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사망 공무원 유족, 주뉴욕 북한대표부 찾아 진상규명 촉구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 2번째)와 한국 국회 하태경 의원(가운데), 지성호 의원(왼쪽)이 16일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 앞에서 북한 측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사진 제공 = IPCNKR 한국 대표단.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과 한국 국회의원들이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 앞에서 북한 측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북한대표부는 유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접수하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제18차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참석했던 한국 대표단이 16일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측에 고 이대준 씨 피살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와 피살 현장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서한을 낭독하며 “동생이 어떻게 죽었고 무엇 때문에 무참하게 살해됐는지 알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상 조사와 사고 현장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이래진 씨] “한민족 같은 동포로서 이렇게 간청합니다. 부디 동생의 죽음에 진상을 알 수 있는 조사와 비통한 저희 가족들을 위해 속 시원한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와 제가 사고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는 통 큰 허락을 부탁드립니다.”

이 씨는 동생의 어린 자녀와 가족이 계속 고통받고 있다면서, 형으로서 진실을 규명해 억울함이 없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북한 당국자들과 유엔의 3자 회동을 제안한다며, 김 위원장이 이를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이래진 씨] “판문점에서 당국자들과 유엔의 3자 공동 진상조사 만남을 통해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위원장님의 통 큰 배려가 시작되었으면 합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아픔보다 화합하고 서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 국회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전향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지성호 의원은 북한 지도부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오는 22일 열릴 이대준 씨 장례식에 북한 당국이 조문단을 파견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대표단 측은 VOA에 행사 뒤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하려 시도했지만 북한대표부가 접수를 거부함에 따라 우체통에 서한을 넣어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씨와 하태경 의원 등은 17일 북한에 억류됐단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방문해 북한 정권에 피해를 당한 가족들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