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집트-동남아 순방…한국·일본·중국과 ‘북한 도발’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주일 간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 3개국 순방에 나섰습니다.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 정상과도 만나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순방 일정을 박형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으로 10일 밤 이집트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첫 순방지인 이집트에서는 11일 열리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이어 12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이동해 미-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역내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합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역내 안보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양측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한 가운데 지난 회의와 마찬가지로 공동성명 등에는 한반도 관련 메시지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미국과 아세안은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발표한 ‘공동 비전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정착의 공통 목표를 재확인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역내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해 북한이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순방에서 북한 문제 등 한반도 관련 현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건 13일부터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3자와 양자 회담을 개최합니다.

이번 미한일 정상회담은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 등을 구실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고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집니다.

그런 만큼 이에 대한 3국의 공동 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백악관도 이번 회담의 핵심 주제와 관련해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어떤 대응에 나설지 정상 차원의 조율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회동이 “3자 관계의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만큼 미한일 협력 확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지도 주목됩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이뤄진 ‘짧은 만남’에 이어 이번에는 어떤 형식으로 회동할 지도 관심사입니다.

한국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부담을 다소 덜어낸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배제 문제와 관련해 전향된 입장을 표시할 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캄보디아 일정을 마친 뒤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합니다.

양국 관계를 비롯해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 중국의 역내 강압행위와 인권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 등과 함께 ‘북한의 최근 도발’도 논의 주제에 포함됐습니다.

백악관은 북한 핵 문제가 ‘공동 협력 분야’이라고 밝혔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할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일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베이징의 영향력 활용을 환영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하지만 베이징이 그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정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직접 관련이 있는 양측이 진지한 대화에 관여하길 바란다”면서 “특히 미국은 북한의 우려에 응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중국을 비롯해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하고, 15일과 16일에는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합니다.

이번 G20 정상회의 주제는 ‘함께하는 회복, 더 강한 회복’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경제와 보건, 식량안보, 환경 등에 대한 회원국의 협력 방안이 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강압 행위 등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논의할 것이라고 앞서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G20 정상들과 식수 행사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하와이를 거쳐 17일 워싱턴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