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러시아군 사상자가 10만 명 이상 발생했다고 미군 최고 책임자가 밝혔습니다. 브라질 군부가 최근 치른 대선 결선투표에 부정행위가 없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군 최고 책임자가 러시아 병력 손실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금까지 죽거나 다친 러시아 병사가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말했습니다. 밀리 합참의장은 9일 뉴욕경제클럽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황을 설명하면서 “아마 우크라이나군 손실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양쪽을 합치면 지난 8개월여간 무려 20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건 병력에 한한 것이고요. 밀리 의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민간인도 4만 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자국 민간인을 상대로 잔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해왔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몇 명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은 없습니다. 밀리 의장은 이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가운데 1천500만 명에서 3천만 명이 난민이 됐고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병력 손실 규모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지난 7일 SNS 페이스북에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군 7만 7천17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약 6천 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해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한다고 9일 발표했는데요. 밀리 의장이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밀리 의장은 일단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철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작전을 총지휘하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은 9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에게 헤르손시에 대한 보급이 더 이상 불가능해 부대가 고립될 우려가 있다면서 드니프로강 동편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게 최선이라고 보고했고요. 이에 쇼이구 장관이 부대 철수를 시작하고 인력과 무기, 그리고 장비를 안전하게 이송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밀리 의장은 이런 러시아군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네. 헤르손 철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밀리 의장은 러시아가 드니프로강 서안에 병력을 2만 명에서 3만 명 정도 주둔시켰을 것이라면서 철군이 하루나 이틀에 끝나지 않고 며칠, 심지어 몇 주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연설에서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으며 선의의 태도도 취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감정이나 불필요한 위험 없이 우리 땅을 모두 해방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철수 발표가 ‘덫’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종의 위장 술책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안에서는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에 진입하는 우크라이나군을 매복 공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헤르손 시청에 우크라이나 깃발을 걸 때까지 러시아군 철수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 지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죠?
기자) 네. 헤르손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연결된 요충지입니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개전 초반부터 이곳을 집중 공략해 지난 3월부터 일대를 장악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자 후퇴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가능성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양쪽 모두 한동안 평화 협상에 관해 어떤 언급조차 하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최근 두 나라에서 협상에 관한 입장을 간헐적으로 내놓으면서 협상이 재개될지 모른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를 지키는 한 대화는 없다는 내용을 담은 법령에 서명한 바 있었습니다. 이건 지난 9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을 강제 병합한 데 대한 조처였는데요. 하지만 지난 7일에는 협상 개시 전제 조건을 열거하면서 푸틴 퇴진을 언급하지 않는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협상에 어떤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협상에 언제나 열려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비협조적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또 병합한 영토가 결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요. 이는 우크라이나 국경 회복을 협상 개시 조건 중 하나로 내세운 우크라이나 측 요구와 상충합니다.
진행자) 밀리 합참의장도 협상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나요?
기자) 네. 밀리 의장은 “협상 기회가 있을 때, 평화가 이뤄질 수 있을 때 그 순간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밀리 의장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협상을 거부한 것이 사람들 고통을 가중하고 사상자 수백만 명이 더 나오게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중진의원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것이 유력해지면서 차기 하원의장이 될 것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가 지난 주말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필요한 것은 백지수표가 아니라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제대로 가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의회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브라질이 여전히 대통령 선거 후유증을 겪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는데요. 하지만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결과에 반발하며 여전히 소규모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것이 뭔가요?
기자) 네. 이들은 전자 투표 기기에 문제가 있다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군 개입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지지자 수천 명이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등 브라질 곳곳에 있는 군사 시설 밖에서 개표 결과 불복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이 특별히 군 개입을 요구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육군 대위 출신 정치인으로 군 내부에 그에 동조하는 세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현재 브라질에서 좌파와 우파가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데요.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브라질이 사회주의 정권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 군부는 시위대 요구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이번 주에 브라질 국방부가 선거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반겼는데요. 실제로 브라질 국방부는 9일 결선투표 과정에 관한 65쪽 분량 보고서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네. 파울루 노게이라 국방부 장관은 보고서에서 “전자 투표 집계시스템에 악성코드가 침투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표 과정에서의 어떤 문제점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다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근거로 시민사회와 감사기관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전자투표기 기능을 더 조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이 보고서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요.’AP’ 통신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여당인 ‘사회자유당’ 지도부는 지난 8일 보고서가 진짜 증거를 제공할 때만 결선투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룰라 당선인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룰라 당선인은 투표는 공정했고 전자투표기가 잘 작동했다고 9일 강조했습니다. 룰라 당선인은 결선투표 후 처음으로 9일 수도 브라질리아를 찾았는데요. 이곳에서 기자들에게 선거에서 진 사람의 쿠데타 음모론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룰라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은 내년 1월 1일입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직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까?
기자) 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는 말을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헌정 질서를 계속 준수할 것이라며 권력 이양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또 최근 자기 지지자들에게 도로 점거 등 시위 대신 다른 방법을 강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기존 코로나 방역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군요?
기자) 네. 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시진핑 주석 주재로 회의했는데요.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상무위원회는 중국의 전염병 방역 대책을 완화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상무위원회가 언급한 중국의 전염병 방역 대책이라면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의미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감염자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발병 지역 일대를 완전히 봉쇄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이를 흔히 ‘제로 코로나’ 정책이라고 부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상무위원회가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전염병 확산을 막고 정상적인 생산과 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더 단호하고 결단력 있는 조처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네. 약 1천900만 명이 사는 광저우에서 최근 3일 연속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2천 명이 넘게 나왔습니다. 그러자 광저우시 정부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로나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도시 전면 봉쇄 등 조처는 하지 않은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도시 내 몇몇 구역에서 이동을 제한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면서 혹시 도시를 전면 봉쇄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광저우시에 산다는 한 주민은 로이터 통신에 몇몇 주민이 도시를 떠나거나 떠나기를 계획하는 등 완전 봉쇄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에 인근 저장성 상하이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장기간 봉쇄되면서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당시 전면 봉쇄된 상하이시에 사는 사람들이 약 두 달 동안 오도 가도 못하면서 먹을 것이 모자라는 등 크게 고통받았습니다.
진행자) 완전 봉쇄로 대표되는 이런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국내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생겼죠?
기자) 그렇습니다. 장기간 강력한 방역 대책을 시행하면서 그 부작용으로 생산이나 금융 등 많은 분야에서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는데요. 이런 중국 내 상황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줬는데 동시에 중국 사람들 사이에 불만도 크게 키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제로 코로나에 대한 피로감에 사람들 불만이 폭증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광저우시가 과연 어떤 조처를 할지 눈길이 쏠리는데요. 일본 노무라증권은 이와 관련해 9일 “광저우시가 올해 봄 상하이가 경험했던 것을 반복할지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만일 광저우시가 상하이처럼 도시를 전면 봉쇄한다면 이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비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