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이 또다시 아버지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관련 공식행사에 등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후계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는 관측과 함께 김 위원장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ICBM인 화성 17형의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둘째 딸인 김주애도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8일 화성 17형 발사 현장에 아버지와 함께 처음 공식 석상에 등장 한 데 이어 또다시 ICBM 관련 행사에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내세워 핵 무력 강화가 미래 세대를 지켜줄 자신의 업적임을 선전하고 주민들의 충성심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북한 내부에서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여러 가지 상황도 어려울 텐데 그걸 자애로운 어버이의 마음, 가족 간의 따스한 정으로서 헤쳐 나간다는 차원에서 가족을 등장시킴으로써 주민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북한 언론이 김주애에게 사용한 ‘존귀하신’ 등의 표현은 리설주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에게도 쓰지 않는 존칭으로 후계자 내정을 시사하는 정황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성장 / 한국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존귀하신’이라는 표현을 김정은 자제에게 사용했다는 것은 이미 그에게 아주 특별한, 그러니까 김정은 다음가는 그런 존칭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겠고요. 또 김정은이 세 명의 자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주애에 대해서 ‘제일로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썼다면 당연히 김주애가 후계자가 되겠죠.”
김 위원장 자신이 짧은 후계 승계 기간으로 안팎의 위협 요인 제거를 위해 비용을 치러야 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조기에 후계 승계 작업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3대 승계에도 북한 내부 반발이 꽤 있었다는 설이 있거든요. 4대의 경우는 장기간 후계 승계 준비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김주애의 이례적인 재등장, 중요 군사 시설에서 아버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장기적 후계 승계 작업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반면 김 위원장이 아직 젊고 여성 최고지도자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북한 주민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불과 10살 남짓의 소녀인 김주애의 공식 등장을 후계작업과 바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김인태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집권 10년을 갓 넘긴 상황에서 아직 40대가 되기 전에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는 것은 북한체제 특성상 쉽지 않다면서, 김주애가 아직 10대 소녀라는 점에서 후계 구도가 내부에서 논의될 시점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