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총장 “북한 인권 더 악화, 책임규명 진전 없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으려는 북한 당국의 엄격한 통제로 더욱 악화했다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에 대한 책임규명도 진전이 없다며 서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다음 달 개막될 제77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연례 북한인권상황 보고서에서 엄격한 ‘코로나 통제’로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탄압을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 기간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취합한 정보들을 확인한 결과 이런 내부 통제 강화로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는 겁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런 통제 강화의 예로 “북한의 국경 봉쇄, 국내 이동의 자유와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북한 정부가 주민들 사이의 정보와 생각의 흐름을 더 억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 보고서] “For instance, the closure of the country’s borders and restrictions on freedom of movement and social interaction within the country have enabled the Government to further suppress the flow of information and ideas among its people.”

특히 이런 움직임은 감시와 강압, 공포와 처벌을 사용해 주민의 의지를 억압하고 이들을 분열시키며 불신을 심어 어떤 집단 의지나 진정한 국내 문화의 출현도 억제하는 기존의 정치·안보의 구조 안에서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정치범수용소로의 강제실종은 주민을 대표하기보다 제압하고 통제하는 통치체제의 전형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상황에 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며 “북한 정부가 주민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코백스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여러 제의를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 보고서] “The Government has declined various offers from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support the vaccination of its population, including through the COVID-19 Vaccine Global Access (COVAX) Facility.”

그러면서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해 코로나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의약품과 백신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 보장을 위해 유엔과 협력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최근 인권단체들이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임규명에 관해선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 보고서] “Take further steps to ensure accountability for those responsible for serious human rights violation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including by extending support to the OHCHR field-based presence in Seoul to engage in outreach and consultation with the diaspora residing outside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ith a view to improving understanding of victims’ perspectives;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해 책임규명을 확실히 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런 조치로 서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피해자의 관점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 밖에 거주하는 이주민(탈북민)들과 접촉하고 협의하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제3국 내 탈북 난민에 관한 유엔과의 협력을 설명하면서 “불규칙적으로 국경을 넘는 북한 주민에 대한 보호를 성인지(gender-sensitive) 방식으로 확대하고 이들이 강제 송환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 보고서] “Extend protection, in a gender-sensitive manner, to citizen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ho have crossed international borders irregularly, and ensure that they are not forcibly repatriated.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7월 1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 이 보고서 초안에 관해 견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당시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