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이나 헤르손서 철수... 아세안·G20 등 다자회의 연속 개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지역 외곽에서 자주포를 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 지휘부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1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다음 주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아시아에서 주요 다자회의가 잇따라 열립니다. 이어서 영국 국제통상부 부장관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타이완을 방문한 소식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군이 결국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9일 드니프로강 서편에서 철수하라고 자국군에게 명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작전을 총지휘하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이 쇼이구 장관에게 헤르손시에 대한 보급이 더 이상 불가능해 드니프로강 동편에 방어선을 구축하자고 제안했고 이 제안을 쇼이구 장관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이 소식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헤르손 시청에 우크라이나 깃발을 걸 때까지 러시아군 철수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 지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죠?

기자) 네. 이곳은 크름반도와 맞닿아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는데요. 결국 러시아군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후퇴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군요?

기자) 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사전 발표 없이 8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방문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곡물 창고를 둘러봤습니다.

진행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와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네. 네이트 에반스 대사 대변인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두 사람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잔혹한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묻는 방안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식량 안보에 끼치고 있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앞으로도 유엔에서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국제 사회 지지를 강화하고 회원국들에 국제법과 유엔 헌장 수호를 촉구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을 약속했다고 에반스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우크라이나 곡물 창고를 둘러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이날(8일) SNS에 현장 방문 사진과 함께 “우크라이나는 오래전부터 세계 곡창 지대였다”면서 “오늘 크이우에 있는 곡물 창고와 가공시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곡물 창고 방문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유엔과 터키가 중재한 합의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유엔과 터키 주도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7월에 체결한 협정인데요. 우크라이나 곡물, 그리고 러시아 곡물과 비료가 흑해를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이를 공동 관리∙감독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가 곧 종료된다고요?

기자) 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120일, 즉 4개월짜리 단기 합의입니다. 그래서 연장이 안 되면 오는 11월 19일부로 효력이 끝납니다.

진행자) 합의 종료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열흘 후면 종료되는데요. 그런데 최근에 러시아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참여 중단을 선언하는 등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어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군이 ‘드론(무인기)’을 동원해 흑해 연안 세바스토폴에 주둔하고 있는 자국 함대와 곡물 통로 보안에 관련된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면서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가 며칠 만에 이를 번복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우크라이나에서 또 어떤 일정을 소화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이날(8일) 크이우에 있는 ‘국립경찰포렌식연구소’를 방문해 러시아의 잔혹 행위 증거를 수집, 분석하는 범죄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곳을 둘러보고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사 노력을 치하하면서 자신의 경험상 이런 잔학한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만 이 전쟁이 끝나리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날에 마침 미국 중간선거가 진행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했는데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도 미국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하고 추가 지원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성격의 지원인가요?

기자) 네. 인도주의적 측면의 추가 지원입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8일) 크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에서 피난민 수백 명을 만난 자리에서 겨울을 앞둔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위한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 계획에 따라 미국국제개발처(USAID) 주관으로 2천500만 달러가 제공됩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 밖에 설치된 구조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 주와 다음 주 아시아 지역에서 중요한 국제회의들이 연이어 열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15일과 16일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요. 이어 18일과 19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 지도자들이 바쁜 일정을 보낼 텐데 먼저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은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입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이번 회의에서 역내 최대 현안인 미얀마 사태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회복 방안, 역내 교역,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그리고 기후변화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여기에 참석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과 13일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고요.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11일에는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합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은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리커창 총리가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 초청으로 8일 밤 프놈펜에 도착했다고 밝혔는데요. 리 총리는 캄보디아 방문 기간 아세안-중국 정상회의, 아세안+3 (한국, 중국, 일본) 회의, 그리고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할까요?

기자) 현재까지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G20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시 주석이 G20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왔는데요. 그는 지난주 현지 매체와의 회견에서 시 주석이 G20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다시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예상대로 참석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간 별도로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양국 관리들이 여전히 정상 회담 성사와 관련해 세부 내용과 구체적인 일정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난주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G20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지 여부도 관심사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G20에 참석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에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대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7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불참할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초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위도도 대통령이 의장국 자격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초청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20에 참석한다면 자신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참석하겠다고 8일 입장을 바꿨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전쟁 중인 상황이라 화상으로 참석합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G20 회의에 참석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아세안-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요. 12일에는 아세안+3 회의에, 그리고 13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15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입니다.

그레그 핸즈(왼쪽) 영국 국제통상부 부장관이 9일 타이완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총통과 회담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부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레그 핸즈 영국 국제통상부 부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하고 9일 차이잉원 총통과 만났습니다. 차이 총통은 이 자리에서 영국과 상호투자협정을 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타이완의 목표는 “서로 이득이 되는 경제, 무역 교류를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두 나라가 ‘양자투자협정(BIA)’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핸즈 부장관이 어떤 일로 이번에 타이완에 간 겁니까?

기자) 네. 타이완-영국 경제무역대화회의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타이완을 방문했는데요. 두 나라가 공동 주최하는 경제무역대화회의는 연례행사로 이번이 25번째입니다. 핸즈 부장관은 성명에서 이 회의가 무역장벽을 없애고 타이완에 대한 영국의 수출과 투자를 진흥할 방안을 논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영국과 타이완이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경제적,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타이완 수도 타이베이에 사실상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타이완은 영국을 전략적인 협력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우려를 나타냈고요. 또 타이완이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중국 압력으로 국제기구에서 퇴출당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9일 핸즈 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타이완의 국제기구 참여와 타이완 해협에서의 안전과 평화를 영국 정부가 장기간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차이 총통은 또 반도체 공급망을 국제 사회가 재건하는 것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영국 같은 민주 동맹들과 협력해 좀 더 탄력 있는 국제 공급망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이 핸즈 부장관을 만나서 영국과의 투자협정 체결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핸즈 부장관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핸즈 부장관은 상호투자협정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영국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타이완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영어교육 진흥 부문에서 타이완과 계속 협력하기를 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타이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타이완을 모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지난 2017년에 도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핸즈 부장관의 타이완 방문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하나의 성으로 간주하고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핸즈 부장관의 이번 방문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타이완과의 어떤 공식 교류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