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준국 한국 유엔대사] “북한 핵실험 시 미한일 안보협력 강화·독자제재 강구…안보리 ‘북한 인권논의’ 협의”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면 유엔 안보리 결의 추진과 함께 안보협력 강화와 추가 독자제재 등을 강구할 것이라고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가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출신인 황 대사는 8일 VOA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 정권의 결단 없이는 ‘강대강’ 국면인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사는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논의에 대해서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 정보당국은 미국 중간선거 이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는데요, 일단 중간선거를 계기로 한 핵실험은 넘어가는 분위기 같습니다. 이후라도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판단하십니까?

황준국 대사) 한미 양국이 이미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도 말했는데요, 7차 핵실험 가능성은 계속 있고요. 그리고 만약 기술적인 준비가 거의 다 됐다고 본다면 정치적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은 이제 북한 김 위원장이 하게 될 텐데, 그것을 우리가 예단하기는 어렵죠. 그렇지만 언제든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대가와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미한은 강력하게 예고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황준국 대사) 우선 안보리가 소집이 될 거고요. 아시다시피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경우에는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핵실험의 경우에도 거부권을 행사할지 모두 궁금해하는 점인데, 안보리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서 다 동참해서 안보리의 단합된 목소리가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계속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고요, 안보리 이외에 한미일 간의 안보협력 내지는 어떤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안보리에서 제재 조치가 어떻게 되는 것과 별개로 각 나라들이 독자적인 어떤 조치들을 강구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일본 교도통신은 '핵추진 항공모함 동해 전개, 유류 관련 추가 제재가 포함된 안보리 결의 추진, 미한일 독자 제재' 등을 3국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런 부분이 다 포함되는 겁니까?

황준국 대사) 예. 그런 준비를 계속하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이것은 한반도나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는 일이자 NPT 등 국제 비확산체제를 흔드는 중대 사건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되도록 가장 많은 나라들이 동참해서 단합된 목소리로 규탄하고, 북한에 대해서 대화와 협상에 나올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꼭 몇 개의 관련국뿐 아니라 전 세계 나라들을 대상으로 해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자) 핵실험 시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추가 조치에 찬성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황준국 대사) ICBM 경우와는 조금 계산이 다를 것이다, 더 계산이 복잡할 것이다, 이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이나 러시아나 NPT 체제의 기득권 국가인데, 공식 핵국가로서 NPT 체제를 수호해야 할 이해관계가 있고 핵실험은 이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에 ICBM 발사 때와는 좀 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해 봅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북한 핵실험 시 구체적으로 어떤 독자제재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황준국 대사) 어떤 조치를 구체적으로 취할지를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다만 이제 북한의 미사일 활동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고, 또 사이버 공격 이런 부분에서 북한의 행동이 많이 거칠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제재도 강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사이버 관련 제재가 포함된다는 이야긴가요?

황준국 대사) 그렇게 꼭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요. 핵미사일과 함께 사이버 분야가 상당히 중요한 분야다,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대비를 하고 또 조치를 취해 나가야 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자) 지난달 한국 정부가 5년 만에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했지만 실효성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을 지원한 중국, 러시아의 개인이나 기관도 독자제재에 계속 포함하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도 이런 방식의 독자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까?

황준국 대사) 중국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라든지 북한과 협조하는 또는 상업적으로 거래하는 이런 기관이나 개인들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그런 대상들은 다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요. 그때그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 또는 어떤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할지는 많은 고려 요소를 다 종합해서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며 유엔 차원에서 책임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부인했습니다만 유엔에서 후속 논의가 진행 중입니까?

황준국 대사)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제공 부분은 아직까지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정황이 포착됐다 그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일단 사실관계가 확인이 되고 나면 당연히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기 때문에 어떤 조치에 대해서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포탄 제공'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이 현재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까?

황준국 대사) 네, 필요한 정보는 공유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가 인권 등 국제적 보편가치와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데, 유엔 인권이사국에는 처음으로 탈락했습니다.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 탓이다, 현 정부의 외교 무능이다' 여러 지적이 나오는데요, 한국 정부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또 다음 회기에 다시 도전하는 건가요?

황준국 대사) 낙선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금년 상반기 국제기구의 입후보를 좀 너무 과다하게 했다. 이것은 사실 지난 정부에서 정한 것인데요. 이미 입후보를 다 해놨고 우리가 캠페인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금년 상반기에 그런 활동을 했고, 결국 그것이 인권이사회에 외교력을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많이 분산시켰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있고요. 지금 말씀하신 그런 부분은 글쎄요, 그것은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재도전 부분은) 인권이사회는 중요한 기관이니까요, 우리가 그동안 이사국으로서 많은 활동을 해왔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가능한 이사국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니까요. 우리도 다음 기회를 봐야 하겠죠.

기자) 한국이 4년 만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 정부가 북한 인권과 관련해 특별히 관심을 두는 분야가 있습니까?

황준국 대사) 북한의 인권 상황은 국가 정책에 의해서 전반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최악의 인권 상황이다. 이렇게 유엔에서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죠.

