 전체 예산에서 네 번째로 큰 항목입니다. 한편 타이완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이 타이완 국내총생산(GDP)에서 2.4%를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가 내년도 국방예산을 크게 증액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타이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예산이 적의 위협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명은 또 “최근 몇 년 새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군사 활동이 계속 확장되고 중군군 함정과 비행기가 타이완 주변 바다와 하늘을 주기적으로 급습하고 방해하는 상황에 직면해, 타이완군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전쟁에 대비하고 힘으로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국방부 지적처럼 최근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특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미국 고위 인사들이 연이어 타이완을 방문하자 이에 대응해 타이완 주변에서 대규모 훈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중국군은 오는 26일과 27일에도 타이완 해협 인근 푸젠성 해안에서 실탄 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국방예산을 꾸준히 증액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2022년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7.1% 증액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중국 국방예산은 약 2천 100억 달러 수준이 됐습니다. 중국군은 스텔스 전투기나 항공모함 등 고성능 장비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응해 타이완은 먼 거리에서 중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등 무기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