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이른바 군사작전 기간 중 동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이 60년 전 옛 소련이 개발한 구형 지대공 미사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형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사진도 의혹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또 발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해 분석한 결과 옛 소련이 개발한 SA-5 지대공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9일 밝혔습니다.
한국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속초 앞바다에서 수거한 미사일 잔해는 길이 약 3m, 폭 약 2m로 주날개 4개와 액체연료통, 엔진과 노즐 일부가 붙어 있었으며, 잔해 동체에는 한글 대신 러시아어 표기가 있었습니다.
한국군 당국은 이번 북한의 SA-5 미사일 발사는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며,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지대공 미사일을 원형대로 발사했을 경우 북한의 사격통제레이더와 미사일 교신을 주고받는 신호가 포착돼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없었고, 교전 상대가 없거나 지나치면 스스로 폭발을 해야 하는데 자폭 없이 계속 비행한 것은 명백히 한국을 겨냥한 의도적 발사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총참모부를 통해 자신들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울산 앞바다에 미사일을 쐈다, NLL 이남을 향해서 비록 공해상이긴 하지만 미사일을 쐈다고 밝힌 것은 그들이 NLL 이남을 미사일로 침범하고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의지, 능력 측면에서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 속초 앞바다에 떨어진 미사일도 충분히 북한이 의도해서 시도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북한이 60년 전 개발된 구형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무력시위에 동원할 수단이 바닥난 게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신형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구형 미사일을 무력시위용으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나옵니다.
이상민 한국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이 과거 구형 기종을 폐기하는 차원에서 여러 미사일을 한꺼번에 쏜 적이 있다며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한 무력 과시를 위해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을 총동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군사작전 내용을 공개하면서 관영매체에 실은 ICBM 추정 미사일 발사 사진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초 한국군 당국은 신형 화성 17형이라고 판단했지만 북한이 반론없이 화성 15형과 유사한 미사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정상 비행 실패를 감추려는 일종의 기만술이라는 지적입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북한이 발사했을 때 평양 날씨는 구름이 쫙 끼어 있었어요. 그러니까 하늘에 빈틈없이 구름이 끼어 있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맑은 부분이 일부 보이잖아요. 그래서 11월 3일 순안에서 발사한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실전배치 전 미사일 개발 단계에서는 외관상 변화를 동반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면서 특히 단거리에서 중단거리 미사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적 난관이 많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은 신형 화성 17형이 아닌 화성 15형의 연장선에 있는 기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또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후 3시 31분쯤 북한이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면서, 비행거리는 약 290㎞, 고도 약 30㎞, 속도는 마하 6으로 탐지됐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