기자) 대사님도 최근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반인도적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의 필요성을 상기했는데요, 현재 '안보리 분열'로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없습니까?

황준국 대사) 지금 말씀하셨듯이 ICC로 회부하려면 안보리에서 강제 구속력 있는 결의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맞고요. 그렇지만 그런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계속 유지시키고, 북한 정권에 대한 압력을 국제사회가 계속 가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또 2014년 북한 인권조사보고서 COI 보고서에 여러 건의사항이 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안보리 공개회의가 지난 3~4년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보고서에도 그것을 다시 부활해서 안보리에서 직접 논의하자 하는 것도 건의사항에 포함돼 있고요.

기자) 안보리 차원의 공개적인 북한 인권 논의, 올해 계획하고 있습니까? 보통 연말에 열렸었는데요.

황준국 대사) 그렇죠. 2014년~2017년 이렇게 12월에 열린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것이 꼭 12월에 열려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요. 꼭 12월에 하느냐 내년에 하느냐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가 관련국과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 협의를 해 가면서 적절한 시점에 안보리 공개회의를, 공식 회의를 다시 가질 수 있도록 지금 협의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자) 안보리 공개회의를 갖자는 공감대는 있고 현재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보면 될까요?

황준국 대사) 안보리 공개회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유엔 특별보고관 보고서에도 나와 있고요.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는 나라들은 많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조금 다른 일이기 때문에 그런 협의가 아직까지 초보 단계이기는 하지만 그런 협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자) 대사님께서는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북핵통'으로 꼽히는데요. 현재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거듭된 도발과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강대강' 국면입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이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추가적인 외교적 노력은 없습니까?

황준국 대사) 잘 아시겠지만 이미 (한국)정부가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고요. 과거와 달리 상당히 전향적인 대화 의지를, 강한 의지를 표명을 한 것인데 북한이 지금 거절한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구상은 계속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고 언제든지 북한이 그것을 수락하고 대화의 용의가 있으면, 미국도 밝혔지만, 아무 조건 없이 우리가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강대강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북한에 달려 있는 것 같은데요. 북한이 계속해서 정말 전례가 없는 그런 강도와 빈도로 도발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사실 경악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한미가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로 북한에 대해서 그런 도발을 중지할 것을 계속 요청하고 압박을 가해 나가는 그것이 곧 중요한 외교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선호하고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계속 잘못된 길을 가는 경우에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 더 강해질 것이다. 북한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자) 과거엔 '강대강'으로 치닫다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언제까지 이런 국면을 이어가려 할까요?

황준국 대사) 과거와는 상황이 좀 많이 달라지기는 했죠. 과거엔 핵과 미사일의 양적인 또는 질적인 수준이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지금 상황이 긴장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왔다갔다 전환되는 사이클을 그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결국은 북한이 지금 상당히 확보한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정책을 바꿔서 폐기하는 쪽으로 전환을 하느냐 하는, 북한이 중대한 결심을 하고 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요. 이것은 국제사회의 단합된 압력과 그리고 우리의 진정한 대화 의지를 통해서, 또 우리의 군사적인 억지에 의해서 북한이 정책을 전환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봅니다.

기자) 지금 상황을 2017년과 많이 비교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엔 '평창동계올림픽, 연합훈련 조정' 등을 거쳐 2018년 대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대사님께선 그런 식의 국면 전환은 지금 상황에선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시는 건가요?

황준국 대사) 저는 그건 아니라고 보고요. 왜냐하면 그 당시는 북한이 처음으로 ICBM에 성공한 상황이었고요, 북한은 ICBM 성공으로 미국의 본토 공격 능력이 갖춰지는 경우에는 대미 관계를 상당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북한에게 유리하게 대미관계를 전환할 수 있다는 희망, 그러한 계산을 수십 년 동안 가지고 있었죠. 때문에 ICBM을 처음으로 성공했을 때 2018년부터 그것을 시도를 해 본 거죠. 정상급에서요. 그런데 북한이 2~3년 해보니까, 옛날 중국이 70년대에 완전히 관계를 전환했듯이, 이렇게 해서 전환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단 말이죠. 따라서 이제는 그런 식의 대화나 협상을 해서 북한 입장에서는 얻을 게 별로 없다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 이미 밝혀졌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국면 전환 이런 것을 생각하기에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기자) 미국은 각급 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해왔다고 밝혔는데요, 혹시 현재 '뉴욕채널(국무부-유엔 북한대표부)'이 가동 중이라고 판단하십니까?

황준국 대사) 미북 간에 어떤 협상이 진행되고 있거나 아니면 협상을 하려고 할 때에는 뉴욕채널을 통해서 의미 있는 소통들이 이루어지곤 했죠. 하지만 지금 같이 북한의 정책 방향이 대화를 완전히 거부하는 상황에선 사실 뉴욕채널에서 그렇게 의미 있는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만 제가 뉴욕 채널에 대해서 코멘트 할 일은 아니고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대화를 하고자 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채널이 없어서 못하는 건 전혀 아니거든요. 그 채널은 항상 열려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와 함께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과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계획,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인터뷰에 박형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